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원에 거주하는 직장인 A(29)씨는 퇴근하면 편의점부터 들린다. 품귀 열풍의 주역인 '포켓몬빵'을 구매할 수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서다. 최근엔 인스타그램 피드에서 우연히 접한 '고길동에일'도 함께 찾고 있다.
A씨는 "어린 시절을 떠올릴 수 있는 제품들이 요즘 많이 출시돼 반갑게 느껴진다"며 "얼른 찾아 인스타에 올려 자랑하고 싶다"고 말했다.
SPC삼립이 쏘아 올린 '포켓몬빵' 열풍(5월10일자 12면 보도=포켓몬빵, 여전히 '하늘의 별 따기'… 허니버터칩 기록 넘어설까)이 유통가의 '추억 마케팅'으로 이어지는 모습이다. 새로운 소비 트렌드로 떠오른 MZ세대의 향수를 자극하는 제품이 잇따라 출시되고 있다.
둘리 고길동 모티브 맥주 출시
전원일기 콜라보 이동막걸리도
2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수제맥주 스타트업 더쎄를라잇브루잉은 '고길동에일'을 지난 13일 출시했다.
추억의 만화 '아기공룡 둘리'에 등장하는 고길동을 모티브로 한 맥주다. 현재 남양주에 소재한 공장에서 생산 중이다. 고길동은 재평가를 받는 만화 캐릭터 중 하나다. 당시 '아기공룡 둘리' 시청자였던 어린이들이 어느덧 어른이 되면서 과거엔 미처 몰랐던 고길동의 인간적인 면모를 뒤늦게 알게 된다는 평이다.
팬들은 물론 '아기공룡 둘리' 원작자인 김수정 작가도 "고길동이 불쌍하게 느껴진다면 어른이 된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이런 점 때문인지 SNS엔 고길동에일 관련 게시물이 속속 올라오는 등 입소문을 타는 모양새다.
더쎄를라잇브루잉 관계자는 "힘든 일과를 보낸 '어른이'들이 힐링할 수 있게 만든 맥주"라며 "고길동의 마음을 이해하게 된 3040세대뿐 아니라 MZ세대에도 색다른 즐거움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MZ세대는 물론 중장년층의 향수를 자극하는 제품도 출시되고 있다. 풀무원식품은 2000년대 초중반을 강타한 '싸이월드'와 협업해 '풀무원과 일촌했떡볶이'를 선보였다.

탁주제조업체 이동주조1957은 MBC드라마 '전원일기'와 콜라보한 '전원일기 이동 막걸리'를 출시했다.
/윤혜경기자 hyegyung@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