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며
경기도·인천지역 '백년가게'를 소개합니다. 특별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기대하고 이 기사를 클릭했다면 조금은 실망하실 수도 있습니다. 이 이야기의 주인공은 우리 주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평범한 사람들이기 때문입니다. 대신 보통의 사람들이 오랜 기간 일군 귀한 이야기를 전하겠습니다. 코로나19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모든 소상공인들을 응원하는 마음을 담아 이 글을 씁니다.
*백년가게란? - 중소벤처기업부가 100년 이상 존속을 돕고자 지정한 30년 이상 업력(국민 추천은 20년 이상)의 소상공인 및 소·중소기업.
경기도·인천지역 '백년가게'를 소개합니다. 특별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기대하고 이 기사를 클릭했다면 조금은 실망하실 수도 있습니다. 이 이야기의 주인공은 우리 주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평범한 사람들이기 때문입니다. 대신 보통의 사람들이 오랜 기간 일군 귀한 이야기를 전하겠습니다. 코로나19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모든 소상공인들을 응원하는 마음을 담아 이 글을 씁니다.
*백년가게란? - 중소벤처기업부가 100년 이상 존속을 돕고자 지정한 30년 이상 업력(국민 추천은 20년 이상)의 소상공인 및 소·중소기업.
매장 안에서 환하게 웃고 있는 신태민 기능장. /디지털 콘텐츠팀 |
#안산시 '할리바버샵'에 가다
경인지역에는 총 119곳(경기도 85곳, 인천 34곳)의 백년가게가 있습니다. 이곳의 대표들은 자기 업종의 전문성을 가지고 최소 20년 이상 가게의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장인'입니다. 이 중 어떤 장인을 첫 번째로 소개해야 할지, 가게 선정 과정부터 큰 난관이었습니다. 그러다 젊은 세대의 전유물로 여겨지는 한 '바버숍'이 백년가게로 선정돼 있는 걸 발견하곤 문득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옛것의 향기가 나는 백년가게와 현대적인 느낌의 바버숍은 왠지 어울리지 않아서였죠.
이곳의 대표는 30년 가까운 세월 동안 손에 쥔 빗과 가위를 놓지 않고 있는 신태민 이용기능장입니다. 그는 이용사 자격증 취득 시험의 감독관을 맡고 있을 정도로 이용업계에서 그 실력을 인정받고 있는 인물입니다. 오디션 프로그램으로 치면 심사위원 격인 셈이죠. 이런 그도 바버숍 매장을 열기 위해 지원자의 입장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었습니다. 기술과 연륜은 있다고 하나, 최신 이용 트렌드는 잘 알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느지막이 새로운 도전에 나선 신 기능장의 고생길이 시작된 순간이었습니다.
"이발소를 운영하다 새롭게 트렌드를 접목시켜 바버숍 문을 연 건 5~6년 전 일이에요. 매장 운영을 마치고 서울에 올라가서 교육을 받았죠. 집에 도착하면 새벽 3~4시가 됐어요. 그렇게 7~8년 정도를 했죠. 기존 매장을 운영하면서 평소 해오던 틀에서 벗어나려고 아이템 구상을 많이 했어요. 솔직히 저희 가족, 지인분들을 상대로 연습을 많이 했죠. (웃음)"
*바버숍이란?- 남성의 머리카락을 깎고 구레나룻과 수염을 다듬는 이발소를 현대적으로 브랜딩한 가게.(출처: 박문각)
경인지역에는 총 119곳(경기도 85곳, 인천 34곳)의 백년가게가 있습니다. 이곳의 대표들은 자기 업종의 전문성을 가지고 최소 20년 이상 가게의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장인'입니다. 이 중 어떤 장인을 첫 번째로 소개해야 할지, 가게 선정 과정부터 큰 난관이었습니다. 그러다 젊은 세대의 전유물로 여겨지는 한 '바버숍'이 백년가게로 선정돼 있는 걸 발견하곤 문득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옛것의 향기가 나는 백년가게와 현대적인 느낌의 바버숍은 왠지 어울리지 않아서였죠.
이곳의 대표는 30년 가까운 세월 동안 손에 쥔 빗과 가위를 놓지 않고 있는 신태민 이용기능장입니다. 그는 이용사 자격증 취득 시험의 감독관을 맡고 있을 정도로 이용업계에서 그 실력을 인정받고 있는 인물입니다. 오디션 프로그램으로 치면 심사위원 격인 셈이죠. 이런 그도 바버숍 매장을 열기 위해 지원자의 입장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었습니다. 기술과 연륜은 있다고 하나, 최신 이용 트렌드는 잘 알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느지막이 새로운 도전에 나선 신 기능장의 고생길이 시작된 순간이었습니다.
