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옴니킨!' 킨볼로 하나된 아시아 6개국… "킨볼 친구들과 함께해 뜻깊어"

입력 2023-11-05 10:19 수정 2024-02-12 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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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 오전 오산 오색문화체육센터에서 열린 킨볼 아시안컵·오픈 코리아 2023에서 한국팀을 응원하는 시민들이 소고와 태극기를 들고 선수들에게 환호를 보내고 있다. 2023.11.4 /유혜연기자 pi@kyeongin.com

"옴니킨, 블루!"

일본(블루)을 향해 구호를 외친 킨볼 한국 여자 국가대표팀(기리)이 서브를 날렸다. 배구공의 10배가량 크기인 킨볼이 두둥실 떠올라 재빠르게 허공을 가로질렀다. 일본 선수가 수비하려고 발을 뻗어봤지만 공은 바닥에 떨어졌다. 공격에 성공한 한국은 물론 중국(노아)의 점수판에도 1점이 올라갔다.

지난 4일 오전 11시께 오산 오색문화체육센터에서는 킨볼 아시안 오픈 여자 예선전이 한창이었다. 지름 1.22m, 약 0.9㎏ 큰 공으로 즐기는 뉴스포츠 킨볼은 세 개 팀이 동시에 경기를 펼치는 등 독특한 규칙을 자랑한다. 각 팀은 파란색(bleu·블루), 회색(gris·기리), 검은색(noir·노아) 중 하나를 배정받는데, 가장 점수가 높은 1위 팀은 3위 팀을 공격할 수 없다.



플레이가 시작되면 공격에 나선 팀은 '옴니킨'이란 구호와 함께 공격할 팀의 색상을 프랑스어로 외치면 된다. 만약 '옴니킨 노아(검은색)'를 외치고 공을 타격한 뒤 노아 팀이 수비에 실패하면, 노아를 제외한 나머지 색상의 팀(블루·기리)이 득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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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 오전 오산 오색문화체육센터에서 열린 킨볼 아시안컵·오픈 코리아 2023에 출전한 일본팀이 부채를 들고 자국 팀을 응원하고 있다. 2023.11.4 /유혜연기자 pi@kyeongin.com

예선전에서 한국 여자 국가대표팀은 중국에 더해 킨볼 강국, 일본을 상대했다. 한국의 홈그라운드인 만큼 응원 열기가 편중될 거란 예상과 달리, 일본도 만만치 않은 응원전을 펼쳤다. 응원석이 있는 2층에서는 소고와 부채가 경합을 벌였다.

태극마크가 그려진 소고를 들고 연신 '대한민국'을 외치던 김모(30대)씨는 "킨볼 선수에는 현직 교사들이 많다. 학교 스포츠클럽에서 아이들을 지도하다가 덩달아 매료된 경우"라며 "막강한 일본이랑 겨루게 돼 응원이라도 열심히 해주려고 도구를 준비해 왔다"고 웃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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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 오전 오산 오색문화체육센터에서 열린 킨볼 아시안컵·오픈 코리아 2023에서 일본팀을 응원하는 일본인들의 모습. 2023.11.4 /유혜연기자 pi@kyeongin.com

일장기가 그려진 부채를 든 일본 응원단도 기세가 등등했다. 부채를 흔들던 일본킨볼협회 임원 사카이 히데토씨는 "일본에는 킨볼을 즐기는 사람과 클럽이 무척 많다. 이것이 킨볼을 잘하는 비결이지 않나 싶다"며 "이제 한국에도 킨볼을 하는 분이 많아지고 있어서 곧 일본을 추월할 날이 올 것 같다"고 말했다.

한국처럼 킨볼이 학교 스포츠클럽에서 이제 막 싹트기 시작한 홍콩과 마카오도 이날 경기 전부터 기대감을 드러냈다. 홍콩 유스 킨볼팀의 렁 측항(17)군은 개회식에서 K팝 음악에 맞춰 군무를 선보이는 오산중학교 댄스클럽 '워리어'의 모습을 스마트폰으로 촬영하며 무대를 즐겼다.

렁 측항군은 "킨볼은 홍콩에서도 뉴스포츠다. 킨볼 경기를 하러 한국에 와서 신난다"라며 "친구의 추천으로 킨볼을 하게 됐는데, 지금 다니는 고등학교에 킨볼팀이 있어서 계속 활동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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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 오전 오산 오색문화체육센터에서 열린 킨볼 아시안컵·오픈 코리아 2023. 강원도팀 '크라운'이 슬로건을 꾸미고 있다. 2023.11.4 /유혜연기자 pi@kyeongin.com

이날 오색문화체육센터에는 강원, 경남, 제주 등 전국각지에서 모인 국내 클럽팀까지 함께해 활기를 더했다. 대부분 20대 초반인 이들은 초·중·고등학교 스포츠클럽에서 킨볼을 처음 접한 뒤, 운동을 이어가고 싶어 직접 대학 킨볼 동아리를 만들게 됐다고 한다.

강원도팀 '크라운'의 진영록(24)씨는 "대학에 와서도 킨볼을 계속 하고 싶어 회원을 모으고 다녔다. 같이 온 팀원들도 원래는 모르는 사이였는데, 킨볼을 하면서 만나게 된 친구들"이라며 "아침에 일본이랑 경기를 해봤는데 플레이 스타일이 신기했다. 좋은 추억을 쌓으려고 가벼운 마음으로 왔지만, 오히려 배우는 게 많은 것 같다"고 대회 참가 소감을 전했다.

/유혜연기자 pi@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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