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화재사고, 화마도 슬픈데 '돈 더 달라'… 피해자 두번 울리기

입력 2023-12-28 19:37 수정 2024-01-09 13:54
지면 아이콘 지면 2023-12-29 5면
일부 복구업체, 과도한 비용 청구
평균比 3~4배… 보험비 상승 울상


경기도 내 아파트에서 화재가 잇따르고 있지만, 정작 피해를 겪는 주민들이 보험처리와 복구 등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일부 화재복구업체들은 이들을 상대로 과도한 요금을 청구하는 경우도 있어 피해자를 두 번 울린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 27일 오전 10시40분께 아파트 13층에서 화재가 발생해 1명이 숨진 남양주시의 화재 현장은 완전히 진압된 지 7시간이 지난 후에도 여전히 매캐한 냄새가 아파트를 덮고 있었다. 아파트 내에 있는 소화전으로 화재를 진압해 복도 곳곳에는 여전히 물이 흥건했다.

바로 아래층에 사는 신모(62)씨는 "화재 당시 소식을 접하고 서울 도봉구에서 일어난 화재 사망사고가 생각나 바로 집으로 돌아왔다"고 말했다. 다행히 불은 꺼졌지만 천장에 물이 고여 바닥이 흥건히 젖어 있었다.

신씨는 보험사로부터 "불길에 직접적인 피해를 본 것이 아니고 화재 원인도 방화로 밝혀지면 보상을 받을 수 없다"는 내용을 전달받고 상심에 빠졌다. 그는 "경찰, 소방, 보험사 어디에 피해 보상을 요구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지금도 천장에서 물이 새는데 밤새 얼마나 더 떨어질지 모른다"고 말했다.

같은 날 낮 1시께 아파트 16층에서 불이 나 주민 40여명이 대피한 수원시의 한 화재 현장에는 전날 대피한 주민들이 돌아와 집기를 정리하고 있었다.

불이 난 호실 바로 옆에 거주하는 신혼부부 김모(32·여성)씨는 복구까지 시간이 걸려 임시로 지낼 곳을 구하느라 애를 먹고 있다. 임산부인 김씨는 "인근 사고 현장에서 유입되는 유독 물질들이 우려스럽다"면서 "연말이라 숙박업소 비용도 비싸고 집도 언제 복구될지 몰라 지낼 곳을 마련하기 어렵다"고 하소연했다.

실제 화재가 쓸고 지나간 현장에는 빠르고 확실하게 복구해준다는 사설 업체들의 전단지가 다수 꽂혀 있었다. 그러나 이들 중 일부 업체는 손해사정사가 책정한 복구비용 이상으로 견적을 내는 등 피해 주민들에게 과도한 금액을 청구하고 있다.

현장에서 만난 복구 업체 관계자는 "청소 면적을 측정하는 기준은 바닥 평수인데 일부 업체는 집 전체 면적으로 계산하는 등 평균 복구 비용의 3~4배를 부른다"며 "업체가 청구하는 금액이 화재보험 등으로 처리는 되지만 이후에 보험 비용이 올라 피해는 고스란히 다시 피해자에게 돌아간다"고 전했다.

일각에선 이러한 행태가 화재 피해 복구 등에 무지한 피해자를 이용한 것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화재 현장을 겪어보지 못한 피해자들은 복구 비용 등을 물어볼 곳이 없어 사설 업체 말을 신뢰하는 경우가 많다"고 밝혔다.

/김지원기자 zone@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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