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역 '아기유니콘' 기업 숫자가 비수도권 광역시보다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인천에서 스타트업을 시작해도 규모가 커지면 서울·경기로 이동하기 때문인데, 유출을 막으려면 안정적으로 사업을 이어갈 수 있는 생태계를 마련하는 게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소벤처기업부 산하 창업진흥원이 공개한 국내 아기유니콘 기업 현황을 분석한 결과, 인천지역 아기유니콘 기업은 5개로 집계됐다. 이는 전국 아기유니콘 기업 251개사의 2%에 불과한 것으로 서울(149개), 경기(51개)는 물론 대전(8개), 부산(6개)보다도 적다. 전체 아기유니콘 기업의 80%가 쏠려 있는 수도권에서 인천은 소외된 상황이다.
아기유니콘이란 기업 가치 1천억원 미만 비상장 기업을 뜻한다. 중소벤처기업부는 2020년부터 '아기유니콘 200 육성사업'을 진행하고 있는데, 업력 7년 이내·20억원 이상 100억원 미만의 투자 실적을 올린 적이 있는 스타트업을 선정해 기업 가치 1천억원 이상의 기업으로 육성하고 있다.
아기유니콘으로 선정된 기업은 특별보증 50억원, 정책자금 최대 100억원, 연구개발자금 20억원 등의 지원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정부 공인을 받은 만큼 업계에서도 성장 가능성이 높은 스타트업으로 평가받는다.
2%에 불과… 대전 보다도 적어
창업 예비단계 지원에만 머물러
서울·경기行… 협업·인력 등 필요
인천지역 아기유니콘 기업이 비수도권 못지않게 부족한 것은 서울·경기로의 유출이 계속되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창업 공간과 자금 지원 등 스타트업 육성 정책이 창업 예비·초기 단계 기업들을 지원하는 데 집중된 탓에 규모가 커진 스타트업이 인천에서 사업을 이어갈 유인책을 제공하지 못한다는 게 이유다.
스타트업 IPO(기업상장) 업계 관계자는 "예비 또는 초기 단계 스타트업 지원사업은 인천지역이 잘돼 있다"면서도 "스타트업이 계속 머무를 만한 생태계가 없으니 떠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했다.
스타트업 생태계를 조성하려면 예산·공간 지원 외에 다양한 환경이 마련돼야 한다는 게 업계와 전문가 설명이다. 스타트업 전문 투자사, 연구개발 과정에서 협력할 업체 등 스타트업과 협업하고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환경이 갖춰져야 하고, 인력을 채용하기 위한 지원책도 동반돼야 한다는 의미다.
인천연구원 강동준 연구위원은 "스타트업이 인천에 정착해 성장하려면 투자사와의 정보 공유는 물론이고 회계나 마케팅, 시제품 제작 등 경영에 도움을 받을 수 있는 협력업체들이 주변에 있어야 한다"며 "인천은 생태계 형성 측면에서 아직 부족한 편"이라고 했다.
/한달수기자 dal@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