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2만여권 책 보유한 '장서가' 윤길수씨

"인천에만 있는 근대문학관, 한국 랜드마크 자격 충분"

윤길수 장서가
자신의 서재에서 포즈를 취한 윤길수씨. /윤길수씨 제공

"책 방은 나의 평생학교였고, 책방에 꽂혀있는 책은 나의 신앙이자, 종교였습니다"

인천문화재단이 운영하는 한국근대문학관에서 '어느 장서가의 이야기' 라는 주제로 다음 달 4일부터 6월 15일까지 6차례 강좌에 나서는 장서가 윤길수(70)씨는 "곧 인천시민을 만난다는 생각에 가슴이 설레고 흥분된다"고 소감을 말했다.

지난 27일 윤씨와 이야기를 나눴다. 윤씨는 "제 개인적인 이야기가 참석하시는 분들에게 전해져 각자의 일상에서도 스스로 행복을 찾아가는 계기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한글로 된 책의 역사는 100여년에 불과
문화유산 보존하는 문학관 매우 큰 의미


윤씨는 우리나라 최초의 근대 서적인 유길준의 '서유견문'(1895)을 비롯한 우리나라 첫 등록문화재로 지정된 김소월 시집 '진달래꽃'(중앙서림본, 1925) 초판본, 한용운의 '님의 침묵'(1926) 초판본 등을 소유하고 있는 장서가다.



장서규모는 2만여권. 한국 근현대문학으로 범위를 좁히면 박물관이나 국립도서관 등 공공기관이 보유한 장서도 그가 갖춘 장서와 비교하면 보잘 것 없는 수준이다.

최근에는 책 수집에 얽힌 이야기를 담은 '운명, 책을 탐하다'(궁리)라는 책을 펴내기도 했다. 중학생이던 1958년부터 책을 모으기 시작해 지금도 매일 책을 한 권이상 산다.

윤씨는 다른 곳에서도 강연 요청이 많이 들어왔지만, 모두 고사했다. 그러나 한국근대문학관의 요청은 수락해 강좌를 진행하게 됐다.

"한국근대문학관과의 인연 때문에 이번 요청은 거절할 수 없었습니다.오직 인천에만 있는 근대문학관의 요청을 거절할 수 있겠습니까"

내달 4일부터 인천시민 대상 6차례 강좌
1958년부터 수집한 이야기 등 전달 예정


윤씨는 우리나라 유일의 근대문학관인 '한국근대문학관'에 애정이 많다. 근대문학관을 만든 인천시의 노력도 높게 보고 있다.

윤씨는 자신이 보유한 장서를 절대 집 밖으로 내보내지 않는다는 원칙을 지키고 있는데, 이 원칙을 깬 것도 2018년 한국근대문학관의 요청 때문이었다. 당시 윤씨는 '진달래꽃'과 '님의 침묵' 초판본을 인천시민을 비롯한 많은 이들이 볼 수 있도록 대여했다.

윤씨는 "많은 인천시민이 한국근대문학관을 아끼고 사랑을 쏟아야 할 이유는 차고 넘친다"고 강조했다.

그는 "세종대왕이 창제한 한글은 세계적 문화유산인데, 한글로 된 책의 역사는 100여 년에 불과하다"면서 "한글로 된 민족의 문화유산을 수집하고 보존하고 시민을 위해 활용하고 있는 문학관은 단순한 문학관이 아니다. 인천의 랜드마크가 될 수 있도록 시민들이 아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2년 뒤 서울에 한국문학관이 생기는데, 한국근대문학관은 지난 10년 가까이 축적한 '노하우'가 많다"면서 "인천의 자산인 한국근대문학관이 선점하고 있는 권리를 더 확장하고 인천시가 더 지원한다면 인천을 넘어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랜드마크가 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덧붙였다.

/김성호기자 ksh96@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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