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경기도 수부도시 수원권 인물전
제2의 김진표 이미지 방문규 차출
경기도지사 후보 지낸 김은혜로 탈환
김현준·이수정·홍형선·장미란 발탁도 관심

국민의힘과 여권이 다음 주부터 내년 총선에 출마할 외부인사를 공개할 예정인 가운데 경기도 정치 1번지격인 수원에 방문규 산업자원부 장관을 차출하기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기획재정부 고위공무원 출신의 수원 출신인 방 장관을 중심으로 정책 ‘그랜드플랜’을 짜 남부권으로 세를 확장한다는 전략이다.
2일 국민의힘과 여권의 한 핵심 관계자에 따르면 “이르면 다음 주부터 윤석열 대통령 참모들의 총선행이 이어질 예정인데 방 장관의 수원 출마도 가닥이 잡혔다”고 말했다. 62년생인 방 장관은 수원에서 출생해 수성고와 서울대를 졸업하고 행정고시에 합격해 재정경제원(현 기획재정부)에서 공직생활을 시작했다. 수원에서는 제2의 김진표 이미지가 강해, 각급 선거 때마다 여권의 영입 대상에 오른 인물이었다.
방 장관과 가까운 한 인사는 “방 장관은 정치형은 아니지만 최근 여권으로부터 제안이 들어와 고민을 하다 출마 결심을 굳힌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방 장관이 투입될 경우 보수성향이 강한 팔달구를 기반으로 하는 수원병과 김진표 국회의장의 지역구인 수원무에서 정책 선거로 승부를 걸 수도 있다.
방 장관의 결심 과정에는 지난 1일 용산 대통령실 수석비서관 교체로 내년 총선 출마가 확실시된 김은혜 전 홍보수석의 수원 총선 투입 전략과 맥이 닿아 있다.

김 전 수석은 자신의 과거 지역구였던 성남 분당 출마를 희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대통령실 인사들의 ‘험지’ 출마론 요구로 ‘수부도시’ 탈환에 무게가 실릴 것이란 관측이다.
앞서 당 차원에서도 김 전 수석을 수원에 배치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했다고 한 당의 관계자는 전했다.

이와 함께 수원에는 앞서 영입한 김현준 전 국세청장이 수원갑 출마를 굳히고 표밭은 닦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방 장관의 수성고 후배인 김 전 국세청장은 인근 화성갑에서 뛰고 있는 홍형선 전 국회 사무차장(차관급)과 죽마고우로, 서로 공직에 있을 때도 가깝게 지내면서 고향의 연을 이어온 관계다.
따라서 이들의 공천이 확정될 경우 ‘방문규-김현준-홍형선’ 등으로 이어지는 남부권 ‘트로이카’ 전선이 형성될 것으로 관측된다.

홍형선 전 국회사무차장은 이미 사표를 내고 고향인 화성갑에 내려가 표밭을 갈고 있다. 최근 국회에 발의된 수원 군공항 이전특별법 저지에 총력전을 펼치는 가운데 현대자동차 연구단지 주변 인프라 확충에도 관심이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의 수원 배치도 검토 중이다. 이미 당 인재영입위원회는 이 교수의 총선 인재로 영입하기로 했고, 이 교수 역시 “제안을 받고 긍정적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난 8월 23일 경기언론인클럽 다산홀에서 이수정 경기대학교 범죄심리학 교수가 범죄자에 대한 이해를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2023.8.23 /이지훈기자 jhlee@kyeongin.com
범위를 넓혀 오산에도 유망주를 투입해 ‘인물전’을 펼친다는 전력이다. 오산에서 5선을 한 안민석 의원에 대한 표적공천으로 장미란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의 이름이 자주 등장한다.
안 의원의 경우 서울대 체대를 나와 체육계에서 영향력을 보여왔기 때문에 같은 체육계 인사인 장 차관을 내세워 맞대결을 펼치겠다는 전략이다.
한편 국민의힘은 최근 당무감사 결과, 46명의 당협위원장에 대해 컷오프(공천 배제)를 주문한 가운데 경기지역 원외 대다수가 교체 대상에 오른 것으로 알려져 시간이 지날수록 더 많은 인물이 투입될 것으로 보인다.
당의 한 관계자는 인물 교체와 관련, “이번 공천은 어느 때보다 이름 있는 사람들이 많이 공천될 것”이라며 “특히 수도권 위기를 극복해야 하기 위해서라도 인적쇄신, 즉 인물로 선거를 치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