"이발소를 운영하다 새롭게 트렌드를 접목시켜 바버숍 문을 연 건 5~6년 전 일이에요. 매장 운영을 마치고 서울에 올라가서 교육을 받았죠. 집에 도착하면 새벽 3~4시가 됐어요. 그렇게 7~8년 정도를 했죠. 기존 매장을 운영하면서 평소 해오던 틀에서 벗어나려고 아이템 구상을 많이 했어요. 솔직히 저희 가족, 지인분들을 상대로 연습을 많이 했죠. (웃음)"
*바버숍이란?- 남성의 머리카락을 깎고 구레나룻과 수염을 다듬는 이발소를 현대적으로 브랜딩한 가게.(출처: 박문각)
신태민 기능장의 가위에 몸을 맞긴 기자./디지털 콘텐츠팀 |
#가위를 든 자부심
그가 바버숍을 운영하면서부터는 소위 진상 손님이 많이 줄었다고 합니다. 일반 이발소를 운영할 때는 무턱대고 반말을 하는 손님부터 술을 마시고 와 행패를 부리는 사람들까지 각양각색이었답니다.
"저도 사람이다 보니까 일반 이발소를 할 때는 고객님들과 말다툼한 적도 있죠. 작은 인테리어부터 제 나름대로 갖춰야 할 것들을 갖추고 바버숍을 운영하다 보니 매장의 품위도 많이 올라간 것 같아요. 그래서 그런지 예전처럼 막무가내인 고객님들은 요즘은 별로 없어요."
개인적으로 바버숍이든 이발소든, 미용실이든 머리카락을 자르러 가서 행패를 부리는 사람들을 보면 굉장히 용감(?)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용사와 미용사는 가위 혹은 면도칼 등 날카로운 물건을 사람들의 얼굴에 직접 대는 직업군이기 때문이죠. 그래서 자부심 또한 대단합니다.
"자격증 체계로만 놓고 보면 사람 몸에다 칼을 대는 직종은 우리 업종과 외과의사 밖에 없어요.(웃음) 여태까지 이 일을 먼저 했던 선배들이 후배를 육성할 때 그런 마음으로 가르쳤어요. 지금은 제가 후배들에게 직업에 대한 애착이나 장인 정신 하다못해 프로 정신을 가질 수 있게끔 지도를 하고 있죠."
그가 바버숍을 운영하면서부터는 소위 진상 손님이 많이 줄었다고 합니다. 일반 이발소를 운영할 때는 무턱대고 반말을 하는 손님부터 술을 마시고 와 행패를 부리는 사람들까지 각양각색이었답니다.
"저도 사람이다 보니까 일반 이발소를 할 때는 고객님들과 말다툼한 적도 있죠. 작은 인테리어부터 제 나름대로 갖춰야 할 것들을 갖추고 바버숍을 운영하다 보니 매장의 품위도 많이 올라간 것 같아요. 그래서 그런지 예전처럼 막무가내인 고객님들은 요즘은 별로 없어요."
개인적으로 바버숍이든 이발소든, 미용실이든 머리카락을 자르러 가서 행패를 부리는 사람들을 보면 굉장히 용감(?)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용사와 미용사는 가위 혹은 면도칼 등 날카로운 물건을 사람들의 얼굴에 직접 대는 직업군이기 때문이죠. 그래서 자부심 또한 대단합니다.
"자격증 체계로만 놓고 보면 사람 몸에다 칼을 대는 직종은 우리 업종과 외과의사 밖에 없어요.(웃음) 여태까지 이 일을 먼저 했던 선배들이 후배를 육성할 때 그런 마음으로 가르쳤어요. 지금은 제가 후배들에게 직업에 대한 애착이나 장인 정신 하다못해 프로 정신을 가질 수 있게끔 지도를 하고 있죠."
백년가게 마크./중기부 제공. |
#백년가게 그리고 책임감
신 기능장은 자기 인생 최고의 순간 중 하나로 백년가게 선정을 꼽았습니다. 이용기능장이 됐을 때, 기능대회에서 최고 기능인으로 선정됐을 때와 비슷한 감동을 받았다고 합니다. 사실 백년가게 선정은 그의 계획에 없던 일입니다. 업력 30년 기준을 채우지 못하다 보니 아예 생각조차 할 수 없었죠. 이런 그가 바버숍으로는 처음으로 백년가게 리스트에 이름을 올릴 수 있었던 이유는 국민추천제 덕분이었습니다. 평소 그를 좋게 본 지인이 직접 그를 추천한 것이었죠. "제가 기능공부 할 때부터 알고 있던 고객님인데, 내색은 안 하셔도 그 분인 것 같아요. 저를 그렇게까지 자세히 알고 있는 사람은 그 분 밖에 없거든요. 정말 감사한 일이죠. "
백년가게로 선정된 가게들은 정부의 각종 행·재정적 지원을 받게 됩니다. 더불어 여러 소상공인들의 '롤모델'이 되어야 한다는 책임감과 부담감이 뒤따르는 일이기도 합니다. 여기에 신 기능장에게는 업계 선배로서 후배들에게 '희망'을 보여줘야 한다는 중압감도 큽니다.
