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식실 짓느라 반토막 나는 학교운동장… 뛰어놀 공간 사라진다

입력 2024-01-11 19:18 수정 2024-01-11 19:23
지면 아이콘 지면 2024-01-12 4면

'한 학급만 체육수업' 공간 줄어
학부모, 공사 중단후 의견청취 제안
교장 "강당 신축… 장소부족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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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한 초등학교가 운동장에 급식소를 짓기로 해 일부 학부모의 반발을 사고 있다. 새로 들어설 급식소가 학교 운동장 대부분을 차지해 학생들의 체육활동 공간이 사라진다는 이유에서다. /경인일보DB

 

인천 한 초등학교가 운동장에 급식소를 짓기로 해 일부 학부모의 반발을 사고 있다. 새로 들어설 급식소가 학교 운동장 대부분을 차지해 학생들의 체육활동 공간이 사라진다는 이유에서다.

인천 부평구 A초등학교에는 현재 급식소가 없다. 학생들 급식은 학교 조리실에서 만든 음식을 교실로 옮겨 배식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이런 불편을 해결하고자 A학교는 인천시교육청으로부터 관련 사업비를 확보해 연내 급식소 준공을 추진 중이다.



문제는 A학교가 급식소를 짓기로 한 위치가 운동장이라는 점이다. 더군다나 최근 설계를 마친 결과 운동장의 절반 이상을 급식소와 관련 시설 공간으로 활용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를 뒤늦게 알게 된 학부모들은 운동장에 급식소와 연결통로 등을 짓기 위해 총 1천8㎡ 공간을 쓰고 나면, 앞으로 한 학급 정도만 체육수업이 가능할 정도로 운동장 면적이 줄어든다며 반대하고 있다.

일부 학부모는 '운동장지킴이위원회'를 구성해 행동에 나섰다. 주말에 운동장을 쓰고 있는 주민들도 힘을 보태고 있다. 위원회는 '2024년 급식소 증축 공사 건 의견 수렴 설문조사'를 진행 중이다. 재학생이 최근 200명가량 줄어든 만큼, 남는 교실을 활용해 급식실을 조성하자는 대안도 내놨다. 제대로 된 사업 추진을 위해 일단 공사를 중단한 후 모든 구성원의 의견부터 모으자고 학교에 제안한 상태다.

위원회 관계자는 "지난 2022년 학부모들에게 급식소를 신설하는 것에 대한 의견을 묻기는 했지만, 이로 인해 운동장 대부분이 없어진다는 건 전혀 알지 못했다"며 "운동장이 없으면 학생들의 정신적·육체적 건강이 저하될 뿐 아니라 인근 주민들이 함께 사용할 수 있는 체육공간도 사라진다. 사업을 일단 멈추고 충분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A학교는 급식소 설치가 과거 인천시교육감과의 간담회에서 학부모들이 제안한 사업이고, 학생들을 위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다만 최근 학교와 인천시교육청 등에 관련 민원이 다수 제기됐기 때문에 새로 설문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며, 일부 학부모가 우려하는 체육공간 확보를 위해 강당 신축 등의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A학교 교장은 "급식소를 설치해도 남은 운동장과 새로 지을 강당까지 합하면 학생들의 체육공간이 부족해질 일은 없을 것"이라며 "기존 교실을 활용한 급식실 조성은 구조 등의 이유로 마땅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내일(12일) 학부모들과 설문조사지 작성을 위해 만날 예정인데, 의견을 잘 모아보겠다"고 말했다.

/김희연기자 khy@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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