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서구 3곳·부평구 2곳 기준초과
창문틀 도료·실외 고무바닥 '개선'
남동구는 코로나로 실내검사 안해
"납은 흰색안료로 사용" 접촉 우려

인천지역 어린이집·유치원 등 어린이 활동 공간에서 중금속이 발견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이후엔 실내 어린이 활동 공간을 점검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어 어린이 안전을 확보할 방안이 필요한 상황이다.

인천 서구는 지난해 10월 야외놀이터 60곳과 보육실 등 실내 어린이 시설 40곳의 납·수은·카드뮴·6가크롬 등 중금속 기준을 검사했다.

검사 결과 3곳의 보육실에서 적게는 기준치 0.1%의 2배에서 많게는 10배를 초과하는 중금속이 검출됐다. 이중 보육실 2곳의 창·문틀 도료에서 기준치 10배와 2.8배를 초과했으며 실외 고무바닥에서 기준치 2배가 넘는 것으로 파악됐다. 서구는 해당 시설에 개선 명령을 내리고, 마감재 교체 등의 조치가 이뤄진 것을 확인했다.

부평구는 지난해 8~10월 어린이집과 놀이시설 등 총 52곳을 점검해 8곳에 대해 부적합 판정을 내렸다. 2곳은 도료·마감재료 중금속 기준을, 6곳은 실내 공기질 기준을 초과한 것으로 확인했다. 5곳 중 1곳가량은 아동이 활동하기 부적합한 것으로 판정된 셈이다.

어린이 활동 공간내 도료·마감재의 경우 납·수은·카드뮴·6가크롬 질량 분율 총합을 0.1% 미만이 되도록 하고 있다. 기초단체는 어린이 활동 공간에 중금속 간이 측정기를 이용해 기본 검사를 하고, 측정 결과가 환경안전 관리 기준을 초과할 경우 정밀 검사를 하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일부 시설 점검을 유예하거나 어린이들이 머무는 실내 대신 야외 검사만 진행하기도 했다. 남동구는 지난해 실내 검사를 하지 않고 놀이터 등 총 138곳을 검사했다. 부적합 사례는 발견되지 않았다. 실내 검사는 코로나19로 인한 어린이 감염 우려 등으로 잠정 유예했다는 게 남동구 관계자 설명이다.

인천시는 지난해 11월 지역 기초자치단체와 함께 야외 어린이 공원 놀이터 모래의 환경·안전 관리 기준 적합 여부를 조사해 165곳 중 2곳에서 기생충 알을 발견했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밀집된 환경에서 생활하는 아이들의 건강을 위해선 오히려 실외보다 실내를 더 중점적으로 검사했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지난 1960년대부터 어린이 납중독 사고 등 중금속 문제가 잇따랐던 만큼 방지 지침을 철저히 이행해야 한다고 했다.

이덕환 서강대학교 화학과 명예교수는 "납과 중금속은 흰색 페인트 안료로 사용되는데 어린이들이 활동하면서 페인트와 직접 접촉할 가능성이 크다"며 "환경부에서 마련한 어린이 활동 시설 관련 기준치는 어린이 활동 공간에서 사실상 '해당 성분을 사용하지 말라'는 의미인데 이를 따르지 않는 후진적인 인식이 개선돼야 한다"고 했다.

/박현주기자 ph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