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르포] 영종초등학교 450m 앞에도 유해시설

막을 수 없는 '청정 하늘(영종하늘도시)' 성인PC방 난립
입력 2023-09-19 20:07 수정 2023-09-19 20:11
지면 아이콘 지면 2023-09-20 6면
19일 오전 인천시 중구 영종하늘도시 중심상가의 한 성인 PC방 앞으로 어린 학생들이 줄지어 지나가고 있다. 2023.9.19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19일 오전 인천시 중구 영종하늘도시 중심상가의 한 성인 PC방 앞으로 어린 학생들이 줄지어 지나가고 있다. 2023.9.19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아이 키우기 좋은 청정 구역이었는데….
19일 오전 10시30분께 인천 중구 영종하늘도시 한 상가. 대단지 아파트와 가까워 인근 주민들이 자주 찾는 한 상가 외부에는 주사위와 코인 등의 이미지가 그려진 시트지가 붙어 있었다. '바둑이' '맞고' '포커' 등의 글씨가 외부에 적혀 있는 것을 보면 '성인PC방'임을 짐작할 수 있다.

바로 건너편 상가에는 키즈카페, 음악학원, 영어학원 등 어린이와 청소년이 이용하는 시설·기관들이 입점해 있다. 인근 건물 1층에는 화려한 외관의 성인PC방이 무인 아이스크림 가게 옆에 자리하고 있었다. 도로 맞은편에는 체육공원이 있어 여러 명의 아이가 이곳을 지났다. 이 가게는 영종초등학교와 불과 450m 정도밖에 떨어지지 않은 곳에 있다.

최근 영종하늘도시 중심상가 곳곳에 성인PC방이 자리 잡으면서 학부모들의 걱정이 커지고 있다. 이곳은 대단지 아파트와 학원이 밀집해 있어 청소년들이 걸어서 이동하는 경우가 많다.



주민 박모(48)씨는 "3개월 전부터 중심상가에 이런 가게(성인PC방)가 많아졌다"며 "아이가 아직 어려 다행이지만, 중·고등학생들이 호기심에 사행성 게임을 접하게 될까 걱정이 된다"고 했다.

초등학교 2학년 아이를 키운다는 김모(44)씨는 "중심상가에 유해시설이 없어 아이 키우기 좋은 청정 구역이라고 이곳 엄마들끼리 이야기하곤 했는데 갑작스럽게 많아졌다"며 "아이들이 학교나 학원에 가려고 길을 나서면 무조건 이 거리를 지나야 하는데, 단속이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인근 상가 키즈카페·학원 등 입점
학부모들 "사행성 게임 노출 우려"
관련법상 영업 제재 방법은 전무

학부모들의 걱정이 커지고 있지만, 이 일대 성인PC방의 영업을 막을 방법은 사실상 없다. 성인PC방은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상에 따로 분류된 업종이 아니다 보니 일반 PC방처럼 담당 지자체에 등록만 하면 영업할 수 있다.

업주가 청소년이 이용 불가한 성인용 게임만 운영하고 성인만 출입하게 할 경우 성인PC방이라고 편의상 지칭할 뿐이다. 청소년 이용이 불가능한 게임을 청소년에게 제공하거나 게임에서 얻은 포인트 등을 현금으로 환전하는 현장을 잡지 않으면 영업 사실만으로는 단속하기 어렵다.

학교 경계로부터 직선거리 200m인 '교육환경보호구역'에선 게임제공업, 사행행위영업 등이 금지된다. 하지만 영종하늘도시에 생긴 성인PC방들은 인근 학교와 직선거리로 200m 이상 떨어져 있어 불법적 시설이 아니다.

중구청 도시행정과 관계자는 "관련 민원이 계속해서 접수되고 있다"며 "조만간 사행성을 조장하는 외관 문구와 이미지 등을 단속·정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백효은기자 100@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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