[수도권의 또 다른 이름 철도권]철도로 변화된 도시들

신도시를 세운 철도역사의 힘… 도시공간·산업구조를 바꾸다

경인일보

발행일 2020-07-27 제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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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명역 공사현장
2001년 KTX(고속철도) 광명역 공사가 한창인 일직동 현장. 광명시는 역사의 등장으로 도시의 모습이 완전히 바뀐 대표적인 사례다. 1990년대 KTX 도입과 함께 세워진 광명역 주변은 택지개발지구로 지정 되는 등 지금까지 꾸준히 진화하고 있다. /광명시 제공

철도는 도시공간과 산업구조를 변화시킨다. 처음으로 철도가 만들어진 수도권 지역은 경인선과 경부선에 이어 고속철도가 놓이면서 역 주변을 중심으로 신도시가 형성되고, 주요 상권마저 이동하는 등 도시의 모습이 완전히 바뀌었다.

# 경인선 개통으로 중심지가 바뀌게 된 부평과 주안

1899년 개통한 경인선은 당시 서울로 가는 주요 통로인 '경인로(京仁路)'와 평행하게 노선이 만들어졌다.

경인로는 서울로 가는 주요 통로였지만, 개항 이전까지만 해도 조선 사람조차 길을 잃을 정도로 제대로 된 도로가 아니었다. 인천의 주요 도심에서 벗어났던 경인로 주변은 역이 생기면서 '부평'과 '주안'이 지역 중심지가 됐다.

조선시대의 부평은 현재 부평역 주변에서 계양산 일대를 포함하는 넓은 지역이었다. 조선시대만 하더라도 부평의 중심은 부평도호부 청사와 부평향교 등 계양산 인근이었다. 경인선 부평역이 생기면서 인근에 신시가지가 만들어지게 됐고, 중심 상권이 부평역 일대로 바뀌게 됐다.

1941년 현 '캠프마켓' 부지에 '일본육군인천조병창'이 들어서면서 부평역 주변은 공업지대로 발전한다. 조병창 부지를 결정할 당시 부평에 대규모 평야가 있는 데다, 철도가 가깝다는 점이 영향을 끼쳤다.

주안도 역이 들어서면서 운명이 180도 바뀌었다. 1750년대 만들어진 도별 군·현지도인 해동지도(海東地圖)를 보면 철도 개통 이전 주안역 주변 지역은 충훈부리(忠勳府里)나 사미리(士美里)로 불렸다.

당시 주안면은 현재 간석동과 십정동 일대를 일컫는 지명이었다. 간석리에 있는 말을 관리하던 '주안역' 명칭을 그대로 기차역 이름에 사용한 것이다.

주안이 본격적으로 발전하기 시작한 것은 1907년 주안 염전이 만들어지면서다. 일본은 중국산 천일염의 시장 잠식에 대응하고자 우리나라에 대규모 천일염 단지 조성 계획을 세웠고, 주안을 최종 후보지로 선정했다.

주안은 항구·대도시와 가까운 데다, 철도가 지나고 있어 소금 수송에 적합했기 때문이다. 천일염 생산 산업이 사양길에 접어든 1960년대 폐염전 부지에는 한국수출산업공단 5·6단지가 들어선다.

1974년 수도권 전철이 개통하면서 부평역과 주안역을 이용해 서울을 오가는 사람들이 많아졌고, 자연스레 주변 지역에는 상권이 형성되게 됐다. 부평역을 중심으로 하는 부평지하상가 일대와 주안역과 연결되는 주안지하상가는 인천을 대표하는 상가밀집지역으로 자리 잡게 된다.

 

부평역 인근 신시가지 생겨 상권이동… 조병창까지 들어서 공업지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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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05년 경부선 철도 개통…본격적으로 확장된 수원

수원역은 경부선이 개통된 1905년 처음 개장했는데 철도역이 개통되면서 수원시는 물자와 사람이 모이는 도시로 성장해갔다. 수원시정연구원의 '일제 강점기 수원의 도시공간구조에 관한 연구'를 보면 수원시가 본격적으로 확장하기 시작한 시점은 경부선이 개통되면서부터다.

수원 매산리는 수원역이 들어서면서 변화를 겪기 시작했다. 경부선 개통으로 수원역과 주변 지역이 개발되면서 수원 화성과 수원역을 잇는 도로가 만들어졌다. 수원역 개통과 함께 만들어진 팔달문~수원역 간 직선 도로는 1930년대 증설돼 현재의 매산로를 만들었다.

1923년 일본인 저술가 사카이 마사노스케가 쓴 '수원'에서는 수원 성내 지역을 구시가지라고 하고 수원역 앞 지역을 신시가지라고 칭하고 있다. 수원역 개통으로 수원역 주변은 상업이 발달해 갔다.

현재까지도 수원역 인근 지역의 성장은 계속되고 있다. 현재 수원역은 분당선과 1호선이 만나는 곳으로 연간 4천만명이 승·하차하면서 경기 남부의 최대 중심 상권으로 자리 잡았고 택지 개발도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한편, 수원시는 수원역 이외에도 철도망 구축 사업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1974년 철도가 전철로 바뀐 뒤 수원 관내 철도와 전철역은 성균관대역, 화서역, 수원역, 세류역 등 4개 역이었으며 분당선과 신분당선이 잇달아 개통하면서 전철역 수는 2018년 11개로 증가했다. 또한, 수인선과 인덕원~동탄선, 신분당선 광교∼호매실 연장 구간이 모두 개통되고 나면 수원시 전철역은 20여개로 늘어난다.

# 고속철도역과 함께 성장한 광명 소하동

1990년대 고속철도 사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광명역 인근 지역도 새로운 전기를 맞았다. 애초 광명역은 개발 당시 시·종착역으로 설계됐지만, 사업 계획 변경 등으로 단순히 서울역을 지나는 정차역의 역할을 하게 됐고 영등포역이 KTX 정차역으로 들어서게 되면서 광명 시민들은 반발했다.

당시 광명시민들은 20만 서명운동, 삭발 투쟁 등으로 맞섰지만 결국 시민들의 의견은 반영되지 못했다. 본래 기대보다 광명역 운영 규모는 줄었으나 당시 허허벌판이었던 광명역은 택지개발 계획과 함께 과거와는 다른 모습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광명역은 지난 2004년 3월 개통됐는데 광명시는 소하동과 일직동 일부를 택지개발지구로 지정해 개발 사업을 펴기 시작했다.

최근에 이르러서도 광명역과 그 일대는 수도권에서 각광 받고 있는 지역 중 하나다. 오는 2024년 개통 예정인 신안산선과 시흥 월곶역과 강릉역을 연결하는 경강선(월곶-판교 구간) 등이 광명역과 연결되기 때문이다.

현재 광명역 주변은 지식산업센터와 주상복합 건물이 만들어지고 있고 중앙대 광명병원, 광명국제디자인클러스터 등도 만들어지고 있다. KTX 역사와 택지개발사업이 맞물리면서 광명역을 오고 가는 유동 인구도 늘었다. 광명역 이용객은 지난 2018년 943만5천226명으로 2005년(360만1천908명) 보다 3배가량 증가했다. 

 

/기획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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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취재팀
글 : 문성호, 김주엽차장, 이원근기자
사진 : 김금보, 김도우기자
편집 : 김영준, 박준영차장
그래픽 : 성옥희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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