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산지 속인 고춧가루'에 얼얼한 식품 유통업계

입력 2024-04-01 20:21 수정 2024-04-01 20:54
지면 아이콘 지면 2024-04-02 7면

거래업체 전방위 수사 '파장 확산'
"증빙자료 믿었는데…" 피해 걱정
대기업·단체급식 등 수십곳 달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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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 중국산 건 고추를 혼합한 고춧가루를 제조해 판매하면서 원산지표시를 100% 국내산으로 거짓 표시해 당국에 적발된 A사의 전경./이상훈기자 sh2018@kyeongin.com


국내 대기업 등지에 식재료를 납품하는 한 법인이 원산지를 속여 판매하다 적발(4월1일자 8면 보도=원산지 속여 대기업 납품, 밥상신뢰에 '고춧가루')된 가운데 당국에서 이 법인과 거래한 업체들을 상대로 수사를 전방위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특히 해당 법인으로부터 식재료를 공급받던 이들 업체는 외식사업뿐 아니라 단체급식 사업, 식자재 유통사업 등을 전문으로 하고 있어 파장이 확산될 전망이다.

1일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등에 따르면 지난 2014년부터 고춧가루를 제조해 판매해 온 A사는 대기업은 물론 김치제조 업체 등 수십여 곳과 계약을 맺고 고춧가루를 공급하고 있다.

그러나 식품안전관리인증(HACCP)을 획득한 A사가 지난달 초 '원산지 표시 위반'으로 당국에 적발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그동안 A사로부터 고춧가루를 공급받던 이들 기업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공급계약 당시 A사가 원산지 확인을 위해 제출한 증빙자료 등을 믿고 거래했지만, 대부분이 규모가 큰 기업들이다 보니 자칫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김치를 제조·판매하는 S사 관계자는 "A사가 제시한 원산지 증빙 서류까지 확인했는데, 이런 일이 벌어져 황당하다"며 "업계에서 이름만 대면 알 만한 A사가 원산지를 위반했다는 게 더 기가 막힌데, 괜히 우리 회사까지 피해를 보는 건 아닌지 걱정이 앞선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에선 A사의 위반행위 적발 후 고춧가루 공급 계약을 맺은 업체들을 상대로 공급 시기와 물량 등 구체적인 거래 내역을 조사 중이다.

식자재유통 사업 푸드서비스 사업을 하는 또 다른 S사 관계자는 "지난 2022년 7월부터 A사와 계약을 맺고 고춧가루를 공급받았다"면서도 "얼마 전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에서 원산지 표시 위반 등과 관련해서 조사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공급을 중단했으며 조사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외식사업을 전문으로 하는 H사 관계자도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측으로부터 연락받고 A사의 위반 사실을 알게 됐고 그동안 인지하지 못했다"며 "자체 생산품에 납품된 것은 아니지만, 위탁생산 업체에서 A사의 고춧가루를 공급받아 사용했다. 이런 문제가 발생한 이상 더 계약을 연장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와 관련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관계자는 "원산지 조사 과정에서 A사의 위반행위가 적발돼 거래처 등을 대상으로 추가 조사를 진행하고 있는 것"이라며 "현재 조사가 진행 중이어서 자세한 답변은 곤란하다"고 밝혔다.

한편 경인일보는 A사 측의 입장을 듣기 위해 수차례 연락을 시도했지만, 연결되지 않거나 취재에 응하지 않았다.

/이상훈·김지원·한규준기자 sh2018@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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