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종합적인 밑그림 필요한 '송학동 역사산책공간'

인천시가 개항장 문화지구에 확보한 문화자원들을 활용할 밑그림이 허술하다. 인천시는 기존 역사자료관으로 쓰던 송학동 옛 시장관사(1900년께 건립 추정)를 복합 역사문화 공간 '인천시민愛집'으로 리모델링해 지난해 7월 시민에게 개방했다. 인천시민애집 양옆에 있는 근현대 건축물인 '이음1977'과 '소금창고 부지'도 iH(인천도시공사)와 인천시가 각각 매입하여 시민 개방을 준비하고 있다. 제물포구락부와 시장관사를 개방하여 시민의 공간으로 조성하려는 시도는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인천시가 이들 건축물과 제물포구락부, 자유공원 등을 묶어 '송학동 역사산책 공간'으로 명명했지만 정작 각각의 공간을 연계할 계획은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들 공간을 연계할 계획이 지지부진한 배경은 공간별 사업추진 주체가 각각 다르기 때문이다. '인천시민愛집'은 인천시 문화유산과가, '이음1977'은 iH(인천도시공사)가, 소금창고 부지는 시 재생콘텐츠과가 추진하고 있으며, 인근에 위치한 제물포구락부는 민간에 위탁하여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효과적인 협력이 이뤄지기 어려운 실정이다.

공간연계전략이나 통합운영에 대한 계획을 세우지 않고 기능중복은 물론 공공 재원을 투입한 사업이 유휴자원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도시공사가 근대문화자산 재생사업 1호로 매입한 '이음1977'의 활용계획도 분명하지 않다. 제물포구락부의 경우 다문화지대인 개항장 조계지를 원활하게 운영하기 위한 일본과 중국 서양 각국의 협력 행정기구의 성격을 지닌 공간이었으나 '사교클럽' 기능만 강조하고 있는 것도 문제다. 시민공모로 채택했다는 '인천시민愛집'이라는 시설 명칭도 적절치 못한 작명이라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인천시는 지속가능한 문화거점 공간으로 조성하겠다는 목표와 달리 민간사업자 위탁으로 휴게실이나 카페로 운영될 공산이 크고 개항장 문화지구 상권과의 충돌도 발생할 수 있다.



도시재생은 공간의 장소성에 기반하여 문화적 기능을 재활성화하는 전략이다. 송학동 역사산책 공간의 시설들 연계는 물론 개항장 일대 인천아트플랫폼 등 공공문화시설이나 민간 상권을 고려한 '거점 역할'이 중요한데, 이 같은 맥락적 구상이 보이지 않는다. 인천시는 문화유산의 역사 문화적 성격에 부합하는 재생계획을 세우고 각각의 공간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통합운영계획부터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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