市, 용역 완료… 장기로드맵 수립
철도 의존 큰 北 '환승 거점' 구상
외국인 방문·관광·물류 역할 기대
24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계류장에 운항을 멈춘 항공기들이 있다. 코로나19의 전 세계 대유행으로 전 세계 공항 이용객이 급감하면서 인천공항도 직격탄을 맞았다. 하지만 인천공항공사는 위기를 기회로 삼아 공항 방역 성과를 해외에 전수하고 제2여객터미널 확장 등을 포함하는 4단계 사업을 차질 없이 진행해 포스트 코로나에 대비하고 있다. 2021.3.24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
인천시가 장기적으로 인천국제공항을 대북 교류 거점 공항으로 만들겠다는 큰 그림을 그렸다. 외국인 북한 방문 시 환승 거점, 북한 관광 교류의 거점, 수출입 항공물류 지원의 거점 공항으로 발전시키겠다는 구상이다.
인천시는 최근 '인천국제공항 대북교류 거점 연구' 용역을 완료하고 장기적 로드맵을 수립했다. 세계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는 인천공항을 남북 교류의 관문으로 육성하자는 취지에서 지난해 5월부터 용역을 진행했다.
인천시는 인천공항과 북한 내 주요 공항의 노선을 연결해 외국인의 북한 방문 시 환승 거점으로 만들 계획이다. 북한은 '주철종도(主鐵從道)'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교통 인프라가 철도에 집중돼 있어 항공 인프라가 취약하다.
북한에는 50개 이상의 공항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모두 군용 또는 민군 겸용 공항이고, 국제선 운항 실적도 연간 400회 내외로 거의 정체돼 있는 상태다.
인천시는 2천m급 이상 활주로를 보유한 북한 내 6개의 주요 공항과 단기간 내 항공 노선 연결이 가능하고, 북한 공항 인프라 개선에 따른 비용이 철도나 도로를 건설하는 데 비해 적다는 점을 장점으로 분석했다.
외국인 환승과 내국인 방문을 합치면 1년 차 약 67만명을 시작으로 20년 차에는 약 142만명이 인천공항을 통해 북한을 방문할 것으로 추정했다.
인천시는 인천공항이 공항버스와 KTX 등 전국과 연결되는 교통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어 내국인 북한 관광의 거점 역할을 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 대규모 물류단지를 보유하고 있어 북한에 수출입 항공물류를 지원하는 데도 적합한 것으로 판단했다. 인천공항은 지난해 기준 국제화물 물동량 세계 3위 공항이다.
북한과의 직항 항공로가 개설되면 남북 평화의 촉매제가 될 수 있다는 게 인천시의 설명이다. 동독과 서독은 통일 이전인 1970년대 직항 항공로 개설 협정을 맺어 교류를 활성화했고, 이는 통일의 기반이 됐다.
이번 조사는 남북 관계가 크게 개선됐을 경우를 가정해 이뤄졌다.
인천시 관계자는 "장기적 관점에서 진행한 이번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앞으로 어떤 것부터 추진해 나가야 할지 관련 부처 등과 논의할 계획"이라며 "세계 최고의 인천공항을 기반으로 남북이 세계와 협력, 소통하는 평화의 관문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공승배기자 ksb@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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