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라뱃길 새길찾기 대작전]11월 어느 주말…가봤더니

3조원짜리 비어있는 인공수로 '자전거 탄 풍경'

경인일보

발행일 2020-11-23 제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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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라뱃길 아라마루전망대. 2020.11.06 /김도우기자 pizza@kyeongin.com


유람선 운행 코로나로 아예 중단
끝없는 두바퀴 행진·돗자리 휴식
법규탓 공원 기능은 제대로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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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조원짜리 인공수로를 따라 달리는 환상적인 자전거길이 있다. 김포에서 서해 인천을 잇는 길이 18㎞의 경인아라뱃길이다.

 

해외를 오가는 수출입 화물선이 인천항을 거치지 않고 곧바로 서울 도심까지 닿을 것이라며 '물류혁명'을 예고했던 경인아라뱃길이 창대했던 시작과 달리 자전거 애호가들의 성지로만 각광(?)받고 있다.

토요일인 11월 7일, 자전거를 타고 찾은 아라뱃길에는 늦가을 쌀쌀한 날씨에도 자전거 행렬이 끊이지 않았다. 줄지어 인라인스케이트를 즐기는 이들도 목격됐다. 전 구간 곡선주로와 오르막은 거의 없이 일직선으로 시원하게 뻗은 길을 달리는 라이더들의 표정은 밝았다.

자전거길 바깥쪽에는 텐트와 돗자리가 잔디 위에 형형색색 펼쳐져 있었다. 아라뱃길 푸드트럭 상인은 "코로나19로 올해는 다소 주춤했지만, 날이 좋을 때는 수㎞에 걸쳐 나들이족이 텐트와 돗자리를 펴는 등 빽빽하게 잔디밭을 점령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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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라뱃길 자전거길. 2020.11.7 /김금보기자 artomate@kyeongin.com

그러나 주운기능(물류)을 중심으로 설계된 아라뱃길은 편의시설이 부족하다. 남쪽 일부에 푸드트럭 5~6개가 몰려있고, 군데군데 작은 카페와 화장실 등이 있으나 전체적으로는 한강 둔치와 비교해 열악했다. 정서진 인천터미널 가까이 가서야 편의점과 음식점 등 상권이 나타났다.

아라뱃길을 왕복으로 오가는 동안 수로 위에 다니는 배는 없었다. 아라김포여객터미널에 정박해 있는 유람선은 작년 말까지 운행하다가 올해 들어 코로나19로 아예 중단된 상태다.

양쪽 끝에 서해갑문과 한강갑문으로 막힌 아라뱃길은 잔잔한 수면을 유지했다. 50m 상공의 스카이워크와 절벽 폭포, 한옥 건축물 등이 군데군데 어우러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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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라뱃길 자전거길에서 자전거를 타는 시민들 2020.11.7 /김금보기자 artomate@kyeongin.com

이날 거대한 뱃길을 '무료공원'처럼 이용하던 시민들의 만족도는 높아 보였지만, 정작 아라뱃길은 공원의 기능마저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 항만법상 물가 진입이 금지돼 있어 자전거길 주위에만 머물러야 하기 때문이다.

수출입 화물선은 물론 요트를 타고 서해와 한강을 오가며 해양레저를 즐기도록 한다던 장밋빛 청사진은 지워진 지 오래고, 2조7천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된 아라뱃길에는 물류도 레저도 없이 자전거길만 남았다. 매년 유지관리비용으로만 수십억에서 수백억이 소모된다.

정부는 2018년부터 '경인아라뱃길 공론화위원회'를 구성해 다양한 활용방안을 모색해왔으며 22일 우선 투표결과부터 발표했다. 3조짜리 인공수로가 어떤 형태로 탈바꿈할지 국가적으로 중요한 문제이지만 시민들의 관심은 높지 않다.

/기획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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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취재팀

글 : 김대현, 김성호, 김우성차장

사진 : 김금보, 김도우기자

편집 : 김동철,박준영차장, 장주석기자

그래픽 : 박성현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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