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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석준 목포대학교 도서문화연구원장
2021년 전국해양문화학자대회가 올해 11월 말 인천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2009년 목포에서 처음 시작한 전국해양문화학자대회가 어느덧 제11회 대회를 맞이하게 되었다. 전국해양문화학자대회는 원래 매년 7월 초에 개최해 왔는데, 이번 대회는 코로나19 팬데믹 현상의 지역사회 확산으로 사정이 여의치 않아 오는 11월26일부터 28일까지 2박 3일 동안 인천에서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병행하는 방식으로 열릴 예정이다.

2009년부터 2020년까지 지난 10년여 동안 매년 200명 이상의 도서·해양문화관련 학자들과 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여 학술발표와 토론의 장을 펼쳤다. 그동안 총 1천600편 이상의 논문이 발표되었고, 도서·해양문화 관련 주요 주제와 쟁점, 담론을 생산하고 유통하는 데 이바지했다.

전국해양문화학자대회는 도서·해양문화의 중요성 제고 및 가치를 재발견하고, 해양관련 전반의 다양한 학술 주제들에 대한 집중적인 논의를 통해 해양 및 도서의 위기 극복을 위한 정책 대안과 미래 발전전략을 제시하는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 왔다. 일정한 형식에 구애받지 않은 상태에서 참가자 전원이 각자 자유롭게 발표하고 토론하는 방식으로 참여하여 학술의 난장을 즐겼다. 이러한 성과는 도서·해양문화에 대한 사회적 인식과 실천을 확산하고 심화하는 데 기여했다는 점에서 높게 평가받을 만한 것이다.


인천을 둘러싼 접경지역 도서
상생발전과 평화정착 위한
실효성 있는 정책추진 위해선
市가 강화도부터 백령도까지
'물' 활용방법에 대한 질문 필요


이번 인천대회는 해양도시로서 인천의 가치를 재발견하고 인천 접경지역의 개발 및 보전정책을 가시화하며, 도서 관광자원에 대한 홍보를 확산하고 도서·해양에 대한 접근성을 개선하기 위한 지역 현안 정책들을 실현함으로써 접경지역 도서의 상생발전과 평화 정착에 기여할 목적과 취지로 개최될 예정이다. 이번 인천대회는 인천광역시와 한국연구재단의 후원 하에 인천연구원, 인천통일+센터, 인하대학교, (사)황해섬네트워크, 영남대학교 BK플러스사업단, (사)한국섬재단, 국립공원연구원,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국립목포대학교 도서문화연구원 등이 공동주최 및 주관하여 추진될 것이다.

이번 인천대회의 주제는 '접경지역 도서의 상생발전과 평화정착'이다. 접경지역 도서의 상생발전과 평화 정착을 위해선 섬과 바다에 대한 협소하고 편협한 근시안적 시각과 관점에서 벗어나 현실성 있는 중장기적 안목으로 도서·해양정책을 기획하고 실행하는 발상의 전환이 요구된다. 인천을 둘러싼 접경지역 도서의 상생발전과 평화 정착을 위한 실효성 있는 정책을 추진하기 위해선 인천시가 강화도부터 백령도까지 과연 '물'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라는 질문을 제기할 필요가 있다. 이는 접경지역 도서·해양 정책이 실제 효력을 발휘하여 현실성 있는 성과를 거두기 위해선, 섬과 바다를 아우르는 '물'의 역사와 문화, 철학, 지혜, 자연, 환경을 비롯한 인문학적, 사회과학적, 생태학적 가치와 의미에 대한 다각적이고 종합적인 관점과 시각이 절실히 필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접경지역에서 물은 섬과 바다 사이를 연결하는 고리 역할을 하지만 때로는 서로를 분리하여 구분하며 때로는 서로를 대립시켜 충돌시키는 변화를 추동하는 사물이자 문화이기도 하다. 이러한 특성과 의미를 지닌 물을 제대로 활용하기 위해선 물의 배치와 관리를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물의 활용을 위한 도서·해양정책에서 물의 배치와 관리는 주민 참여를 유도하는 하나의 사건이라는 점에서 중요한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물은 섬과 바다에 생기를 불어넣고 도서·해양정책에 주민 참여를 유도하는 생명력의 원천이자 생명 그 자체라고 할 수 있다.

이번 인천대회는 도서·해양 연구와 조사에 새로운 대전환의 이정표를 마련하는 좋은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많은 도서·해양문화 연구자와 전문가들이 이번 인천대회에 동참하여 매우 유익하고 풍성한 논의의 장을 마련해 줄 것으로 기대하며 향후 도서·해양문화학의 이론적, 방법론적 정립과 발전에도 크게 이바지할 수 있을 것이라 굳게 믿는다.

/홍석준 목포대학교 도서문화연구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