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여대 해양폐기물 업사이클링 브랜드 'KOOK'에서 버려진 그물을 염색해 가방으로 만드는 작업을 하고 있다. |
조업과정에서 생긴 다양한 폐기물에 지역 특색을 담은 업사이클링 제품이 가치 소비자들로부터 호응을 얻고 있다. 어업 방식에 따라 각양각색의 폐기물이 나오는데, 디자이너들의 '번뜩이는 아이디어'를 거쳐 독특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패션 아이템으로 되살아나기 때문이다.
한양여자대학교 산업디자인과 강동선(44) 교수와 니트패션디자인과 강희명(50) 교수가 4년째 이끌어가는 해양 폐기물 업사이클링 브랜드 'KOOK'은 지난 2017년 해양수산부의 '깨끗하고 아름다운 바닷가 만들기 프로젝트'를 계기로 시작됐다.
폐그물로 새 가방을 만든다는 아이디어를 내기는 쉽지만 정작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 만한 제품을 내놓기는 쉽지 않다. 강동선·강희명 교수는 2년간 국내 어촌 곳곳을 방문해 주요 산업부터 인구, 생활 모습 등을 눈에 담고 그 영감을 토대로 제품을 만들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지역과의 상생도 KOOK의 특징 중 하나다. 선별한 폐그물을 세척해 재단하는 1차 가공은 어촌 주민들이, 부자재를 연결하는 수작업은 도시 자활단체와 경력단절여성들이 맡았다. 바다에서 나온 폐기물이 어촌 주민들과 사회적 약자, 취업 취약계층 등에게 골고루 수입을 안겨주는 셈이다.
두 강 교수의 책임도 막중해졌다. 업사이클링 제품은 '환경보호'와 '실용성'의 가치에 비해 '심미성'이 떨어진다는 편견을 깨야 하는 것. 크기가 큰 에코백부터 젊은 소비자 취향에 맞춰 히프색이나 스트랩 파우치까지 다양한 형태로 제품을 출시했다.
아울러 가방엔 환경 오염의 주범인 폐기물 사진과 'No Plastic'이라는 문구를 담아 바다가 가진 가치를 전달하고, 또 소비자들이 자신의 가치를 다른 이들과 공유할 수 있도록 한 것도 포인트다.
이밖에도 여러 해양 폐기물을 이용해 실생활에 유용한 자원으로 만들고 있다. 지난해엔 김포 대명항에서 꽃게잡이용 통발 200개를 태양광 전등으로 만들었다. 주민들이 직접 전등 디자인에 참여하고 충남 보령의 한 마을 길목에 설치했다.
KOOK은 지난해 업사이클링 산업 선진국인 EU와 캐나다로부터 상품 수백개를 주문받아 수출하는 성과도 냈다.
강동선 교수는 "소비자들이 과시용으로 친환경 제품을 구매한 것에서 벗어나 최근엔 스스로 만족감을 얻고 소비하는 형태로 바뀌고 있는 만큼 우수한 디자인이 뒷받침돼야 한다"며 "이젠 업사이클링이 가진 가능성을 단순히 들여다보는 것에서 더 나아가 이를 적극적으로 실현할 수 있는 사회적 논의가 시작돼야 한다"고 했다.
/기획취재팀
▶디지털 스페셜 바로가기 (사진을 클릭하세요!)
※ 기획취재팀
글 : 김대현, 김성주차장, 박현주기자
사진 : 임열수, 김용국부장, 조재현, 김금보, 김도우기자
편집 : 안광열차장, 장주석, 연주훈기자
그래픽 : 박성현, 성옥희차장
<저작권자 ⓒ 경인일보 (www.kyeongin.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