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9일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과 관련한 소환 조사를 위해 검찰에 출석하면서 "정치 검찰을 악용해 조작과 공작을 하더라도 진실을 영원히 가릴 수 없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이날 수원지방검찰청 주변에 운집한 보수·진보 시민단체 등 500여 명의 인파를 뚫고 수원지검 입구 앞에서 약 3분 간 미리 준비한 회견문을 읽은 뒤 청사 내로 들어섰다.

이 대표는 검찰 소환 조사에 앞서 자신을 위해 찾아와 준 더불어민주당 소속 국회의원들과 잠시 악수를 하는 등 인사를 나눈 뒤 청사로 향했다. 그는 약식 회견에서 윤석열 정부를 향해 "국정 방향을 전면 전환하고 쇄신해야 한다. 국민께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수원지검 출입 앞두고 회견문 준비
'쌍방울 대북송금' 대해선 언급 없어

이재명 대표 수원지검 출석 (10)
쌍방울 그룹의 대북송금 의혹과 관련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9일 오전 수원지방검찰청에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2023.9.9 /최은성기자 ces7198@kyeongin.com

그러면서 "화무십일홍이라 했다. 권력이 강하고 영원할 것 같지만 잠시뿐. 국민을 두려워하지 않는 정권은 반드시 심판받았다는 것이 역사고 진리"라며 "정치검찰을 악용해서 조작과 공작을 해 잠시 숨기고 왜곡할 순 있겠지만 진실을 영원히 가릴 순 없다"고 주장했다.

다만 이 대표는 정작 이날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 조사를 앞둔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에 대해선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한편 이날 수원시 영통구 하동에 위치한 수원지검 청사 주변엔 이 대표의 검찰 조사를 앞두고 여러 진보·보수 단체에서 약 500 명의 인파가 몰려 혼란을 빚었다. 이에 경찰은 7개 중대 500여 명의 인력을 투입해 일대를 통제하고 집회 소음 등을 관리했지만 이 대표가 도착하기 이전부터 각 진영 단체 간 마찰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재명출석
9일 오전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피의자로 조사를 받기 위해 수원지방검찰청사를 찾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차량에서 내려 청사로 향하고 있다. /김지원 수습기자

수원지검은 이 대표를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피의자 신분으로 이날 조사할 예정이다. 이 사건은 이 대표가 경기도지사 시절 도지사 방북 추진 과정에서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김성태 전 쌍방울 그룹 회장에게 북한이 요구한 방북 비용 300만 달러를 대납하도록 요청했다는 의혹이 골자다.

이에 대해 검찰은 이 대표가 방북비 대납 과정에서 관여했다고 보고 제3자뇌물죄를 적용해 피의자로 입건했다.

/김준석기자·한규준 수습기자·김지원 수습기자 joonsk@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