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팔도명물

[新팔도명물] 빨간 볼, 떨리던 그리움들이… 노란 봄, 설레는 기다림으로

입력 2023-02-22 19:29 수정 2023-02-22 21:51
지면 아이콘 지면 2023-02-23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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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팔도 약재상들이 탐내는 구례 산수유는 전국 생산량의 70% 이상을 차지한다. 눈 덮인 지리산 산골에서 붉게 알알이 잘 영근 산수유 열매. /구례군 제공

지난해 말 구례군 '국가공인 1호 치유농업사'가 된 강승호(60) '지리산과 하나되기' 대표는 말 그대로 지리산 정기(精氣)와 하나 되기 위해 산수유 농사를 택했다.

지난 2010년 구례에 자리 잡은 그는 산동면 위안리에서 3천306㎡ 규모 산수유 농장을 꾸리고 있다. 산수유는 해발이 높고, 나무 수령이 많고, 계곡을 끼고 자라야 과피가 두꺼운 좋은 열매를 얻을 수 있다.

강 대표가 '지리산 서리맞은 산수유' 재배를 고집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는 한겨울 눈 속에서 영하 20도의 날씨를 버텨내고 응달에서 말린 산수유를 가장 좋은 품질로 친다.

# 지리산 정기 가득 품은 '구례 산수유'
한겨울 눈속 영하 20도 날씨 버틴 고품질
선상지·구릉지 최적의 조건 갖춘 재배지
전국 팔도 약재상들이 탐내는 약용 열매


구례 산수유는 전국 생산량의 70% 이상을 차지한다. 3월이면 284.2㏊ 면적에 12만주의 산수유나무가 구례 곳곳을 노랗게 물들인다. 구례 농민들의 삶의 기반이 돼온 산수유농업은 지난 2014년 6월 국가중요농업유산(제3호)으로 지정됐다.



앞서 2008년에는 농림축산식품부의 '지리적 표시' 보호를 받기 시작했고, 구례군은 2011년 산수유산업특구로 선정됐다. 구례지역 전체 농가 4천74가구 가운데 4가구 중 1가구꼴(23.1%)인 940가구는 산수유나무를 키우고 있다. 지난해 건피 162t을 생산해 28억8천100만원 매출액을 올렸다.

구례에서 가장 북쪽 끝에 있는 산동면은 지역을 대표하는 산수유 주산지이다. 전체 면적 1만130㏊의 82.8%에 달하는 8천390㏊가 임야로 구성됐다.

경작지가 부족한 산간 주민들이 생계를 유지하기 위한 수단으로 산수유를 재배한 것이 '국내 최대 산수유 군락지'로 성장한 발단이 됐다.

평지와 산지의 지형을 모두 닮은 선상지와 구릉지는 산수유 재배 최적의 조건을 갖췄다.

구례 산수유는 전국 팔도 약재상들이 탐내는 약용 열매다. 머리에 떠올리기만 해도 입에 침이 고이는 붉은 열매 산수유는 유기산과 배당체, 비타민A 등을 함유하고 있다.

예로부터 간과 신장 기능을 좋게 하고 방광 기능 보호, 여성 질환에 좋은 열매로 알려져 있다. 특유의 떫은맛과 신맛이 나는 이 열매는 여름철에는 탈진을 예방하고 신체기능을 정상적으로 조절하는 효능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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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번째 '구례 산수유꽃 축제'가 다음 달 11일부터 19일까지 열리며 4년 만에 상춘객을 맞이한다. 지난해 봄 노란 꽃물결이 일어난 구례군 산동면 산수유 군락지 일대 모습. /구례군 제공

# 포근한 황금빛 축제 '구례 산수유꽃'
내달 11~19일 산동면 일대 4년 만에 행사
개막일 장민호·김산옥 등 인기가수 공연
꽃길 걷기 체험행사… 안전 대비도 철저


봄꽃 가운데 가장 먼저 피는 것으로 알려진 산수유꽃이 다음 달 구례 산골 마을 곳곳을 황금빛으로 물들인다.

전국 상춘객의 꾸준한 사랑을 받아온 '구례 산수유꽃 축제'가 오는 3월11일부터 19일까지 산동면 지리산 온천 관광지와 산수유 군락지 마을 일원에서 진행된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무려 4년 만에 열리는 축제다. '영원 불변의 사랑'을 담은 산수유 꽃말과 어울리게 축제 주제는 '영원한 사랑을 찾아서'로 정했다. 구례군은 축제 기간 공연과 체험, 판매전 등 40여 개 행사를 알차게 마련했다. 올해는 예년보다 인파가 더 몰릴 것으로 예상해 교통과 안전 대책에 중점을 뒀다.

본격적인 축제 행사는 개막일 오후 6시부터 열린다. 개막 공연에는 TV 경연 '미스터트롯'으로 이름을 알린 트로트 가수 장민호가 출연한다. 구례 출신으로, TV 경연 '조선판스타'에서 우승을 거둔 가수 김산옥과 트로트 가수 박해신, 구례 대표 가수 이정옥도 같은 무대에 오른다.

식전 공연에서는 구례 합창단과 원촌초등학교 어린이 합창단이 산수유 대표 노래인 '구례의 산수유'를 부른다. 지난해 전남도 무형문화재로 등록된 '호남여성농악'의 흥겨운 무대도 이어진다. 이외 지역 청소년과 청년들이 기획하고 펼치는 '우리동네 버스커' 공연과 '렛츠디스코', 국가무형문화재 농악공연 등도 관객을 만난다.

구례를 찾은 어린이 가족 방문객들이 편하게 관람할 수 있도록 '키즈데이'와 '휴 쉼터' 등도 조성했다. 어린이 관객을 위한 마술 공연과 비눗방울 놀이 등도 다채롭게 마련했다.

이번 산수유꽃 축제의 대표 체험 행사로는 '산수유 열매 까기 대회'가 있다. 산수유 씨와 과육을 분리하는 방식으로, 우수 참여자에게는 기념품을 준다.

행사 기간 진행하는 '산수유꽃길 걷기'는 모두 3개 주제로 구성했다. 가족이 함께 걷기 좋은 '산수유패밀리웍'과 일상에서 걷기를 실천하자는 취지의 '산수유꽃길-지구를 위한 작은 발걸음', 무장애 걷기 길로 마련한 '러브앤힐링로드' 등이 있다. 모바일 앱 '워크온'을 통한 걷기 도전 행사와 주변 관광지를 들러 도장을 찍어오면 기념품을 주는 '모바일 스탬프 투어'도 진행한다.

/광주일보=백희준·이진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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