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서현1
지난 10일 서울 강서구 메이필드 호텔에서 열린 2023~2024 KOVO 여자 신인선수 드래프트에서 최서현은 1라운드 6순위로 현대건설에 지명되면서 본격적인 프로 생활을 시작하게 됐다. 최서현은 한봄고의 세터로 활약하며 2023 춘계 전국중고배구연맹전에서 세터상을 수상했다. 2023.9.10 /최서현 선수 제공

"같은 팀이라는 게 좋으면서도 믿어지지 않아요. 언니들을 백업할 수 있도록 실력을 키울 거예요."

여자배구 명문 한봄고의 중심을 지키던 든든한 '맏언니 세터' 최서현(18·175.8㎝)은 지난 11일부터 '병아리 세터'로 돌아갔다. 프로배구 수원 현대건설에 입단하면서 본격적인 합숙 훈련을 시작한 것. 최서현의 들뜬 목소리에는 신입생 특유의 긴장감이 섞인 작은 떨림이 묻어났다.

지난 10일 서울 강서구 메이필드 호텔에서 열린 2023~2024 KOVO 여자 신인선수 드래프트에서 최서현은 1라운드 6순위로 현대건설에 지명되면서 본격적인 프로생활을 시작하게 됐다.

그는 "현대건설에는 이미 뛰어난 세터 선수들이 세 명이나 있어서 나는 절대 안 되겠구나 라고 생각했었다"며 "세터 포지션에 내 이름이 불렸을 때 굉장히 얼떨떨하면서도 영광스러웠다"고 회상했다.

이제 막 훈련 첫 주에 돌입한 최서현은 의외로 한봄고 배구부에 있을 때와 생활패턴은 크게 다르지 않다고 이야기한다. 그는 "아침밥 먹고 좀 쉬었다가 오전 운동하고, 점심 먹고 쉬었다가 오후 운동과 야간 운동을 한다"며 "늘 하던 대로 운동량을 유지하면서도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신경 쓴다"고 말했다.

입단 첫 주… 약점 보완에 신경
"기억에 오래 남는 선수되고파"


세터 포지션 중 유독 큰 키를 자랑하는 최서현은 점프력이 좋아 위에 있는 공을 처리하는 데 유리하다. 반면 볼 밑을 재빠르게 찾아들어 가지 못하는 점은 스스로도 인지하고 있는 보완해야 할 부분이다.

세터가 흔들리면 팀도 위태로워지기에 최서현은 약점을 어떻게든 고치려 한다. 그는 "세터는 팀을 운영하는 것이기에 가운데서 중심을 잘 잡아주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배구는 세터놀음'이라는 표현은 이제 너무도 유명한 말이지만, 최서현은 늘 이 점을 유념하면서 훈련에 임하고 있다.

최서현이 세터 포지션을 하게 된 데는 어머니의 역할이 컸다. 그의 어머니는 한국배구연맹의 기남이 심판위원이다. 다른 포지션에 비해 수명이 길뿐더러, 치열한 공격 싸움보다는 중심을 잡는 역할이 딸에게 맞을 거라는 판단이었다. 그렇게 초등학교 3학년 겨울방학 때부터 본격적으로 배구공을 잡은 최서현은 쭉 세터를 맡고 있다.

최서현은 김다인 선수 이야기를 할 때만은 설렘을 내비쳤다. 현대건설 세터 김다인은 최서현의 오랜 롤모델이다. 최서현은 존경하는 선수와 같은 팀에 있게 된 만큼, 현대건설에서 활약하면서 기억에 오래 남을 선수가 되고 싶다는 당찬 포부를 드러냈다.

"선망하던 선배 선수들과 같은 팀에서 훈련하게 돼 더 긴장하면서 하게 되는 것 같아요. 좋은 경기를 선보여 사람들의 기억에 각인되는 그런 선수가 되고 싶어요."

/유혜연기자 pi@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