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동네 탄소중립

[통큰기획-우리동네 탄소중립·(上)] 플라스틱·비닐·고철… 대기오염 악화시키는 '쓰레기 불청객'

기후위기에도 자원회수 제자리
입력 2022-08-16 20:52 수정 2022-08-29 09:24
지면 아이콘 지면 2022-08-17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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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에서 쓰레기를 덜 만들고, 분리수거를 기준에 맞게 해야 하는 이유는 기후변화를 가속화시키는 오염물질 배출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버린 생활쓰레기는 보통 자원회수시설이란 이름의 소각장에 모여 한꺼번에 태워지는데, 소각장에서 연소되는 생활쓰레기는 t당 온실가스 0.54tCO2eq(이산화탄소 환산량)를 배출한다.

경인일보 취재팀은 수원시 전역에서 발생한 생활쓰레기가 한데 모여 소각되는 자원회수시설을 직접 방문해 쓰레기 반입부터 연소돼 처리되는 전 과정을 둘러봤다.
아무렇게나 버린 쓰레기가 만든 문제들

지난 8일 오후 수원시 자원회수시설에 반입된 종량제 봉투가 저장조에 쌓여 있는 모습은 가히 '쓰레기 산'이었다. 쓰레기가 쌓인 높이는 15m, 무게의 합만 2천t에 달했다.

그 위로 사람 크기만한 집게 5개가 달린 '버켓'이 굉음을 내며 움직였다. 한 번에 7.5t 가량의 오물을 집어올릴 수 있는 버켓은 하루 최대 100t가량 몰려드는 쓰레기를 제때 태우기 위해 24시간 쉴 틈 없이 작동했다.
자원회수시설은 시내 모든 일반쓰레기들이 모여 소각되는 곳이다. 소각 과정에서 발생한 가스는 대기오염물질을 여과하여 배출하고, 잔열을 활용해 주민편의시설의 에너지원으로 공급하는 등 환경오염이 최소화되도록 쓰레기를 처리한다. 동네 곳곳에서 수거된 쓰레기들은 한데 모여 최대 용량 4천500t인 이곳 쓰레기 저장조에 쌓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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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일 오후 수원시 자원회수시설 저장조에서 관계자가 대형 크레인으로 시내에서 수거된 일반쓰레기를 소각하기 위해 옮기고 있다. 2022.8.8 /이지훈기자 jhlee@kyeongin.com


저장조 관리실로 들어서자 한 작업자가 마치 인형뽑기를 하듯 유리벽 너머 거대한 크레인을 조종하고 있었다. 크레인은 저장조에 모인 수백t의 오물을 다시 한번 뒤섞고 분류하는 숙성 작업을 한다.

반입된 지 얼마 안 된 쓰레기는 음식물 등 수분기를 머금고 잔재물이 섞여 있어 곧바로 연소될 수 없기 때문에, 한편에서 일정 기간 다져지고 방치되는 숙성 과정을 거쳐야만 소각로로 던져질 수 있다.

종량제 봉투속 재활용 숨어들어와
연소시 '질소산화물' 등 수치 상승

문제는 종량제 봉투에 섞여 들어오는 재활용쓰레기들이다. 육안으로도 저장조 곳곳에는 이곳에 있어선 안 될 플라스틱과 폐비닐 등이 쉽게 눈에 띄었다.



다만 재활용 쓰레기라고 하더라도 거대한 저장조에 들어온 이상 일일이 다시 빼내는 건 불가능하다. 결국 다른 일반쓰레기와 함께 태워지는데, 이는 연소과정에서 '질소산화물(NOx)' 등 대기오염을 악화시키는 물질을 배출한다.

시설 관계자는 "오염물질은 사후 정화 작업을 거쳐 법정 기준에 맞춰 배출하고 있지만, 이 과정에서 또 다른 화학물질을 사용하게 되고, 처리 비용이 늘어난다"면서 "근본적으로 반입되는 플라스틱과 비닐의 양이 줄어야 한다"고 했다.

시설은 현재 대기오염물질 배출량을 법정 기준치 이하로 유지하며, 배출 현황을 홈페이지를 통해 매일 공지하고 있다.

저장조 불청객은 이뿐만이 아니다. 이곳 시설 전시관에는 최대 1천200도의 불길에도 소각되지 않아 까맣게 형태만 남은 보온병, 주방 도구 등이 공개돼 있는데, 이 같은 고철쓰레기는 소각로 내부에 과도하게 축적되면 시설 고장의 원인이 된다.

실제로 3년 전에는 공사장에서 쓰일 법한 두꺼운 쇠사슬 덩어리가 일반쓰레기와 함께 반입돼 소각로가 고장이 나 시설 전체를 잠시 멈춘 적도 있었다고 한다.

개인의 선택은 변화를 만든다
시설은 최근 2년 전부터 코로나로 인한 비대면 문화가 확산하면서 쓰레기 반입량이 치솟아 고역을 겪었다. 지난 2018년과 2019년 해마다 평균 16만여t을 기록했던 쓰레기 반입량이 코로나가 널리 퍼지기 시작한 2020년 17만1천334t으로 급증했다. → 그래픽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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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염물질 수치도 덩달아 상승했다. 2019년 평균 27.32PPM을 기록한 질소산화물 수치는 매달 상승해 2020년 5월엔 32.60PPM을 기록하기도 했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급증한 배달용기 등 일회용품, 이른바 '코로나 쓰레기'가 아무렇게나 버려진 현실이 수치로도 드러난 셈이다.
수원시, 표본검사 강화 반입량 감량
"개개인의 작은 변화가 모여 성과"

이에 수원시와 시설 측은 지난해부터 '샘플링(표본 검사)' 사업을 강화해 쓰레기 반입량 감량에 나섰다. 수거된 종량제 봉투 중 일부를 뜯어 수분 함수량이 50% 이상이거나 재활용품이 5% 이상 섞여 있는 등 소각 기준을 위반하는 봉투를 발견하면, 해당 구역에 최대 한 달 동안 '생활쓰레기 반입 정지' 처분을 내렸다.

그 결과 지난해 쓰레기 반입량은 15만8천254t으로 예년보다 1만3천t가량 줄었고, 연평균 질소산화물 수치도 7.97PPM 감소한 16.91PPM을 기록하는 등의 성과가 나타나기도 했다.

시설 외부 단체 견학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안정미 환경에너지솔루션 홍보실장은 "내가 버린 쓰레기들이 어떻게 처리되고 환경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이해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면서 "'종량제 봉투값을 지불했으니 어떻게 버려도 괜찮다'는 식의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런 생각을 가진 개개인의 작은 변화가 모여 오염물질을 줄이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배재흥·수습 김산기자 jhb@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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