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중 외교 갈등으로 번진 '베팅 발언' 파동을 일으켰던 싱하이밍(사진) 주한 중국대사가 19일 인천에서 "양국 우정을 돈독히 쌓길 바란다"며 밀착 행보를 보여 눈길을 끌었다.
싱하이밍 중국대사는 이날 인천 연수구 송도컨벤시아 프리미어볼룸에서 인천시와 주한 중국대사관이 함께 개최한 '2023 인차이나포럼 국제콘퍼런스'에 참석해 "인천과 중국은 바다를 사이에 두고 있는 도시로 닭의 울음소리가 들릴 정도로 가깝다"며 "지방정부 교류와 우호도시 협력은 한중 관계에서 중요하다"고 축사했다.
싱하이밍 대사는 "특히 올해는 인천시와 톈진시 자매결연 30주년"이라며 "양국이 이념의 울타리를 깨고 밀접하게 연결돼 문화 교류 등 공동 발전을 위해 노력하길 바란다"고 했다. 이어 "미래에도 중국은 한국과 함께 (1992년) 수교 당시 초심을 간직하면서 중한 관계를 발전시키고, 양국 국민에게 이득이 되는 역내 평화와 안정을 추구할 것"이라고 했다.
한국어에 능통한 싱하이밍 대사는 이날 축사에 앞서 "한국어로 (축사를) 해도 되지만, 톈진시 대표단이 왔으니 중국어로 하겠다"고 농담을 건네거나, 유정복 인천시장과 함께 행사장을 돌며 간단하게 통역도 해주는 등 친근감을 표현했다.
송도 '인차이나포럼 콘퍼런스' 참석
"지방정부 교류 한중관계서 중요"
외교갈등에 '화해의 제스처' 쏠린눈
싱하이밍 대사는 지난 6월8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만난 자리에서 "현재 중국의 패배에 베팅하는 이들이 나중에 반드시 후회한다"고 발언하면서 한중 양국이 각각 대사를 초치하는 등 외교 갈등이 불거지기도 했다.
한중 관계가 급랭하게 된 강경 발언을 내세웠던 싱하이밍 대사가 인천에 와선 한중이 밀착해야 한다는 일종의 '화해의 제스처'를 꺼낸 것이다. 최근 북한과 러시아가 정상회담을 갖는 등 밀월 관계를 이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이날 싱하이밍 대사의 축사 내용에 더욱 관심이 쏠린다.
유정복 인천시장은 "한중 관계가 다소 어색할 때가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지방정부 입장에선 오직 지역의 미래만 생각하고 두 지역의 상호 발전만 생각해야 한다"며 "한중 관계가 더 나은 새로운 미래로 가도록 인천시가 주도하겠다"고 말했다. → 관련기사 3면(톈진, 고위급 교류 강화 제안 '손 내민 중국')
/박경호기자 pkh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