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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점 1주년을 맞아 무인양품 동탄점이 23~24일 '제2회 빵 페스티벌'을 진행한 가운데 지난 23일 제품을 일찌감치 완판한 매장이 비어있다. 2023.9.23 /강기정기자 kanggj@kyeongin.com

지난 23일 오후 무인양품 동탄점 앞엔 고소한 냄새가 가득했다. 16개의 빵 판매대엔 저마다 매우 긴 줄이 늘어서있었다. 몇몇 비어있는 매장엔 '준비한 물량이 모두 소진됐습니다.'라는 팻말이 붙어있었다. 동탄점이 개점 1주년을 기념해 실시한 '제2회 빵 페스티벌' 모습이었다.

무인양품 동탄점은 매 주말마다 동탄 일대 빵집들과 협업해 '이주의 빵집' 코너를 진행한다. 이번 제2회 빵 페스티벌에 참가한 16개 점포는 모두 '이주의 빵집'을 통해 무인양품 동탄점 내에서 빵을 선보였던 곳들이다. 동네 작은 빵집이라 잘 알려져있진 않아도 빵맛만큼은 일품인 곳들이 대부분이다. 무인양품 관계자들이 발로 뛰며 발굴해낸 이들 빵집은 '이주의 빵집' 참여로 가게 홍보 효과를 톡톡히 봤다고 입을 모았다. '이주의 빵집' 참여 이후 전국적 유명세를 탄 빵집들도 더러 있다.

제2회 빵 페스티벌 현장에서 만난 한 빵집 관계자는 "지난달에 '이주의 빵집'에 참여했었는데 그 이후 '무인양품 갔을 때 봤다'면서 매장으로 온 분들도 있었다. 무인양품 권유로 '이주의 빵집'에 참여했었는데 홍보 효과가 있던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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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24일 무인양품 동탄점이 개점 1주년을 맞아 '제2회 빵 페스티벌'을 진행한 가운데, 빵을 구매하기 위해 많은 소비자들이 줄 서있다./무인양품 제공

동탄점은 무인양품이 국내에선 처음으로 '지역 주민들과 함께 만들어가는 매장'을 표방한 점포다. 이 때문에 무인양품 안팎에서 지역 소상공인, 농부들이 직접 기르고 만든 제품을 판매하는 '이주의 빵집', '연결되는 시장' 등을 매 주말 진행하는 한편 주민들이 참여하는 플리마켓 등도 실시해왔다. 개점 1주년 행사 기간인 이날 역시 지역 내 아이들이 선보이는 댄스 행사가 점포 내에서 열리기도 했다.

지역과 소통, 상생하기 위한 동탄점의 1년간의 노력은 지역 전반에서 무인양품의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일로 이어졌다. 지난 7월 문을 연 고양점 역시 지역 소상공인·농부들과 상생하는 '연결되는 시장'을 진행하는 한편 고양 화훼농가들과 협업해 점포 내에서 지역에서 생산한 꽃을 판매하고 있는데, 이는 동탄점의 성과가 바탕이 된 것이다.

무인양품 관계자는 "단순히 제품을 판매하는 공간을 넘어 지역 주민들의 일상에 녹아드는 공간을 만들기 위해 고민을 거듭했다. '무인양품에서 이런 일도 하느냐'라는 반응이 많이 있었다. 그런 과정이 1년간 쌓이면서 무인양품을 잘 알지 못했던 소비자들도 인지하게 될 수 있었던 것 같다"며 "이런 활동을 통해 지역 소상공인들이 성장해가는 것을 지켜보는 일도 매우 보람있는 일이다. 동탄을 비롯해, 다른 매장에서도 어떤 방향으로 그 지역과 소통하고 상생할 수 있을지 지속적으로 고민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개점 1주년 제2회 빵 페스티벌 개최
16개 점포 '이주의 빵집' 참가… 매진 행렬
무인양품, 지역 상생의 대표적 사례

플리마켓·연결되는 시장 등 소통 늘려
소개되지 않은 빵집 발견… 주인들도 '만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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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점 1주년을 맞아 무인양품 동탄점이 지난 23일 오후 4시 점포 내에서 아이들의 댄스 행사를 선보였다. 많은 관람객들이 아이들의 율동을 지켜보고 있다./무인양품 제공

■동탄점 '지역 상생' 1년의 노력… 관계자들의 쉴 새 없는 노력 뒷받침

동탄점이 지난 1년간 지역과 꾸준히 호흡할 수 있었던 데는 무인양품 직원들의 숨은 노력이 있다. 추석·설을 제외하면 매 주말 점포 내에서 진행되는 '이주의 빵집' 등도 직원들이 직접 발로 뛴 결과물이다. 출점할 빵집을 찾기 위해 매주 동탄 곳곳을 부지런히 누비면서 빵을 맛보고 직접 출점을 제안한다. 지난 23일 '제2회 빵 페스티벌'에 참가한 한 빵집 관계자는 "저희 빵집이 그렇게 크지도 않고 사실 엄청 유명한 곳도 아닌데 무인양품에서 어떻게 알았는지 출점을 먼저 제안해왔다. 지역과 상생하고 소상공인들의 판로를 개척한다는 취지가 좋게 느껴져서 '이주의 빵집'에 참여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무인양품 관계자는 "매주 빠지지 않고 동탄에 와서 출점할 빵집을 찾고 있다. 빵집에서 출점 요청을 해오는 게 아니라 저희가 모두 발굴한다. 이미 너무 유명해진 곳보다는 새로 문을 열거나, 빵이 맛있는데 아직 유명세를 타지 않은 곳이거나, 접근성이 좋지 않아 소비자들이 많이 찾기 어려운 가게 등을 유심히 살핀다"며 "'이주의 빵집' 행사 등이 끝나면 참여했던 가게에 좋았던 점과 개선해야 할 점을 꼭 물어본다. 각 가게에서도 그동안엔 한정된 공간, 지역에서만 소비자들의 반응을 볼 수 있었다면 이곳은 각지에서 온 소비자들의 반응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어, 그런 점이 향후 운영에도 도움이 된다고들 한다"고 말했다.

부지런히 지역 곳곳을 다니고 '연결되는 시장' 등의 준비를 위해 지역 소상공인, 농부, 작가들을 쉴새 없이 만나다 보니 자연스레 지역에 대한 관심도 높아진다는 게 무인양품 관계자의 설명이다. 무인양품 관계자는 "1주년을 맞아 준비한 여러 행사들도 지역 주민들과 생산자들이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들로 기획했다. 많은 분들이 호응해줬는데 노력들이 헛되지 않은 것 같아 기쁘다. 기존 매장, 또 앞으로 문을 열 다른 매장에서도 어떻게 지역과 함께 해나갈 수 있을지 고민하고 발로 뛸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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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인양품 동탄점의 개점 1주년 이벤트를 알리는 팻말. 2023.9.23 /강기정기자 kanggj@kyeongin.com

/강기정기자 kangg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