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라뱃길 새길찾기 대작전]선박들이 등돌리는 이유

번거롭고 한강에서 끊어지는 뱃길…'실패한 물류 혁명'

경인일보

발행일 2020-11-23 제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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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큰 멈춰선 아라뱃길 경인항 김포 컨테이너 부두12
아라뱃길 개통 첫해인 지난 2012년부터 2019년까지 경인항 김포터미널에서 처리한 화물은 KDI 예측치의 1%에 불과했고, 이마저도 컨테이너부두가 아닌 일반화물부두에서 거의 다 처리됐다. 현재 김포 컨테이너부두는 크레인이 멈춘 채 단순 야적장으로 사용되고 있다. 2020.11.22 /기획취재팀

교량 높이·수심 탓 전용선박 필요
'서울로 진입' 막혀 경제성 떨어져
경인항, 인천항 기능 분담 등 못해

크레인에 120억 들인 김포 컨부두
초기 이후 못 쓰고 車 야적장 전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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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아라뱃길의 가장 큰 기대효과이자 사업을 추진하게 된 결정적인 이유는 '물류혁명'이었다.

당시 정부는 경인항이 인천항의 기능을 분담하고 경부고속도로 물동량을 흡수할 것으로 예상했다. 한국수자원공사는 운하에서 트럭 250대 분량의 컨테이너를 한 번에 운반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선박운송의 연료효율이 도로의 8.7배 수준이라는 자료도 제시했다.

하지만 김포터미널 컨테이너부두에 대당 60억원씩 들여 설치한 크레인 2대는 아라뱃길 개통 초기를 제외하고 사용되지 않았다. 예측치에 크게 못 미칠지언정 인천터미널은 지난 2012년~2019년 총 499만5천t(KDI 예측치의 11.4%)의 화물을 처리했다.

반면에 같은 기간 김포터미널은 19만3천t(예측치의 1%)의 화물 대부분이 컨테이너부두가 아닌 일반화물(벌크)부두에서 처리됐다. 바다에서 실어온 컨테이너가 아라뱃길을 거치지 않고 인천터미널에서 하역했다는 의미로, 현재 김포 컨테이너부두는 운영사가 재임대해 자동차 야적장으로 쓰이고 있다.

화물선이 아라뱃길을 오가지 않는 데 대해 그동안 전문가들과 언론은 주로 교량 통과 높이와 수심, 폭 등을 원인으로 지목했다. 해외에서 오는 외항선이 지나다닐 조건을 충족하지 못해 아라뱃길 전용선박이 필요하고, 화물을 몇 차례 옮겨싣는 과정에서 경제성이 떨어진다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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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라뱃길 개통 첫해인 지난 2012년부터 2019년까지 경인항 김포터미널에서 처리한 화물은 KDI 예측치의 1%에 불과했고, 이마저도 컨테이너부두가 아닌 일반화물부두에서 거의 다 처리됐다. 현재 김포 컨테이너부두는 크레인이 멈춘 채 단순 야적장으로 사용되고 있다. 2020.11.22 /기획취재팀

일각에서는 인천터미널에서 김포터미널까지 차량으로 30분 거리에 불과하고, 물류 종사자들이 인천항을 중심으로 형성된 까닭에 선박들이 굳이 인천항에서 경인항으로 거슬러 올라가지 않는 것이라고도 분석했다.

전혀 다른 방향의 시각도 있다. 해운 관계자는 "유럽 등 해외도 운하에서는 전용선박을 운영한다"며 "전용선박을 길게 건조하면 아라뱃길 교량 높이(17m)와 수심(6.3m)에 구애받지 않고 화물 350TEU(20피트 컨테이너 1개 단위) 운반도 불가능한 게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아라뱃길을 거쳐 서울 강남 등으로 진입할 수만 있다면 사업성이 있는데 그런 여건이 마련되지 않았던 것"이라며 "인천항과 평택항에서 차량으로 서울 강남까지 화물을 운반하는 것보다는 한강을 통해 운반해야 소요시간에 기복이 없고, 유럽처럼 쓰레기물류로 대표되는 유해물질이나 수소 같은 위험물질의 경우 선박으로 옮기는 게 국민들에게 안전하고 국가 경제면에서도 유리하다"고 주장했다.

또 국내 한 부두운영사 관계자는 "경인항은 양 터미널에 각각 컨테이너부두와 일반화물부두가 따로 있는데 두 화물을 동시에 다루는 다목적부두여야만 선박에 컨테이너와 일반화물을 섞어 실을 수 있어서 물량확보가 안정적이다"라며 "부두가 분리된 경인항에서는 해운사들이 불가피하게 둘 중 하나만 선박에 실어야 해 물량이 불안정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기획취재팀

※기획취재팀

글 : 김대현, 김성호, 김우성차장

사진 : 김금보, 김도우기자

편집 : 김동철,박준영차장, 장주석기자

그래픽 : 박성현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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