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조 경기지부 "A 유치원 교사 11명 상대로 원장이 폭언 등 갑질"
A 유치원 원장 "사실과 다르다" 반박
경기도교육청 "안양교육지원청 중심으로 조사 예정"

안양의 한 유치원 원장이 유치원 교사 11명에게 갑질을 했다는 신고가 들어와 교육 당국이 조사에 나섰다.

해당 유치원 교사들은 원장이 3개월가량 비민주적인 유치원 운영과 갑질을 했다고 주장했는데, 원장은 이 같은 주장에 대해 전혀 사실이 아니라며 관리자가 할 수 있는 업무 범위 내였다고 반박했다.

14일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경기지부(이하 전교조 경기지부)는 성명서를 내고 안양 A 유치원 교사 11명이 지난 3월부터 약 3개월 동안 A 유치원 원장 B씨로부터 갑질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전교조 경기지부가 밝힌 갑질 신고 내용을 보면 B씨는 교사와의 대화 시에 "막가파냐?" 등 격양된 말을 사용했고, B씨가 매일 복도를 순시하면서 교사의 교실 내 위치를 파악하고 지적하는 등 감시받는 듯한 느낌을 줬다고 전했다.

또한, 장학이라는 명목으로 학급교육과정 일괄 제출과 교실 환경에 지나친 개입 과정에서 교사들은 혼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으며 방과 후 과정에서 아동들에게 일회용 간식 접시를 사용해 간식을 제공했음에도 B씨는 학부모들에게 교사들이 접시를 사용하지 않고 아이들 간식을 제공했다는 사실과 다른 억지 주장을 펼치는 등의 권위적인 행동과 질책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에 전교조 경기지부는 "언제 어디에서 이뤄질지 모르는 원장의 질책과 폭언으로 인해 교사들은 유치원 출근 및 업무추진에서 극심한 불안과 정신적 스트레스를 호소하고 있다"며 "해당 유치원의 교사들은 원장에 대한 갑질 신고서를 오늘(14일) 경기도교육청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이어 "A 유치원 갑질 사안에 대해 정확한 조사와 함께 갑질 피해를 겪고 있는 교사를 지원하고 2차 가해를 예방해야 한다"며 "경기도교육청은 참여와 협력, 자치를 통한 민주적 유치원 문화 실현을 위해 A 유치원 원장의 갑질에 대해 철저히 조사해 처벌해야 한다. 또한, A 유치원뿐만 아니라 같은 어려움을 겪는 공립단설유치원 교사들을 위해 갑질 근절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반면 A 유치원 원장 B씨는 이 같은 주장을 강하게 반박하고 있다. B씨는 "지난 3월 유치원 원장으로 부임하면서 교사들과 간담회 자리까지 마련해 이야기를 나누고 '원장 문은 항상 열려 있으니 언제든 대화하자'고 말할 정도였는데, 권위적으로 말했다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며 "화장실을 갈 때 복도를 지나갈 수도 있고, 관리자인 원장이 복도를 다니면서 교실을 쳐다보지도 못하느냐, 감시한다는 것은 말도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교사들이 아이들에게 간식을 제공할 때 비닐이 있는 간식은 접시 없이 제공했고, 이 부분에 대해 학부모들이 우려할 수도 있는 것"이라면서 "지난 4일에도 면담을 한 후 스트레스가 너무 심해 오히려 2달간 병가를 내고 쉬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날 전교조 경기지부가 제출한 갑질 신고서를 받은 경기도교육청은 안양교육지원청에 해당 사건을 전달하고, 조사를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경기도교육청 관계자는 "유치원 담당인 안양교육지원청으로 신고 내용을 보내면, 안양교육지원청에서 조사팀을 꾸려 조사할 것"이라면서 "피해자가 많아 빠르게 사건이 조사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신현정기자 god@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