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가 인천상륙작전 기념사업을 국제행사로 격상키로 한 가운데 승전에만 맞춰져 있는 현재의 초점을 헌신한 이들에 대한 예우로 전환해야 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인천시 싱크탱크인 인천연구원이 지난 5일 발표한 기획연구과제 '9·15 인천상륙작전 기념사업 중·장기 발전방안'의 핵심 내용이다. 연구를 주도한 남근우 도시사회연구부 연구위원은 "국가와 국민을 위해 헌신한 이들에 대한 예우를 강조하는 행사가 돼야 국민과 시민의 호응과 관심을 유도할 수 있다"면서 "정권 변화의 영향을 받지 않고 지속가능한 사업으로 만들기 위해선 인천상륙작전의 미래가치를 발굴하고 (행사에) 담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타당한 지적이고, 올바른 방향의 제안이다.
연구보고서에서도 다루고 있지만 아무래도 노르망디상륙작전 기념사업을 자세히 들여다보는 것이 실질적인 도움이 되겠다. 제2차 세계대전에서 연합국의 승리에 결정적으로 기여했던 이 작전을 기리기 위해 매년 프랑스 노르망디 지역을 중심으로 열리는데 국제적인 행사인 동시에 지역 축제의 성격을 띠고 있다. 상륙작전 관련 97개소의 시설 중 노르망디 지역에 있는 43개의 시설을 중심으로 과거 작전의 재현 행사를 비롯해 불꽃놀이, 전시, 체험, 영화 상영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자유와 평화의 기억, 연합군의 희생과 헌신에 대한 보은, 미래세대 교육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테마로 개최되는 행사는 해마다 수많은 미디어의 관심을 끈다. 특히 지난 2019년 제75주년 행사의 경우 노르망디 일대에서 1년 내내 다양한 행사와 전시를 개최해 좋은 반응을 얻었다.
인천상륙작전 기념행사의 가장 큰 취약점은 노르망디와 달리 당시의 유물과 유적이 거의 남아 있지 않다는 점이다. 상륙작전이 전개됐던 세 곳의 해안에 세워진 기념석이 기억을 소환하는 유일한 장치다. 그나마 문화·예술적 가치도 없고, 접근성도 떨어진다. 정권의 향배나 정치적 상황에 따라 기념행사가 취소되거나 축소되는 일이 되풀이됐다는 사실도 약점이다. 무엇보다도 시민들의 관심과 호응을 어떻게 이끌어내고 얻을지가 가장 큰 숙제가 될 것이다. 어떻게 추진체를 만들고, 누구를 참여시킬 것인가 하는 문제부터 풀어나가야 한다. 지금까지 했던 방식과 생각을 고수한다면 기대에 부응하는 결과를 만들기 힘들 것이다. 발상의 전환부터 주문한다.
[사설] 발상의 전환 절실한 인천상륙작전 '국제행사화'
입력 2023-12-06 19:37
수정 2024-01-09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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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2-07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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