"우리 업을 해도 성공할 수 있고, 발전할 수 있다는 믿음을 주고 싶어요. 경제적으로도 윤택해지면서 이용업종이 활성화 됐으면 하는 마음도 있고요. 이용업이나 바버숍 관련 매뉴얼을 전수해 나가는 상황을 만들어 나가야죠. 미래가 보이고 희망이 보이는 직업군이 될 수 있게끔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신 기능장은 자기 인생 최고의 순간 중 하나로 백년가게 선정을 꼽았습니다. 이용기능장이 됐을 때, 기능대회에서 최고 기능인으로 선정됐을 때와 비슷한 감동을 받았다고 합니다. 사실 백년가게 선정은 그의 계획에 없던 일입니다. 업력 30년 기준을 채우지 못하다 보니 아예 생각조차 할 수 없었죠. 이런 그가 바버숍으로는 처음으로 백년가게 리스트에 이름을 올릴 수 있었던 이유는 국민추천제 덕분이었습니다. 평소 그를 좋게 본 지인이 직접 그를 추천한 것이었죠. "제가 기능공부 할 때부터 알고 있던 고객님인데, 내색은 안 하셔도 그 분인 것 같아요. 저를 그렇게까지 자세히 알고 있는 사람은 그 분 밖에 없거든요. 정말 감사한 일이죠. "
백년가게로 선정된 가게들은 정부의 각종 행·재정적 지원을 받게 됩니다. 더불어 여러 소상공인들의 '롤모델'이 되어야 한다는 책임감과 부담감이 뒤따르는 일이기도 합니다. 여기에 신 기능장에게는 업계 선배로서 후배들에게 '희망'을 보여줘야 한다는 중압감도 큽니다.
"우리 업을 해도 성공할 수 있고, 발전할 수 있다는 믿음을 주고 싶어요. 경제적으로도 윤택해지면서 이용업종이 활성화 됐으면 하는 마음도 있고요. 이용업이나 바버숍 관련 매뉴얼을 전수해 나가는 상황을 만들어 나가야죠. 미래가 보이고 희망이 보이는 직업군이 될 수 있게끔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신태민 기능장의 면도 서비스를 받고 있는 기자. 베일까 걱정했던 것도 잠시, 이내 편안함에 빠져들면서 비몽사몽을 오가는 행복을 맛봤다./디지털 콘텐츠팀 |
#바버숍 이용 tip
지저분한 머리카락을 정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 때쯤 미용실을 찾는 기자에게 바버숍 경험은 '생경' 그 자체였습니다. 매번 기성복을 입다, 맞춤복을 사러 간 느낌이랄까요? 특히, 얼굴의 잔털 하나하나까지 관리해 주는 면도 서비스를 받고 난 뒤에는 '시원함' 그 이상의 기분을 느꼈습니다.
신 기능장의 추천은 국가에서 준하는 인증이나 거기에 걸맞은 기능장, 전문가들이 운영하는 전문 매장을 찾으라는 것이었습니다. 취향 차이는 있을 수 있겠지만 최소한 후회하지는 않을 거랍니다. 바버숍이 남성 전용이라는 인식이 있지만 여성분들도 이용 가능합니다. 정기적으로 면도 서비스를 받는 여성분들이 꽤 된다고 하네요.
지저분한 머리카락을 정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 때쯤 미용실을 찾는 기자에게 바버숍 경험은 '생경' 그 자체였습니다. 매번 기성복을 입다, 맞춤복을 사러 간 느낌이랄까요? 특히, 얼굴의 잔털 하나하나까지 관리해 주는 면도 서비스를 받고 난 뒤에는 '시원함' 그 이상의 기분을 느꼈습니다.
신 기능장의 추천은 국가에서 준하는 인증이나 거기에 걸맞은 기능장, 전문가들이 운영하는 전문 매장을 찾으라는 것이었습니다. 취향 차이는 있을 수 있겠지만 최소한 후회하지는 않을 거랍니다. 바버숍이 남성 전용이라는 인식이 있지만 여성분들도 이용 가능합니다. 정기적으로 면도 서비스를 받는 여성분들이 꽤 된다고 하네요.
안산 '할리바버샵' 위치: 안산시 상록구 충장로 432 홈플러스 안산점 2층. 영업시간: 10:00~21:00(명절 당일 휴무).
/배재흥기자 jhb@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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