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8년생 김영수-베이비부머 이야기]'당신은 꼰대입니까?' 설문조사

배려 빼먹은 '라떼는 말이야'… 따뜻한 조언도 따끔한 상처

경인일보

발행일 2020-09-22 제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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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도적으로 지목 당한 기성세대·직장상사 등
상당수 "말해도 안통해" 거리두고 소통 회피

"어른들 말씀 좋은뜻 많아" 이해 노력 필요성
다름 인정·존중하는 자세 '단절 해결책' 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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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꼰대입니까?"

만약 자신이 부하 직원을 둔 50대 직장 상사이면서 평소 고집이 있다는 말을 들어본 적 있다면 요즘 유행하는 '꼰대 문화'의 당사자라는 의심을 한 번쯤 해보는 건 어떨까.

경인일보가 지난 5일부터 13일까지 네이버 오피스 폼을 이용해 전 연령대를 대상으로 꼰대 문화와 관련한 온라인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설문 참여자 824명 가운데 689명(83.6%)이 주변에 '꼰대'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고 응답했다.

이들이 꼰대라고 생각한 사람의 나이는 50대가 35.1%로 가장 많았고 60대(18.4%), 40대(14.4%), 70대 이상(7.9%) 순으로 기성세대가 압도적인 비율을 차지했다.

'꼰대라고 생각한 사람이 누구냐'는 질문(복수응답)에는 384명(46.6%)이 직장 상사를 꼽았다. 두 번째로 많았던 '교사, 교수(19.7%)'와 무려 2배 이상 차이가 난다.

응답자 가운데 54.9%(복수응답)는 '자기의 생각만 고집하는 사람들'을 꼰대라고 여겼다. '상대방의 이야기를 듣지 않거나(43.7%)', '권위적인 태도를 보이는 사람(43.1%)들'도 꼰대라고 지칭했다.

"예전에는 부서장보다 일찍 퇴근하거나 부서장이 회식이라도 하자고 하면 원래 있던 약속도 취소할 정도였는데, 젊은 직원들은 안 그러잖아요. 이런 생각을 하다 보면 내가 '꼰대'인가라는 생각이 들 때도 있죠. 저는 과장이니까 직원들이 이런저런 내용으로 서류를 들고 저한테 결재를 받으러 올 때가 있어요. 요즘 직원들은 결재 내용에 대해서 아무 거리낌 없이 자기 의견을 다 얘기하고 제 의견에도 반박하니까 '참 많이 변했구나'라는 생각이 들죠." (50대 수원시 공무원 익명)

평소 꼰대라고 생각한 사람과 마주쳤을 때 응답자의 65.2%(복수응답)는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린다'고 대답했다. 말 자체를 섞지 않도록 '최대한 마주치지 않는다'고 응답한 비율은 27.1%였다. '상대방의 잘못된 소통 방식을 지적'하거나 '함께 개선 방법을 찾겠다'며 적극적인 소통 의사를 밝힌 이들은 21.8%에 불과했다.

"어차피 다른 사람이고 내가 말해줘야 변하지 않는다는 걸 알게 된 이후부터는 어느 순간 (소통하길) 포기하고 내려놓게 되더라고요. 나의 이야기를 들으려고 하지 않는 상대를 만나면 일단 넘어가고 서서히 거리를 두는 편이에요." (수원 효원고 2학년 김예은 학생)

응답자들은 거꾸로 본인이 꼰대라는 말을 듣지 않도록 노력을 기울이고 있었다. '상대방의 이야기를 경청한다'는 비율이 44.4%(복수응답)로 가장 높았고, '역지사지를 실천한다'는 답변이 42.1%로 뒤를 이었다. 그런가 하면 26.7%는 '하고 싶은 말이 있어도 굳이 하지 않는다'고 답변했다.

"요새는 젊은 꼰대라는 말이 있는 것처럼 저도 누군가에게 꼰대일 수 있잖아요. 유연한 사고로, 상대방의 의견을 경청하고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시흥 한국조리과학고 2학년 박광석 학생)

설문 참여자 68.9%는 '기성세대와 젊은 세대 간 소통이 원활하지 않다'고 진단했다. 그 이유로는 '서로에 대한 공감대·호기심 결여(47.9%·복수 응답)', '일방적인 소통 방식(36.2%)', '권위적인 태도(24.3%)' 순으로 나타났다.

"망치를 든 사람에게는 모든 문제가 못으로 보인다는 말이 있죠. 젊은 사람에게는 나름대로 문제의식과 해결 능력이 있기 때문에 그들의 의견을 존중하는 게 세대 간 갈등을 줄이는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60대 프리랜서 익명)

반대로 응답자의 52.7%는 '꼰대 문화에서 기인한 세대 간 소통 단절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며 긍정적으로 답변을 내놓았다. 이를 위해 '서로가 다름을 인정하는 자세(63.3%·복수응답)'와 '세대 간 존중(61.8%)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어르신들의 말씀 중에는 지적도 있지만 들으면 좋은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조언도 많습니다. 무조건 꼰대라고 치부하기보다는 이해하려는 노력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마찬가지로 어르신들도 젊은 세대의 문화를 경험하며 함께 어울리는 노력을 해야 하고요." (30대 주부 익명)

기성세대와 청년세대가 좋든 싫든 아우러질 수밖에 없는 추석 명절이 코앞이다.

이번 설문조사에 참여한 이들에게 '꼰대라는 표현이 유행하는 현상을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묻자(복수응답) 절반가량은 '기성세대를 향한 불만'을, 30.3%는 '특정 세대만의 문제가 아닌 개인의 특성과 연관 있다'고 응답했다. 10명 중 3명은 '세대 간 단절'을 우려하기도 했다.

이처럼 세대 구분 없이 누구라도 자유로울 수 없는 '꼰대 문화' 속에서 이번 명절만큼은 서로가 서로에게 불편한 존재가 되지 않도록 저마다의 노력이 필요할 것 같다.

/기획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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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취재팀
글 : 임승재차장, 김준석, 배재흥기자
사진 : 조재현, 김금보, 김도우기자
편집 : 김영준, 박준영차장, 장주석기자
그래픽 : 박성현, 성옥희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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