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9일 대학생 A씨는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아르바이트 홍보 글을 보고선 호기심이 생겼다. 게시글에 적힌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에 들어가니 초대 코드와 함께 '시XX톡'이란 채팅 사이트에 가입하란 답변이 왔다. 대화하면서 상대방이 보내는 코인을 모아 현금으로 환전하는 방식으로 운영되는 사이트였다.
상대방 보내는 코인모아 현금 환전
"환전하려면 돈 내고 등급 올려야"
그러나 사이트측 이유 대며 미루기만
곧바로 채팅을 시작한 A씨는 상대방이 요구한 대로 사진을 보내자 바로 2천 코인을 받았다. 그렇게 A씨는 반나절 만에 500만 코인을 순식간에 모았다. 현금 500만원에 해당하는 코인을 현금으로 바꾸려 했지만, 이때부터 고객센터는 온갖 이유를 대며 환전을 거부했다.
특히 "환전하려면 (돈을 내고)등급을 올려야 한다. 이 돈은 나중에 환전할 때 한꺼번에 돌려줄 것"이라며 A씨를 현혹했다. 언젠간 한꺼번에 환급받을 거라 믿었던 A씨는 총 10차례에 걸쳐 1천500만원을 보냈으나, 환전은 이뤄지지 않았다.
신종 피싱 방식인 '시XX톡'은 단순히 금전을 갈취하는데 그치지 않고 성 착취로 볼 수 있는 행위도 일삼고 있어 디지털 성범죄 문제로까지 비화했다.

또 다른 피해자인 20대 여성 B씨는 시XX톡 관계자로 추정되는 사람에게 신체 사진 유포 협박을 받고 있다. 채팅 중 얼굴이 노출된 탓이다. 이 관계자는 앞서 B씨에게 초대 코드를 보냈던 인물이다. B씨도 마찬가지로 코인 환전을 빌미로 고객센터에 200만원을 입금한 상황이었다. 뒤늦게 사기임을 인지한 B씨가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하자 협박이 시작됐다.
대화 상대도 아닌 관계자
채팅내용 모니터링해 사진 모은 것
B씨는 "사진을 보냈던 건 1:1로 채팅하던 상대 남성이다. 그런데 무서운 점은 대화 상대방이 아닌 추천 코드를 보낸 관계자가 이 사진을 갖고 협박을 한다는 거다. 채팅 내용을 모니터링하면서 사진을 수집했다는 증거"라고 토로했다.
B씨가 사진 삭제를 요구하자 관계자는 "고객님이 나중에 다시 신고할 수도 있다"며 삭제 비용을 추가로 요구했고 "(돈을 입금 못 하면) 사진을 트위터, 네이버 카페에 올려 드리겠다"고 겁박했다.
'시XX톡'은 사이트 차단이 이뤄지지 않은 실정이라 추가 피해자가 나올 수 있는 상황이다. 현재 A씨는 사기 혐의로 경찰에 사건을 접수한 상황이나, B씨는 신체 사진 유포와 증거물 제출 등으로 발생할 2차 가해 우려에 신고를 망설이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는 수사기관과 전문 상담 기관에 재빨리 도움을 요청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유혜연기자 pi@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