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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인중개사무소 밀집상가. 기사내용과는 관련 없음. /경인일보DB

27일 수원시 인계동. 한때 대형 프랜차이즈 커피숍이 있던 곳에 '임대' 딱지가 붙었다.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상가에도 얼마 전까진 카페가 있었지만 급매물로 나온 상태다. 자영업자들을 괴롭게 하던 거리두기는 사라졌지만, 고물가 상황으로 소비자들의 구매력이 약화된데다 임대료마저 높아 버티지 못한 채 하나 둘 짐을 빼는 상가들이 늘어나는 추세다. 이날 현재 네이버 부동산을 통해 확인할 수 있는 인계동 상가 매물만 2천120개다.

그나마 오피스는 사정이 좀 나은 편이다. 코로나19 사태 속 비대면 거래 활성화로 이커머스 업종 등에 뛰어드는 1인 사업체가 늘어나면서 소규모 섹션오피스 수요가 증가했는데 인계동도 예외는 아니다. 인계동 상권 내 비어있던 땅에 최근 몇년 새 오피스 건물이 하나 둘 들어선 점도 이런 흐름과 무관치 않다. 준공을 앞둔 인계동의 한 건물은 전체 15층 중 10층 정도를 섹션 오피스로 채우기도 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한 해 고물가·고금리 등으로 상업용부동산 임대에 대한 투자 매력도가 상대적으로 낮아진 가운데, 오피스는 일반 상가에 비해 투자 수익률이 비교적 좋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인계동의 오피스 투자 수익률이 비교적 높은 편이었다.

작년 상가보다 투자수익 좋아… 수익률 8.43%
올해는 찬바람 가능성… 공실률 갈수록 높아져


전국적으로는 오피스 투자 수익률이 평균 6.7% 정도였는데, 인계동은 8.43%를 기록했다. 도내 핵심 상권들과 비교해도 지난해 인계동의 오피스 투자 수익률은 좋은 편이었다. 한국부동산원의 부동산 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도내 핵심 상권인 분당역세권, 인계동, 일산라페스타, 평촌 범계 모두 부동산 경기가 얼어붙으면서 오피스 투자 수익률이 분기마다 꾸준히 하락했다. 그런 와중에 일산라페스타는 지난해 1분기 투자 수익률이 2%였지만 4분기엔 1.11%까지 내려간 반면, 인계동은 2.33%에서 1.78%로 하락폭이 비교적 작았다.

이는 인계동이 수원시는 물론, 경기도 내에서도 단일 읍·면·동 기준 사업체 수가 손 꼽을 정도로 많은 곳이라는 점과 맞닿아있다. 지난 2021년 말 기준 인계동의 사업체 수는 9천411개, 종사자 수는 4만9천849명이다. 지하철 역이 있어 교통 접근성이 좋고 주요 관공서와 대기업, 금융기관들이 가까운 점이 긍정적 요소다.

다만 고금리 상황이 지속되면서 올해는 지난해와 분위기가 달라질 수 있다는 게 업계 얘기다. 실제로 한국부동산원 부동산 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도내 핵심 상권 4곳 중 인계동만 오피스 공실률이 시간이 갈수록 높아졌다. 분당역세권의 경우 지난해 1분기엔 오피스 공실률이 7%였지만 4분기엔 4.2%로 낮아진 가운데, 인계동은 1분기엔 0.9%에 불과했지만 4분기엔 4.1%까지 올랐다.

수원시 팔달구의 한 부동산 관계자는 "인계동 오피스에 대한 입주 수요가 꾸준히 있어서 지난해엔 투자 수익률이 괜찮은 편이었는데 올해는 그렇지 않을 것 같다. 오피스 매물이 지금 많은 편인데 이제 그만큼 입주 수요가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귀띔했다.

/강기정기자 kangg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