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규 집행위원장. |
즐기는 동시에 혐오·차별에 대한 저항
코로나 영향, 행진 대신 실내행사 검토
"차별금지법 계기, 변화 이어질 수 있어"
퀴어문화축제는 서울과 대구에서 10년 넘게 진행되고 있다. 인천에서는 2018년 동인천북광장에서 첫 행사가 열렸다.
첫 행사가 열린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부터 반대하는 목소리가 거셌다. 축제 현장 인근에서 반대 집회가 열렸고 욕설이 난무하기도 했다. 지난해 열렸던 2회 행사 때도 비슷한 상황이 연출됐다.
인천퀴어문화축제 임신규 집행위원장은 "그 정도 심한 반대가 있을 거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며 "서울에서도 반대 의견을 피력하긴 하지만 행사를 진행하는 데 영향을 미칠 정도는 아니었다"고 말했다.
올해는 코로나19 영향으로 앞서 진행된 축제보다 축소된 방식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또 행진 대신 실내에서 행사를 여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임 위원장은 "성 소수자들은 광장으로 나오고 싶어도 활동할 수 있는 공간에 한계가 있다"며 "퀴어문화축제가 성 소수자가 자유로울 수 있는 공간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퀴어문화축제는 미국에서 시작됐다. 전 세계 곳곳에서 퀴어문화축제가 열린다. 이는 성 소수자가 즐기는 축제이면서 혐오범죄나 차별에 대한 저항의 의미를 담고 있다.
그는 "성 소수자가 비 성 소수자에게 자신의 정체성을 이야기하는 것은 쉽지 않다"며 "보수 기독교 세력 등은 가짜뉴스를 퍼뜨리고 성 소수자에 대한 혐오와 배제를 강화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학교 교육의 변화'를 강조했다. 어렸을 때부터 성 소수자에 대한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제대로 된 교육과정이 없기 때문에 성 소수자들은 어렸을 때 자신이 어떤 상황인지 인지하기도 어렵다"며 "제대로 된 정보를 제공하고 어려움을 겪었을 때 상담 등 도움을 청할 수 있는 기관이 있어야 한다"고 했다.
우리나라는 성 소수자에 대한 포용력이 다른 국가에 비해 낮다. 반면 국민 인식은 개선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개신교 신도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차별금지법에 대한 찬성이 반대 의견보다 많았다. 임 위원장은 차별금지법이 성 소수자의 인권을 높이기 위한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차별금지법이 당장 성 소수자에 대한 인식을 바꾸지는 못한다"면서도 "제도적으로 차별을 가했을 때 제재하도록 했기 때문에 성 소수자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는 계기가 될 수 있고 이는 변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기획취재팀
※기획취재팀
글 : 정운차장, 이원근, 이여진기자
사진 : 김도우기자
편집 : 박준영차장, 장주석, 연주훈기자
그래픽 : 박성현, 성옥희차장
<저작권자 ⓒ 경인일보 (www.kyeongin.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