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판매기로 중고차 사는 세상'… 국내 혁신 자동차 매매시설 수원서 나올까

전국 최대 수원 중고차 시장, 문화·체험 결합 복합매매단지 조성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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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중고차 플랫폼 업체 carvana의 자동차 자동판매기 매장 전경. /cavana 페이스북페이지

중고차를 단 10분 만에, 음료수 한 캔 뽑아 마시듯이 '자동 판매기'로 구매할 수 있을까. 차량의 사고·정비 이력 확인은 물론 내부까지 구석구석 살펴볼 수 있으면서 말이다. 모두 가능하다. 9년 전부터 이미 일어나고 있는 일이다. 'carvana'라는 중고차 플랫폼 업체가 현재 미국 14개 지역에서 가동 중인 '중고차 자동 판매기' 이야기다.

22년 전부터 운영되는 체험 바탕의 '자동차 테마파크'도 있다. 독일의 아우토슈타트(AUTOSTADT). 폭스바겐 계열사 브랜드 차량 1천여 대를 전시한 박물관과 홍보관, 교육관을 비롯한 300개 이상 관련 체험 시설물 등이 고객을 끌어 들인다.

내·외부 주차장에 전시된 중고차 등 차량을 매매사원(딜러)과 확인하고 매매상사 사무실이나 온라인 어플리케이션에서 계약서 작성해 구매하는 단순한 국내 방식의 거래와 달리 해외에선 오래전부터 편리하면서 다양하고 체험도 가능한 자동차 매매와 관련 시설이 운영되고 있다.

이 가운데 전국 최대 규모 중고차 시장인 수원에서 단순 차량 매매를 벗어나 카트레이싱 체험 등 다양한 복합시설까지 포함한 매매시설 조성 방안을 마련(4월 14일자 2면 보도=중고차 주차장 전락 서수원에 '복합매매단지' 실현 기대감)했다. 언젠가 한국에서도 해외 사례와 같은 혁신적 매매 수단이나 자동차를 활용한 문화·전시·교육 등 복합시설을 볼 수 있을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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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중고차 플랫폼 업체 carvana의 자동차 자동판매기 매장에서 차량을 구입한 고객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cavana 제공

■내외부·성능 모두 확인한 뒤 판매기서 구매



미국 애리조나주에 본사를 둔 중고차 플랫폼 업체 carvana는 현재 댈러스, 샌안토니오, 휴스턴, 잭슨빌, 라스베이거스, 오스틴 등 14개 지역(8개 주)에서 자동판매기로 고객들에게 중고차를 판다. 2013년 11월 첫 번째 버전을 시작으로 2015년엔 판매기를 완전 자동화한 '코인 작동 버전'을 테네시주 내슈빌에 개장한 뒤 매장을 점차 늘리고 있다.

구매자는 일단 온라인에서 디지털 트윈 기술을 활용한 VR(가상현실)로 차량 내부를 구석구석 살핀 뒤 주행거리는 물론 사고·정비 이력과 150가지 항목 검사 결과 등 차량 정보를 확인한다. 구매를 결정하면 14개 지역 자동판매기 중 한 곳에서 코인을 넣고 차량을 직접 받거나, 매장에 가지 않고도 자택 등 원하는 장소에 배송할 수 있다. 차량이 맘에 들지 않거나 구매 당시 조건과 틀리면 7일 내 100% 환불 가능하다.

판매용 중고차로 가득한 고층 건물의 자동판매기는 무인 운영되며, 이를 위해 일부 직원만 판매기와 연결된 단층 건물에 상주한다. 인건비는 최소화하면서 구매자가 접하는 차량 정보의 신뢰성, 편의성을 높이고 이를 기반으로 혁신적 매매 방식을 택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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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아우토슈타트(AUTOSTADT) 내 조성돼 있는 자동차 타워. /AUTOSTADT 홈페이지

■테마파크·제조공장 구경하고 신차 드라이브까지

독일의 아우토슈타트는 지난 2000년 6월 설립됐을 때부터 '자동차 체험 공간조성'을 목적으로 지어져 300개 넘는 체험 시설과 함께 다양한 자동차 관련 전시와 교육이 이뤄지고 있어 자동차 구매를 비롯한 여러 서비스를 제공한다. 독일의 제1 자동차도시 볼프스부르크 내 폭스바겐사 공장 근처에 있다.

폭스바겐 그룹이 단순 차량 출고장을 넘어 거대한 '자동차 테마파크'를 짓기로 지난 1994년부터 추진에 나서 약 6천240억을 투입해 6년여 만에 완공했다. 폭스바겐 계열사의 주요 자동차 브랜드가 전시된 박물관과 고객센터에서 차량 구매는 물론 커다란 제조 공장 내부도 견학할 수 있다.

총 1천여대 자동차가 전시된 15개 건축물엔 박물관은 물론 홍보관과 교육관 등 여러 분야가 공원 형태로 위치한다. 자동차의 디자인부터 50개 이상 브랜드 자동차들의 125년여 역사를 고스란히 전시 중인 '자이트하우스', 가족을 위한 공간으로 아이들과 이동성 주제를 탐구하고 직접 체험할 수 있으며 조각품과 교통학교, 어린이영화 관람, 요리학교 등이 있는 '콘체른포럼 피아자' 등이다.

신차를 시승해 볼 수 있는 공간과 자동차 드라이브 코스, 차량 출고 시에 직접 찾아갈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춘 '쿤덴센터', '아오스파아트' 등과 직접 자동차를 디자인하거나 어린이 면허증 취득을 통해 소형 미니카를 직접 운전할 수 있는 시설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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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오전 수원 권선행정타운 배후단지 부지 일부가 매매용 중고차로 가득차 있다. 2022.4.13 /김준석기자 joonsk@kyeongin.com

■국내 '단순 차량 확인 후 구매'… 수원에서 혁신 시작될까

단순히 전시된 차량을 눈으로 보고 현장이나 온라인에서 구매하는 국내의 매매 방식과 크게 다른 해외의 중고차 등 자동차 매매 또는 전시 방식이다. 매매뿐만 아니라 관련 문화나 체험 콘텐츠를 복합적으로 조성해 소비자 관심은 물론 보다 다양한 정보와 흥미를 제공하고 있다.

자동차 매매 시장을 바라보는 인식도 큰 차이를 나타낸다. 국내는 중고차 허위매물 등 인식에 관련 업계를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이 적지 않지만 해외 일부 자동차 매매 시장은 혁신적 거래 방식으로 소비자 관심을 끌거나 문화·체험 등을 복합 조성한 매매·전시 시설로 오히려 흥미를 유발한다.

전국 최대 규모인 수원 중고차 시장은 지난 2020년 초 SK V1 Motors, 도이치오토월드 등 대규모 중고차 복합매매단지가 들어선 뒤 거래량, 매매사원 등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이에 경기도자동차매매사업조합 수원지부 등 수원지역 중고차 업계는 추가 주차시설을 포함한 복합매매시설 조성과 더불어 지역특화발전특구 지정을 통한 정부의 지원 등으로 이전과 다른 복합매매단지 조성을 꿈꾸고 있다.

중고차 매매단지에 대한 인식 개선과 더불어 그동안 만나볼 수 없었던 새로운 매매 방식이나 문화·체험 등을 결합한 복합매매시설을 국내에서도 만나볼 날이 올 수 있을지 기대된다.

/김준석기자 joonsk@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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