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제조업체들의 스마트공장 도입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해 이를 정책적으로 지원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인천연구원은 최근 '인천시 지능형 기술 기반 제조 현황 및 미래 전략' 보고서에서 "인천시는 지난 7년간 스마트공장 보급 지원사업을 통해 양적 확대를 이어왔으나, 이를 생산공정에 적용해 제조 혁신을 이루는 부분은 취약하다"고 분석했다.

스마트공장이란 인공지능(AI), 빅데이터, 사물인터넷(IoT) 등 디지털 기술이 생산 설비와 결합한 공장을 의미한다. AI 학습시스템이 적용된 제조장비가 생산과정에서 산출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스스로 판단해 제품을 만들어내는 게 스마트공장의 궁극적 목표다.

국내에서는 2014년부터 중소·중견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정부가 보급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인천테크노파크에 따르면 올해까지 스마트공장이 보급된 인천 지역 공장은 총 1천622개소로, 인천시에 등록된 1만2천개 공장의 13.5%에 해당한다.

이 가운데 1천132개 공장은 기초 단계 보급사업을 마친 상태다. 기초 단계는 제조업 공정 과정에서 발생한 데이터를 수집하는 수준이다. 스마트공장이 기업 생산성을 끌어올리려면 수집된 데이터를 분석해 최적의 공정 조건을 만드는 고도화 단계에 들어서야 한다.  

 

그러나 현재까지 고도화에 도달한 인천 지역 공장은 200여 곳에 그치고 있으며, 다수의 기초 단계 기업들이 데이터 이용 방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고 인천연구원은 분석했다.

인천연구원 '…미래 전략' 보고서
올해까지 1132곳 기초 단계 완료
타 지자체 비해 공급 업체도 부족

고도화 단계에 진입하려면 데이터 분석 역량이 필요하지만, 중소기업에서 이를 전담할 인력을 구성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이 때문에 스마트공장 기술을 개발하는 업체가 제조업체와 협업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스마트공장 시스템을 공급하는 인천지역 업체는 다른 지역에 비해 부족하다. 스마트공장 공급 업체는 올해 기준 전국에 1천900여 개사가 등록돼 있는데, 인천은 89개가 위치해 전체의 4.7%로 나타났다. 서울(601개)과 경기(415개)는 물론 부산(146개), 대구(116개), 경남(166개) 등과 비교해도 적은 편이다.

게다가 데이터를 수집하는 시스템인 MES(Manufacturing Execution System)만 제공하는 업체가 51개로 가장 많다. 고도화 단계에 필요한 데이터 분석 및 적용 시스템을 개발하는 기업은 빅데이터 분야 3개, IoT 분야 1개 등 소수에 그치고 있다.

따라서 보급 중심의 지원에서 벗어나 제조 데이터를 적용하고 확산하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온다.

보고서를 작성한 인천연구원 최태림 연구위원은 "스마트 제조 기술이 현장에 접목되려면 실질적인 시험과 적용 과정이 요구된다"며 "스마트 기술을 분석하고 실증할 수 있는 거점 시설을 인천에 마련해 제조업체와 공급업체 간 네트워크를 형성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한달수기자 dal@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