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서해평화협력지대의 첫 삽

인천 영종~신도를 잇는 교량 건설의 첫 삽을 떴다. 인천시는 27일 오후 옹진군 신도항 선착장에서 인천시장과 행정안전부 장관을 비롯한 내외빈 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영종~신도 평화도로 착공식을 개최했다. 인천 중구 영종도와 옹진군 북도면 신도리를 잇는 영종∼신도 평화도로는 4.05㎞ 길이의 왕복 2차로 교량으로 1천245억원의 총사업비를 들여 2025년 준공 예정이다. 이 교량이 완성되면 당장 옹진군 북도면의 신도·시도·모도 지역이 차량 통행이 가능하게 돼 주민 생활의 불편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영종~신도 평화도로는 4㎞ 해상교량에 지나지 않지만 장차 북한 개성까지 이어지는 서해평화도로의 첫 구간이라는 점에서 중요한 도로이다. 서해평화도로는 영종도∼신도∼강화·교동도 18.0㎞, 강화∼개성공단 45.7㎞, 강화∼해주 16.7㎞ 등 80.4㎞ 길이로 건설될 계획이다. 평화도로는 경기도 안산과 인천 송도에서 강화를 거쳐 황해도 개성으로 연결되는 평화벨트 축의 일환이다. 첫 삽을 뜬 평화도로는 역사적으로 기념비적 사업이지만 크게 주목받지 못하고 있다. 비핵화 협상이 하노이 결렬 이후 교착상태인 데다 미국의 바이든 정부가 이제 출범했기 때문이다. 남북은 물론 한반도를 둘러싼 열강은 저마다의 이해득실을 헤아리며 있는 암중모색하고 있다.

인천지역은 문재인 정부의 '한반도 신경제 구상'을 실현하는 환서해경제벨트와 접경지역 경제벨트가 교차하는 교류협력의 중핵지대이다. 또한 2007년 남북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가 이행된다면 서해의 접경지대는 더 이상 첨예한 대결의 현장이 아니라 남북이 공생하는 평화경제 지대로 전환하게 될 지역이다. 남북 경제 교류가 본격화할 경우 왕복 2차선의 도로로 증가하는 물류 이동량을 감당하기 어려울 수 있어 대비가 필요해 보인다.



미래는 준비하는 자의 기회! 비록 교착 상태에 있지만 인천시는 평화시대를 내다보면서 한반도 물류수도 구상을 실천에 옮겨야 한다. 환서해경제벨트의 물류네트워크인 광역철도망 구축 계획, 인천항과 인천공항을 통한 해상과 항공의 남북 간 물동량 증가에 대비한 인프라 점검도 구체화해야 할 것이다. 한강하구를 남북 민간선박이 통행할 수 있는 평화수역으로 전환하고 인천과 개성·해주를 잇는 해주직항로 개설과 인천-황해도 남북경협벨트 조성계획도 가다듬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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