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세버스기사 A씨는 잇단 행사 취소에 운송료는커녕 계약금도 받지 못했다. 지난달 29일 발생한 이태원 압사 사고로 정부가 오는 5일 자정까지를 국가애도기간으로 선포하면서 대부분의 행사가 취소됐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이후 첫 사회적 거리두기 없는 단풍 시즌이지만 단 한 건의 운송도 진행되지 못했다. 수원에서 꽃집을 운영하는 B씨는 단풍 성수기를 앞두고 평소보다 3배 가량 많은 꽃을 준비했지만 국가애도기간이라 부득이 행사가 취소된 사례가 많아 폐기해야할 처지에 놓였다.
최악의 이태원 압사 사고 이후 정부가 국가애도기간을 선포하면서 전국 지자체와 기업 등이 계획하고 있던 행사를 줄줄이 취소하는 가운데 코로나19 침체기를 벗어나 매출 회복에 기대감이 컸던 소상공인들의 수심이 깊어지고 있다.
道생활체육대축전 폐막식 등 지자체·기업 행사 전면 취소·연기
꽃집, 단풍 성수기 물량 폐기할 판… 전세버스도 어려움 토로
1일 경기도와 지자체에 따르면 도내 시군의 행사나 축제가 전면 취소되거나 연기됐다. 대표적으로 경기도생활체육대축전 폐막식, 용인시 보정동 카페거리 핼러윈 축제, 시흥시 거북썸축제, 동두천시 DDC 핼러윈거리 예술 축제 등이 취소됐다. 지역 소상공인들은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수년간 코로나19로 매출이 급감했고, 최근 치솟는 물가와 원자잿값 급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가을 행사의 취소로 매출 증대의 희망이 사라져서다.
B씨는 "코로나 19로 그동안 축제다운 축제가 열리지 않았는데 이번 행사 취소로 1년 중 가장 큰 가을 단풍축제의 혜택이 또다시 사라졌다. 미리 발주해놓은 많은 물량을 어떻게 소진할지도 걱정"이라고 하소연했다.
문제는 국가애도기간 이후에도 축제·행사 등의 취소가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는 것이다. 애도기간은 공식적으로 5일 자정까지지만 애도기간이 끝나더라도 지자체가 선뜻 행사 일정을 잡기엔 부담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자칫 행사 취소 행렬이 장기화될 경우 소상공인들의 피해는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으로 보인다.
전국전세버스운송사업조합연합회 관계자는 "코로나 이후 3년간 운송의 80%가 중단됐다. 가을 성수기를 통해 한해 매출을 올려야 하는데 모든 게 제동이 걸렸다. 수년간 세월호, 메르스, 사드, 코로나 등 한해도 좋았던 기억이 없다. 이런 분위기가 장기화되면 모든 전세버스 기사들이 어려움에 처할 것"이라고 답답한 마음을 토로했다.
/서승택기자 taxi22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