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아트플랫폼-예술을 배양하다·(6)사운드아티스트 조태복(GRAYCODE)·정진희(jiiiiin)]지역에서 발견한 정체성, 세계서 인정받은 독창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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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개최된 조태복(GRAYCODE)·정진희(jiiiiin) 作 '#include red' 전시회. /작가 제공

2년전 獨 '기가-헤르츠 어워드' 작품상
2016년 입주작가 선정되며 본격 '협업'
'#include red' 두각… 해외서도 주목
"가능하면 한 작품 많은 곳 공유 원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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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전 이맘때 독일에서 낭보가 날아들었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음악원 출신으로, 사운드아티스트로 활동하고 있는 조태복(GRAYCODE)·정진희(jiiiiin) 작가가 세계적 권위의 전자음악(사운드아트)상인 '기가-헤르츠 어워드' 작품상 수상자로 선정됐다는 소식이었다.

주파수를 발견한 세계적인 물리학자 하인리히 헤르츠(1867~1894)를 기리기 위해 독일 칼스루에 ZKM(예술과 매체기술 센터)과 슈투트가르트 SWR(남서독일 방송국)이 공동으로 제정한 이 상은 2007년부터 매년 공로상과 작품상 두 부문으로 나눠 수상자를 선정하고 있다.



그레이코드와 지인이라는 활동명을 각각 쓰고 있는 두 작가는 협업 작품 '+3x10^8m/s, beyond the light velocity'로 작품상을 받았다. 두 작가는 빛의 절대 속도 너머의 소리를 상상해 보았고, 그 결과물로 작곡된 거였다.

주최 측에선 "정제된 사운드를 재료로 우주의 모든 복잡성을 이야기하고 극한으로 향하는 일관성으로 모든 표현력을 얻은 작품"이라고 평가했다.

조태복 작가와 정진희 작가는 2016년 인천아트플랫폼 입주 작가로 선정되면서 본격적으로 협업을 시작했다. 두 작가의 첫 결과물도 이때 나왔다.

그해 5월 말 이틀 동안 인천아트플랫폼 B동 갤러리에서 '#include red'가 개최됐다.

전시는 빨강이라는 색채와 빨강이 가진 주파수에 해당하는 사운드가 결합된 작품으로 이뤄졌으며, 관람객에게 공간 내에서 보고 듣고 느끼는 색채의 감각적 경험을 선사했다. 빨강으로 전시의 요건인 공간을 채우고, 음악의 요건인 시간까지 채우는 작품으로 관람객(청중)에게 색다른 경험을 선사한 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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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태복(왼쪽)·정진희 작가. /김유신 제공

인천에서 활동 후 4년 정도 경과한 가운데, 서울 연남동의 작업실에서 창작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두 작가를 최근 만났다.

조 작가는 "내년 1월에 두 달 동안 전시가 있을 예정이고, 2월엔 아랍에미리트 예술재단에서 연주회가 예정돼 있어서 준비하고 있다"고 근황을 소개했다.

4년 전 인천에서의 작업에 대해 질문했다. 조 작가는 "인천아트플랫폼 입주 작가로 있으면서 작가로서 생각이 깊어지고 우리의 확실한 세계를 갖게 됐으며, 정체성 또한 다듬어진 시기였다"고 돌아봤다.

그는 "아트플랫폼 입주 전에 저는 음악을 기반으로 한 개인 작업을 할 때였고, 정 작가는 대학원을 졸업했을 때였다"면서 "프로젝트팀으로 입주하게 된 건데, 큐레이터 선생님들을 비롯해 아트플랫폼에 계신 분들과 미술에 관해 많은 대화를 나누고 자료도 많이 받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정 작가는 "'#include red'는 처음으로 전시의 개념으로 발표됐다"면서 "몇 십분 짜리 연주 곡에 익숙해져 있던 상황에서 이틀 동안의 전시로 선보였는데, 관객이 언제 오고, 얼마나 머물지 모르는 상황이 생소했고, 그런 요소들을 반영해 꾸준히 발전시키고 있다"고 덧붙였다.

두 작가는 "공연을 위한 레지던시 프로그램이 인천아트플랫폼 외엔 찾기 힘들며, 이러한 유연함이 기존의 시각 예술, 지역성 등과 잘 융화되는 것 같다"고 입을 모았다.

인천아트플랫폼에서 첫선을 보였던 '#include red'는 2017년 광주 아시아문화전당에서 확장된 작품으로 전시됐으며, 해외에서도 선을 보였다. 이듬해엔 '기가-헤르츠 어워드' 작품상을 받으며 해외에도 두 작가의 이름을 각인시켰다.

앞으로 이어질 작품에 대한 질문에 두 작가는 "'플랫폼'에 대해 생각을 많이 한다"고 했다. 내년 1월에 진행될 전시회도 클라우드에 구축된 것에 사람들이 접속해 저장한 데이터를 활용해 진행될 예정이다.

정 작가는 "우리 작업이 손에 잡히지 않다 보니 전달하는 지점을 찾게 되는 것 같다"면서 "가능하면 한 작품을 많은 곳에서 공유하고 싶다. 미디어 파일을 보내기만 해도 그게 전시가 될 수 있고, 그에 대한 간편함 보다는 작품의 정체성과 본질 등 어떤 방식으로 가져가야 하는지 계속 고민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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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준기자 kyj@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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