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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헌수 전략인재연구원장·교수 |
국내 몇 대형 PEF사는 최근 몇 년간 안전한 투자처를 못 찾아 유동성이 넘치면서 대신 큰 호황을 누렸지만, 인플레이션에 대응하고자 큰 규모의 금리 인상이 자금경색과 불안전성으로 또 경기침체와 물가 상승으로 급반전하면서 당분간 PEF의 투자를 우려스럽게 전망하는 이도 있다. 한편 국내 PEF 운용사는 그동안 주로 내국인만을 대상으로 하였지만 앞으로는 해외 기관으로부터도 자금을 모아 포트폴리오의 역량을 더 높여야만 된다는 목소리도 있다.
투자은행 업계에선 IMM PE가
'마이너스 손' 전락했다는 소식과
기업사냥꾼도 당했다는 것을 보면
시황 잘 직시하고 위험 고려해야
과거 론스타 분쟁 남의 얘기 아냐
최근 PEF는 기관전용펀드 약정액 규모가 5년 만에 두 배가 넘게 불어나 125조원을 넘었다는 소식도 있다. PEF가 기대 이상의 수익을 내면서 돈이 크게 몰리고, PEF는 더 큰 딜을 함께하면서 기업에겐 구조재편의 선순환이 이뤄지고 있다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이어 PEF 운용사들이 연합군을 형성해 지방금융지주사에 지분을 넓혀 공동으로 인수하려는 방안도 뚜렷해지고 있다. 이렇게 된다면 보수적인 투자와 함께 영역의 확장은 물론 장차 국내 외국계 은행의 인수 타진이나 기존 5대 금융지주사에도 과점주주로서 금융 판세를 흔들어 대는 '메기'의 효과도 우려스러우면서 한편에서는 발전적 동기라 보는 이도 있다.
이 시장에서는 미국계 PEF 론스타가 2003년 8월 외환은행을 1조3천834억원에 사들인 후 2012년 하나은행에 되팔면서 4조7천억원 규모의 시세차익으로 '먹튀'한 악몽의 사례를 들 수 있다. 당시 외환은행을 금산분리에 저촉되는 산업자본으로 헐값에 인수하고 매각하면서, 석연치 않은 차익을 남기고 사회적 책임 경영 부분을 소홀히 한 사모펀드 투자에 대한 트라우마가 투자자들의 머릿속에 각인돼 부정적 이미지를 쉽게 지울 수 없다. 또 PEF들의 지방은행 인수에 대해 앞선 사례처럼 금산분리법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금산분리 원칙에 의거 국내 PEF들은 금융당국의 개별 금융사에 대한 규제 준수와 함께 PEF 운용사 자체에 대해서도 금융감독원의 정밀한 감독을 받고 있다는 현 실정에서 동일인 지분 '10% 룰'이 관건이다.
PEF는 실망스러움이 있었음에도 기업의 구조재편에 기여한 바는 크다. PEF가 기업 고유의 발전적 재무구조에 실질적 개선 보다는 지나칠 정도의 단기 차익만을 위하거나 재무구조의 기준지표가 미달함에도 배당에만 선 고려를 최우선시한다면 이 업이 오히려 역기능적일 수도 있다. 재무구조 개선에 미달하면 주주배당을 아예 금지하는 제도보완도 필요하다. 그래야만 PEF가 자본시장에 순기능을 위한 건전한 육성과 발전에도 다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결론적으로 PEF의 투자는 기업 재무구조 개선에 순기능만이 있을 것이라 오판하면 안 된다. 최근 투자은행 업계에서는 IMM PE(프라이빗에쿼티)가 '미다스 손'에서 '마이너스 손'으로 전락했다는 소식과 기업사냥꾼 칼 아이칸도 사냥을 당했다는 미국발 소식를 보면, 시황을 잘 직시하고 위험도 충분히 고려해야 된다. 대형 PEF는 기준금리 인상 등 시장의 분위기가 급반직하하면서 마땅한 투자처가 불확실해지는 상황이다. PEF 시장에 과거 론스타의 국제투자분쟁(ISDS) 사례는 남의 얘기가 아니다.
/김헌수 전략인재연구원장·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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