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엑스포 불발 불똥튈라… APEC 출사표 '좌불안석 인천시'

입력 2023-11-29 20:46 수정 2024-02-12 14:23
지면 아이콘 지면 2023-11-30 1면

제주·경주 등 4곳 행사 유치 도전장
상대적 소홀 부산 '실패 만회' 상황
윤대통령 남부권 인프라 구축 약속
市 "글로벌도시 장점… 철저 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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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인천시청 앞 광장에 설치된 APEC 유치 기원 조형물. 2022.12.01/인천시 제공
 

부산시가 '2030 월드엑스포' 개최를 사우디아라비아에 빼앗기면서 인천시의 '2025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유치 계획에도 불똥이 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부산시 역시 APEC 유치를 희망하고 있는데, 엑스포 패배에 대한 동정 여론이 지자체 간 APEC 유치 경쟁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인천시는 세계 최대 규모 지역 경제협력 기구인 2025 APEC 정상회의 유치를 추진하고 있다. 오는 2025년 11월 국내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의에는 21개 회원국 정상과 각료, 기자 등 6천여 명이 참석한다.

인천시는 지난해부터 APEC 정상회의 개최도시 유치를 준비했다. 지난해 9월 유정복 인천시장이 직접 싱가포르 APEC 사무국을 방문해 사무총장에게 유치 의사를 전했고, 시청 앞 광장에 APEC 정상회의 유치 염원을 담은 조형물을 설치했다. 인천시는 올해 APEC 인천 유치를 위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했다.

지난 7월 유 시장이 직접 APEC 회원국 중 말레이시아, 베트남, 싱가포르, 중국 등 10개국 주한공관 대사와 관계자 30명을 초청해 APEC 유치를 위한 '팸투어'(홍보 목적 여행) 행사를 열기도 했다.

현재 APEC 유치에 출사표를 던진 지방자치단체는 인천시와 부산시, 제주시, 경주시 등 4곳이다. 그동안 부산시는 엑스포 유치전에 사활을 걸고 뛰어들었고, 이 때문에 APEC 유치를 위한 노력은 상대적으로 소홀했다. 하지만 부산시가 엑스포 유치에 실패하면서 상황이 변했다.

부산시는 28일(현지 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엑스포 개최지 선정 투표에서 큰 격차로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 졌다. 부산시가 엑스포 유치 실패를 만회하기 위해 APEC 유치에 적극 나서야 하는 상황이 만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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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정복 인천시장(사진 오른쪽)이 16일 싱가포르 APEC 사무국에서 레베카 파티마 스타 마리아 사무총장과 만나 APEC 정상회의 인천 유치를 요청했다. 2022.9.16 /인천시 제공

윤석열 대통령도 부산시의 엑스포 유치 불발에 대해 총지휘관으로서 사과하며 남부권의 인프라 구축을 약속했다. 윤 대통령은 29일 대국민 담화를 통해 "엑스포 유치는 서울과 부산을 두 축으로 균형발전을 통해 비약적으로 성장하기 위한 시도였다"며 "엑스포 유치는 실패했지만 우리나라의 국토 균형발전 전략은 그대로 추진될 것"이라고 했다.

2025년 APEC 정상회의 국내 유치가 확정된 상황에서 개최 도시 선정에는 대통령의 영향이 클 수밖에 없다. 앞서 인천시가 외교부 산하 재외동포청을 유치할 때도 비슷했다.

APEC 정상회의 개최 도시 선정을 위한 준비위원회와 준비기획단이 아직 발족하지 않은 것도 인천시 입장에서 불안 요소다. 처음 계획대로 라면 11월 중 준비위원회와 준비기획단이 꾸려지고 개최 도시 공모가 시작됐어야 한다. 하지만 엑스포 유치에 이목이 집중되면서 외교부의 APEC 관련 절차 이행이 지연됐다.

한 정치권 인사는 "국가적으로 부산시의 엑스포 유치를 추진했지만 무산됐다. 내년 총선을 앞둔 상황에서 영남 지역을 위해 국제행사를 부산시에 밀어줄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인천시는 국내 최대 경제자유구역인 송도국제도시를 비롯해 15개 국제기구를 보유한 글로벌 도시의 이점을 내세워 APEC 유치에 도전하겠다는 계획이다. 특히 '2024년 세계한인비즈니스대회'를 인천에 유치해 이듬해 APEC 정상회의까지 동력을 이어갈 예정이다. 세계한인비즈니스대회에는 인천시를 비롯해 전라북도와 제주시가 신청서를 낸 상태로, 내달 7일 세계한상대회 운영위원회 투표로 개최지가 결정된다.

인천시 관계자는 "지리적 이점과 경제자유구역 위상 등 APEC 유치에 대한 인천만의 장점이 존재한다"며 "앞으로 진행될 외교부 공모에 맞춰 대비를 철저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 관련기사 ("모든게 제 부족함… 국민께 실망끼쳐 죄송" 고개숙인 윤석열 대통령)

/조경욱기자 imjay@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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