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일한 인천 '미쓰비시 줄사택', 정부 국가등록문화재 보류 결정

입력 2024-05-01 19:24 수정 2024-05-01 19:33
지면 아이콘 지면 2024-05-02 6면
지역 주차난 vs 보존 '의견 분분'
"서류 보완 등 추후 재검토 가능"
'인천 조흥상회'는 이번에 등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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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부평구의 미쓰비시 줄사택 전경. /경인일보DB

일제강점기 한 전범 기업에 강제 동원된 조선인들의 핍박받던 삶을 엿볼 수 있는 인천 부평 '미쓰비시 줄사택'이 국가등록문화재로 등록되지 못했다.

문화재청은 지난달 23일 '제3차 근대문화재분과위원회'를 열어 미쓰비시 줄사택에 대한 국가등록문화재 등록을 보류한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미쓰비시 줄사택은 1940년대 미쓰비시제강이 강제 동원한 조선인 노동자들의 숙소였다.



국내에 유일하게 남아있는 이 줄사택을 두고 문화재적 가치가 커 보존해야 한다는 의견과 지역 주차난을 고려해 건물을 허물고 공영주차장을 조성해야 한다는 의견이 팽팽히 대립해왔다.

부평구는 해결 방안을 찾기 위해 2021년 7월 주민, 시·구의원, 역사학 교수, 도시공학 박사, 구청 공무원 등 총 16명이 참여하는 자문기구 성격의 협의회를 구성했다. 협의회는 1년 넘게 논의를 이어간 끝에 2022년 12월 "미쓰비시 줄사택을 지역 자산으로 보존·활용하기 위해 적극 노력해야 한다"는 내용의 권고안을 부평구에 제출했다.

부평구는 협의회 권고에 따라 지난해 5월 미쓰비시 줄사택을 국가등록문화재로 등록해달라고 문화재청에 신청했다.

1일 문화재청 관계자는 "보류 결과가 나온 것은 맞다"면서도 "오는 9일 회의 결과를 공개할 방침이라 보류 사유 등은 알려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서류 보완 등을 통해 추후 재검토를 받을 수 있다"고 했다.

한편 1950년 전후에 건립된 것으로 추정되는 '인천 조흥상회'는 이번에 국가등록문화재로 등록됐다. 인천 동구 배다리에 있는 조흥상회는 1940~1960년대 인천 상업의 상징적 건물로 꼽힌다. 쌀과 각종 잡화, 제수용품 등을 팔았던 곳으로 전해진다. 문화재청 특수법인 '문화유산신탁'이 2020년 이 건물을 매입해 관리하다 2022년 7월 국가등록문화재 등록을 신청했는데, 지난해에는 등록 보류 결정이 내려진 바 있다.

/변민철기자 bmc0502@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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