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중국에서 신생아의 두상을 예쁘게 교정해준다는 헬멧이 큰 인기를 끌었다. 교정용 헬멧 제작 업체들은 납작한 뒤통수를 가진 아기들에게 수 시간 머리에 씌우면 둥근 모양을 만들 수 있다고 주장했다. 전문 교정 헬멧은 우리나라 돈으로 약 500만원에 달했지만 열풍이 불었다. 그러나 전문가들이 사용 중지를 권고했다.
우리나라에서도 아기의 두상 교정치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두상이 비대칭인 경우 미용적인 부분 외에도 얼굴의 비대칭 등 건강 문제도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두상의 변형에는 머리의 좌우가 비대칭한 '사두증'이 있다. 일반적으로 좌우 길이 차이가 6~10㎜인 경우 치료가 권장된다.
'납작머리증'으로 알려진 '단두증'은 뒤통수가 납작하게 눌린 형태이다. 보통 두상 교정치료가 가능한 사두증과 단두증은 한 자세를 오래 유지해 일어나는 변형인 자세성 사두증과 단두증이다.
이렇게 변형된 두상을 교정할 경우 치료기인 생후 3~8개월 이후로는 두개골이 단단해져 효과가 떨어진다. 또 유아가 하루 23시간 교정모를 쓰고 있어야 하며 주기적으로 병원과 교정모 업체를 방문해야 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다.
이러한 번거로움을 줄이기 위해 병원의 진단을 받지 않고 교정모 업체를 통해 진료를 진행하는 경우도 있다.
좌우가 비대칭인 사두증·'납작머리증' 단두증 형태
생후 3~8개월 이후로는 두개골 단단해져 효과 떨어져
사경 등 심한 경우 다운증후군·뇌성마비 동반 될수도
하지만 일부 두상 비대칭의 경우는 다른 질환이 원인이거나 동반될 수 있어 전문의 진단이 반드시 필요하다. 정수진 한림대학교동탄성심병원 재활의학과 교수는 "같은 형태의 두상 이상이어도 병적인 문제로 발생하는 두상 이상의 경우 교정치료를 받으면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두개골 조기 유합증은 두개골을 이루는 뼈들이 너무 일찍, 불완전하게 닫히면서 비정상적인 모양의 머리를 만드는 희귀질환이다. 머리가 일찍 봉합되면 두개골 내 압력이 높아져 뇌 손상이 일어날 수 있고, 유전 관련 상담도 필요한 질환이다. 꼭 병원에 내원해 신체 검진과 단순 방사선 촬영 등을 진행해 감별과 진단을 받아야 한다.
사두증의 원인에는 목을 비스듬히 기울이는 현상, 근육의 이상으로 생기는 선천성 근성 사경이 대표적이다. 이처럼 두상 교정치료는 어떤 질환이 동반되는지에 따라 치료가 달라질 수 있다.
사경, 측경, 사두증, 단두증이 심한 경우 다운증후군, 자폐, 뇌성마비, 중도의 인지장애 등 신경 발달성 질환이 동반될 때가 있는데 이 경우 소아재활 전문의의 정확한 진단과 치료가 필요하다.
정 교수는 "사두증·단두증이 있어도 머리 둘레가 적절히 자라면 뇌의 발달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며 "다만 두상 교정을 받고자 하면 반드시 전문의에게서 두상 변형의 다른 원인이 있는지, 동반 질환이 있는지를 확인하고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구민주기자 kum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