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차 문의인지, 민원 창구인지… 장애인 콜택시 '벼랑끝 상담사'

입력 2023-10-26 19:58 수정 2024-02-06 16:23
지면 아이콘 지면 2023-10-27 4면

인천교통공사에서 '장애인 콜택시' 상담사로 일하는 A씨는 '악성' 민원에 시달려 불안과 우울 증세가 생겼다. 한 민원인은 장애인 콜택시 배차가 되지 않는다며 매일 아침마다 전화해 폭언을 퍼붓는다고 한다. A씨는 "배차를 해주지 않으면 찾아가겠다고 협박하거나, 왜 배차가 늦었는지 메일로 정리해 보내라고 하는 등 민원인의 괴롭힘이 반복되고 있다"고 토로했다.

인천교통공사 교통약자지원센터에 근무 중인 상담사는 A씨를 포함해 23명이다. 상담사들은 자신에게 이 민원인의 전화가 걸려올까 봐 매일 노심초사하고 있다. 그는 인천시청에 상담사의 응대 태도가 좋지 않다는 민원까지 넣은 적이 있다.

A씨는 "악성 민원에 상담사를 보호할 수 있는 장치가 사실상 없다"며 "인천시가 인천교통공사에 이런 민원이 발생하지 않도록 상담사 응대 교육을 하라는 지침을 내렸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인천교통공사 교통약자지원센터
1명이 하루 500건 화장실도 참아


인천교통공사는 상담사가 폭언 등을 들었을 경우 바로 휴식할 수 있도록 하고 있지만 쏟아지는 콜택시 신청 전화에 바쁠 동료들을 생각하면 마음 편히 쉬지도 못한다. A씨는 "배차 콜이 얼마나 밀렸는지 사무실 모니터에 빨간색으로 숫자가 뜬다"며 "특히 근무 인원이 적은 시간대에 내가 휴식을 취하면 동료들에게 전화가 몰리게 돼 자리를 비울 수 없다"고 하소연했다.



인천교통공사 교통약자지원센터는 주중 하루 평균 16.5명, 주말과 공휴일엔 하루 평균 13.5명이 근무하고 있다. 상담사들은 지난 8월 기준 하루 평균 3천349건의 콜택시 이용 신청을 받고 배차를 도왔다. 여기에 장애인 콜택시 이용 방법을 문의하는 전화, 늦은 배차 시간에 항의하는 전화 등을 포함하면 상담사가 실제 받는 전화 건수는 더 많다.

화장실에 갈 시간을 내기도 빠듯하다. 상담사 B씨는 "많을 땐 한 사람이 하루 500건까지 전화를 받을 때도 있다. 화장실도 배차 콜 수를 확인하고 여유로울 때만 간다"며 "상담사 증원과 실효성 있는 상담사 보호 방안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폭언·괴롭힘에 불안·우울증까지
"인력 증원·보호방안 필요" 목청

26일 인천시의회를 찾은 상담사들은 건설교통위원회 소속 유승분(국·연수구3) 의원과 만나 처우 개선을 요청했다. 유 의원은 "인천시의회, 인천시, 장애인단체가 참여하는 교통약자 이동지원 차량 운영협의회가 오는 30일 열릴 예정"이라며 "이 자리에서 상담사 인원 부족 등에 대한 해결 방안을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백효은기자 100@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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