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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자원 보호 '큰 그림'…사회적 갈등 해결·문화재 행정 '과제'

근대건축물 '제도적 기반' 조성
재산권 행사 제한 등 규제에 반발
수년동안 '철거 vs 보전' 입장 팽팽
市 '영일정씨 동춘묘역' 해결 미온적
정책 뒷받침·적극적인 개입 필요

개항과 일제강점기, 산업화 시기를 거치면서 커진 인천은 주로 '근대 이전'의 것이라고 인식되는 국보·보물·인천시 지정 문화재가 상대적으로 적다. 대부분 강화 지역에 몰려있기도 하다.

대신 인천 구도심 곳곳에는 개항기·일제강점기에 지은 근대 건축물과 50년 넘은 산업시설 등 문화재가 아닌 역사문화자원이 널려 있다. 면적이 44만5천㎡에 달하는 부평미군기지의 경우, 100동이 넘는 건축물 각각의 문화재적 가치보다도 일제강점기, 한국전쟁, 미군기지 등 전체적인 역사적 맥락을 따졌을 때 가치가 더 크다는 평가다.

문화재청이 8일 새해 업무보고에서 밝힌 '포괄적 보호 체계'는 이처럼 문화재가 아닌 자원들도 정부나 지자체가 보호·활용한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공공 영역에서 역사문화자원 보호를 외치면, 민간에서는 보호를 위한 재산권 행사 제한 등 각종 규제에 반발하는 사회적 갈등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선 제도적 뒷받침은 물론 문화재 행정의 적극적인 개입이 뒤따라야 하지만, 현 상황은 그렇지 않다는 지적이 많다.

최근 수년 동안 인천 구도심 지역 근대 건축물 철거를 두고, 보존하자는 시민과 재산권을 침해해선 안 된다는 시민의 입장이 팽팽했다.

부평구에 있는 일제강점기 군수기업 미쓰비시(삼릉·三菱)에 강제로 동원된 노동자들이 살던 이른바 '미쓰비시 줄사택'을 둘러싼 논란이 최근 사례다.

부평구는 미쓰비시 줄사택을 철거해 공영 주차장을 조성하려던 사업을 문화재청의 요청으로 잠시 중단했다. 공영 주차장 조성은 인근 구도심 주민들의 요청으로 추진했으나, 문화재청은 줄사택을 보존·활용해야 할 근대 문화유산으로 판단했다. 부평구는 올해 4월까지 존치·철거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인천시가 지난해 3월 문화재로 지정한 연수구 동춘동 '영일 정씨 판결사공파·승지공파 동춘묘역'(인천시 기념물 제68호)은 1년이 채 지나지 않아 주변 노후 아파트단지 주민들의 '지정 해제' 요구에 부딪히며 민·민 갈등을 불렀다.

인천시의회가 최근 영일 정씨 동춘묘역 인근 아파트 주민 2천500여명이 낸 해제 청원을 채택하기도 했다.

그러나 인천시는 갈등을 풀기보다는 문화재 지정을 심사하는 기구인 문화재위원회로 결정을 미루는 모양새다. 영일 정씨 동춘묘역의 문화재 지정 해제 또는 유지 어느 쪽이라도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시 관계자는 "이달 중 문화재위원회를 열어 문화재 해제 요구 민원을 검토해달라고 할 것"이라며 "재심사 등은 문화재위원회에서 판단해야 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박경호기자 pkhh@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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