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프마켓 근대건축물 '역사적 가치' 캔다

입력 2023-07-12 21:33
지면 아이콘 지면 2023-07-13 3면

인천시가 일제강점기 등을 거쳐 다양한 근대건축물이 남아있는 부평 미군기지 '캠프 마켓' 내 시설물의 역사적 가치를 조사하기로 했다. 이번 인천시 조사 대상 시설물에는 토양 오염 정화를 위해 철거 방침이 정해졌으나, 지역 시민사회 반발로 철거 여부가 법원 판단에 맡겨진 일본 육군 조병창(군수공장) 병원 건물도 포함됐다.

인천시는 12일 캠프 마켓 A·B·D구역(총면적 44만㎡) 내 시설물을 조사·연구하는 용역 수행업체를 선정하기 위한 공고를 냈다. 인천시는 우선 용역 수행업체를 선정하고 캠프 마켓 D구역(22만9천㎡)의 반환 절차가 마무리될 것으로 전망되는 올해 하반기 중 조사를 시작할 계획이다.

인천시는 캠프 마켓의 과거와 현재를 조사하는 기록화 사업의 하나로 이번 용역을 추진한다. 인천시는 이번 조사로 캠프 마켓 관련 자료를 수집해 시설물의 보존, 복원, 재현, 개·보수 등에 활용하고, 가상현실(VR)·증강현실(AR)·메타버스 등을 접목한 전시를 기획하는 방안을 찾겠다는 방침이다.  


조병창 철거 여부 법원 판단 앞둬
인천시, 반환 시점 올 하반기 조사


조사 대상은 캠프 마켓 4개 구역 가운데 이미 인천시로 반환된 A구역(1개동)과 B구역(7개동), 미반환된 D구역(71개동)의 전체 시설물이다. 인천시는 일제강점기 근대건축물로 보존 가치가 높은 27개동에 대한 실측과 함께 보수·증축 내역 등 세부 사항을 확인하고, 건축물 원형의 변화상을 정밀하게 조사할 예정이다.



인천시는 조사 대상으로 B구역 내 조병창 병원 건물을 포함했다. 국방부와 인천시는 오염 정화와 시민 안전 등을 이유로 조병창 병원 건물을 철거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지역 시민단체는 지난 3월 국방부를 상대로 조병창 병원 건물 철거 중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이 건물 철거는 현재 중단된 상태로, 철거 여부는 법원 판단으로 결정될 전망이다.

인천시는 지난 2021년에도 조병창 병원 건물의 내부·외부 현황, 도면, 건축 특성, 용도 등을 조사하는 기록화 작업을 했다. 당시 조사에 참여한 자문위원들은 연구 보고서에서 '조병창 병원 건물은 일제강점기에 이어 냉전시대 미군이 사용하면서 한국 근현대사를 조명하는 유산'이라고 명시했다. '건물 초창기 추정 복원안을 포함해 변천 과정을 알 수 있도록 단계별 도면 정리가 필요하다'고도 했다.

27개동 실측 보수·증축내역 확인
변천과정 단계별 도면 정리 판단


인천시는 조병창 병원 건물을 두고 다양한 논의가 이어지는 만큼 더욱 면밀하게 해당 건물의 역사·문화적 가치를 살필 필요가 있다는 판단이다.

인천시 관계자는 "조병창 병원 건물을 둘러싼 이슈가 있는 상황에서 기존 연구에서 부족한 내용은 더 보완하고 최대한 다양한 자료를 수집하겠다는 취지의 조사"라며 "캠프 마켓 공원화 방안을 수립하는 마스터플랜과도 연계해 추후 시설물 활용 방안도 찾겠다"고 했다.

기록화는 철거와 보존에 상관없이 진행해야 하는 작업이지만, 사안의 본질(철거·보전 갈등)은 좀처럼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특히 기록화 작업은 철거를 염두에 두고 진행하는 경우가 많아 갈등을 키울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인천 지역사회에서는 조병창 병원 건물이 가진 역사적 의미를 살려 존치해야 한다는 주장과 시민에게 돌려줄 미군기지 내 환경오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철거해야 한다는 주장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조병창 병원 건물이 갈등의 핵심에 있는 이유는 D구역 시설물 등 캠프 마켓 내 나머지 근대건축물들의 철거 및 보존 결정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박현주기자 phj@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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