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서해견문록-산업성장 걸림돌은]주유·정비소 없고 관광연계 부족… 계류장만 '낙동강 오리알'

경인일보

발행일 2020-08-26 제3면
글자크기
  • 페이스북
  • 카카오톡
  • 링크
  • 메일보내기
  • 인쇄
  • 페이스북
  • 트위터
  • 구글플러스
  • 메일전송

3.jpg
화성 전곡항 마리나 전경 /기획취재팀


이용객 끌어들일 '항만 콘텐츠' 특성화 필요
공공기관도 국산 선박 외면… 지원 고민을


정부와 지자체가 앞다퉈 투자하고 있는 마리나 산업이 해양레저산업의 육성으로 이뤄지기까지는 아직 한계가 많다는 게 현장의 목소리다.

해양레저산업 관계자들은 "도로가 잘 닦인다고 해서 그 위를 달릴 자동차가 늘어나는 것이 아니고, 자동차 산업이 절로 성장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장기적인 안목을 갖고 마리나항만 조성사업을 진행하고 병행해서 해양레저산업 육성을 위한 지원 정책도 마련돼야 한다"고 입을 모으는 상황이다.

# 반쪽짜리 마리나항만, 고도화 시급

의왕시 오전동에 사는 황준호(59)씨는 33ft짜리 요트 소유주로 10여년 전부터 요트를 타는 '마니아'다. 가까운 일본, 홍콩 등 해외 곳곳의 마리나산업 선진국을 다닌 그는 한국 마리나산업을 두고 '계류장만 덩그러니 있는 반쪽짜리'라고 평가했다.

황씨는 "전곡항만 봐도 요트 띄워둘 곳만 있고 주유 시설조차 없다 보니 내가 직접 기름 한 두 말씩 준비해야 하는데 이용객이 필요로 하는 시설이 없다는 게 이해가 안된다"며 "마리나는 우후죽순 생겼으나 실상을 들여다보면 정비소와 수리소는 물론이고 음식점 등 제대로 쉬거나 즐길 수 있는 곳이 없다"고 했다.

마리나가 해양레저산업 저변을 넓히는 교두보가 되기 위해선 '복합 레저타운'으로 조성해야 하는 것은 물론 지역 관광 자원과 연계해야 한다는 것이다.


21.jpg
화성 전곡항 마리나 전경 /기획취재팀

# 지역 관광과의 시너지를 꾀해야

또 마리나에서 요트관련 사업을 운영하고 있는 현장 관계자들은 지역 특색을 살린 종합적인 '마리나 관광벨트'를 구축해야 장기적인 수익 창출을 담보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전곡항에서 요트관광업을 하고 있는 이철수(67) 선장은 "내년에 제부도와 전곡항을 연결하는 국내 최장 케이블카가 준공되는데 관광객들이 케이블카를 이용하고 나서 요트를 타고 바다 위 섬을 둘러보면 수익이 더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며 "단순히 요트를 '체험'하는 것보다 전곡항에서만 보고 느낄 수 있는 것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즉, 마리나가 관광산업으로서 부가가치를 창출하기 위해선 최대한 이용객들의 발길을 끌 수 있는 볼거리가 많아져야 한다는 것이다.

해양수산부는 지난 10년간 1차 마리나항만 기본계획을 세워 필수 시설인 계류장을 만드는 데만 집중했다. 기반시설은 물론 관광 콘텐츠가 부족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서울과 가까워 접근성이 뛰어난 인천, 경기 등 수도권 마리나마저도 마땅히 수익을 내지 못해 각 지자체의 '애물단지'로 전락한 이유와 맞닿아 있다.

인천 왕산마리나는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때 요트경기장으로 활용되며 수도권 마리나 사업의 중심지로 관심을 모았다.

하지만 '돈 먹는 하마' 신세를 면치 못해 지난 2017년과 2018년 각각 20억원, 22억원의 적자를 냈다. 운영사 왕산레저개발 지분을 소유한 대한항공은 올해 초 재무 건전성 확보 방안으로 지분을 매각하겠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이에 마리나산업을 운영하기 위해 각 기관은 풍부한 기반시설을 확보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방안을 찾는 데 초점을 돌리고 있다. 해수부가 제2차 마리나항만 기본계획에서 마리나를 제조·관광·서비스 등을 결합해 복합 레저단지로 조성하겠다고 한 게 그 단초다.

인천항만공사는 전체 면적 42만9천㎡에 달하는 인천항 신국제여객터미널 배후단지 '골든하버' 활용방안을 두고 쇼핑몰과 컨벤션부터 숙박시설인 호텔, 리조트, 콘도 등과 함께 마리나를 유치할 전략을 세우고 있다. 수도권 최대 해양관광단지로 개발해 수익성을 창출하기 위해선 유동층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12.jpg
화성 전곡항 마리나 전경 /기획취재팀

# 해양레저 관련 산업을 위한 지원도 고민해야

이밖에도 제조업과의 시너지를 위한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선박 선내기 엔진을 생산하는 현대시즈올 김태영 이사는 "현대·기아차에서 생산하는 우수한 품질의 엔진을 활용해 세계 선내기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정작 정부는 관심이 없다"고 지적했다.

선박이 필요한 공공기관에서조차 국내에서 제작된 선박을 외면하고 있다는 것이다.

김 이사는 "해군이나 해경, 해양수산부 등에서 선박을 구매할 때 선박의 몇%가 국내 생산인가에 대한 기준만 마련해도 우리 같은 기업들은 힘을 얻을 텐데 아무런 기준이 없다"며 "마리나항만에만 투자해서는 해양관련 사업이 성장할 수 없다. 정부 차원에서의 관심과 정책적 지원이 시급한 때다"라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한편, 경기도 해양수산과 해양레저TF 김충환 전문위원은 "기반 시설을 확충한 뒤 요트를 대중들이 즐길 수 있는 레저활동으로 만들기 위해선 요트만이 가진 매력을 부각해야 하는데 단순히 해안 경관을 '감상'하는 것에서 나아가 각 지역만의 특색을 접목한 해양관광 콘텐츠를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기획취재팀
 

▶디지털 스페셜 바로가기 (사진을 클릭하세요!)  
본문썸1.png


※ 기획취재팀
글 : 김대현, 김성주차장, 박현주기자
사진 : 임열수, 김용국부장, 조재현, 김금보, 김도우기자
편집 : 안광열차장, 장주석, 연주훈기자
그래픽 : 박성현, 성옥희차장

 


경인일보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

경인일보 채널

  • 강원일보
  • 경남신문
  • 광주일보
  • 대전일보
  • 매일신문
  • 부산일보
  • 전북일보
  • 제주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