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생' 인천시민 생각은… 주거·일 가정 양립·돌봄·의료, 여전히 광범위한 '사각'

입력 2024-05-23 20:24 수정 2024-05-23 21:09
지면 아이콘 지면 2024-05-24 3면

# 신혼부부

"퇴근하면 지쳐 육아병행 걱정
직장·삶 균형 맞출 제도 필요"

# 아들 셋 둔 워킹맘
"초등 2학년되니 돌봄교실 탈락
믿고 맡길곳 없는게 가장 문제"

# 기업인들
"중기 장기근속 지원정책 필요
정부지원금 제한 선택 잘해야"



# 내년 결혼앞둔 여성
"직장 서울·인천인데 집값 비싸
오피스텔·빌라로 알아보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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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오후 인천시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2024 제1회 지자체 순회 저출생 대응 간담회'에서 의견청취 토의가 진행되고 있다. 2024.5.23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아직 출산·육아 경험이 없습니다. 퇴근 후 아내와 가장 자주 이야기하는 것이 '퇴근하면 너무 지친다. 우리가 일과 육아를 병행할 수 있을까'하는 걱정입니다. 정말 자신이 없습니다. 부부가, 개인이 행복하고 여유가 있어야 하는데, 이런 것들이 실제 영향을 준다고 생각합니다. 출산 후에도 가족과 시간을 보낼 수 있다면 자연스럽게 해결되는 문제 아닐까요. 육아에 대한 두려움, 직장과 삶이 균형을 갖출 수 있는 구체적 제도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신혼부부)

"아들 3명을 둔 맞벌이 엄마입니다. 자녀가 초등학교 2학년이 되니 우선순위에 밀려 돌봄교실은 탈락했습니다. 학원에 돌봄을 의존해야 합니다. '늘봄학교'는 아직 무엇인지 모르겠습니다. 믿고 맡길 곳이 없다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문제입니다. '노키즈존'은 계속 많아집니다. 아이들을 혐오하는 정서가 커집니다. 아동친화적인 사회문화를 만드는 일이 시급해 보입니다."(3자녀 맞벌이 워킹맘)

23일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와 인천시가 시청 대회의실에서 진행한 '저출산, 국민의 소리를 듣다'는 주제의 정책 간담회에서 나온 목소리다.

합계출산율 0.69명(지난해 4분기 기준)으로 전 세계 최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하며 대한민국은 인구소멸 위기에 놓여있다. 이날 간담회에 나온 청년·신혼부부·맞벌이 가정 구성원·다자녀 부모·기업인 등 인천시민들은 정부의 저출생 대책에 실효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였다.

저출생 대책으로 정부가 최근 18년 동안 308조원을 쏟아부었음에도 시민이 체감하기에는 여전히 '사각(死角)'이 많았다. 주거문제, 일·가정 양립, 돌봄, 의료 등 그 영역도 광범위했다.

기업인들 이야기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인천 남동산단에서 온 한 기업인은 "취업시기가 계속 늦어지고 금세 40세가 되는데 정부 기업지원금이 정하는 청년은 만 39세 기준이어서 현실과 동떨어진 느낌이 있다"며 "특히 중소기업은 장기 근속이 가능하도록 지원정책을 설계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다른 기업인은 "출산휴가 지원금을 받으면 다른 형태의 정부 지원금을 받지 못하는 구조여서 정부 지원금을 잘 선택해야 한다"고 말했다.

내년 결혼 예정이라는 한 젊은 여성은 빌라에 살아도 아이들이 안전하게 놀 수 있는 시설이 있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는 "직장이 각각 서울·인천인데, 청년이 집을 구입하기에는 너무 비싸서 오피스텔과 빌라 위주로 알아보고 있다"며 "빌라에 살아도 대단지 아파트 주민 못지않은 아이들 놀이터가 있으면 좋겠다"고 했다.

주형환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은 "한정된 재원, 정책 여력 때문에 가시성, 효과성 측면에서 체감하지 못하는 부분이 많다. '선택과 집중'이 고민으로 이어지는 어려움이 있다"면서 "주거 부담을 줄이고, 일·가정 양립이 가능하도록 정책 방향을 잡았다. 하루아침에 고치기 쉽지는 않다. 6월 중 대책을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김성호기자 ksh96@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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