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수출입 1위 국가는 단연 중국…30% 안팎 기록 중인 대중국 수출액
지난해 인천의 수출액은 538억600만달러를 기록해 사상 처음으로 2년 연속 500억달러 돌파라는 성과를 냈습니다. 이 가운데 대(對) 중국 수출액이 146억9천만달러로 가장 많았는데, 비율로 환산하면 27.3%에 이릅니다. 2021년과 2022년에도 중국 수출액 비율이 각각 31%와 32.4%를 기록하는 등 인천의 중국 수출 의존도는 매우 높습니다. 수입 역시 중국의 영향력이 가장 큰데, 지난해 인천의 총 수입액(604억1천600만달러) 중 중국 수입액(90억5천500만달러)가 차지하는 비율은 15.0%로 가장 높았습니다.
지리적으로 인접해있고, 중국 내 수요가 많은 원자재(철강)나 소비재(화장품·전자제품)가 인천에서 많이 생산되고 있으니 수출 규모도 자연스레 증가해왔는데요. 반대로 인천의 제조업이 필요로 하는 광물과 전자·전기 부품 등은 중국에서 사오는 게 시간과 비용을 아낄 수 있다는 측면에서 수입의존도 역시 높아지는 구조입니다.
■부동산 침체·청년 실업률 급증에 쌓여가는 중국 내 재고
무역을 통한 교류가 활발하다는 건 그만큼 경제적으로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는 의미입니다. 중국의 경기가 활기를 띠면 인천의 수출입 실적도 좋아지고 반대일 경우 함께 하강 국면을 맞을 수밖에 없죠. 코로나19 이후 부동산 시장 침체와 20%를 넘어선 청년 실업률이 중국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는 지금의 상황은 인천 경제에도 분명 불리한 환경입니다.
현재 중국 내 경제 상황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지표 중 하나는 ‘재고’입니다. 중국 국가통계국 자료를 보면 중국 내 산업 재고액은 지난 6월 기준 16조6천억 위안을 기록했는데, 1년 전과 비교해 3.5% 늘었습니다. 코로나19 발생 이전인 2019년 12월과 비교하면 무려 11%나 증가했죠. 한때 두자릿수를 어렵지 않게 돌파했던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2~3%대 저성장 국면을 맞자 중국 정부가 2010년 중반 이후 전기차와 반도체 등 첨단 제조업에 막대한 투자를 쏟아부으면서 생산 규모가 늘었는데, 중국의 소비 시장이 이를 소화해내지 못하면서 재고가 급격히 늘어난 게 이유입니다.
■본격화한 중국의 저가·물량 공세…가격·기술·품질 경쟁에서 모두 밀리는 국내 제조업
내부에서 해결 방안을 찾지 못한 중국은 밖으로 시선을 돌려 재고 털어내기에 나섰습니다. 1990~2000년대 초까지 중국의 전매특허였던 ‘저가 전략’과 함께 말이죠. 과거에는 중국 제품이나 자재를 값이 싸다는 이유로 수입해왔지만, 기술력이나 품질이 낮아 경쟁력이 떨어졌습니다.
하지만 ‘2024 버전’ 중국의 저가 공세는 차원이 다릅니다. 첨단 제조업 성장에 심혈을 기울인 만큼 기술도 품질도 수준이 높아졌기 때문이죠. 이른바 ‘알테쉬’로 불리는 중국의 전자상거래 플랫폼들이 상상하기 힘든 가격으로 옷이나 생활용품을 파는 게 가능한 이유도 여기에 있는데요. 일상에서 사용하는 소비재뿐 아니라 금속제품이나 전기·전자제품도 같은 방식으로 해외 시장을 공략하고 있어 인천의 제조기업들이 가격 경쟁에서 밀릴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인천상공회의소가 최근 인천지역 기업 211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보면 ‘중국의 저가상품 수출 확대로 매출·수출 실적에 영향을 받았다’고 응답한 기업이 39.3%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당장 타격을 받지 않았지만, 앞으로 매출이나 수출이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고 답한 기업도 42.2%였죠.
중국발 재고 공세에 기업이 개별적으로 대응하기는 쉽지 않은 게 사실입니다. 단기적으로는 국내 산업을 보호하기 위한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고, 장기적으로는 중국 일변도의 수출입 구조에서 벗어나야 하죠.
인천연구원은 중국의 경기 침체가 본격화하던 지난해 9월 ‘중국경제 상황 및 인천시 영향 점검’ 보고서를 통해 대응 방안을 제시했는데요. 인천연구원은 “인천 수출액에서 3위를 유지하고 있는 베트남과 더불어, 수출규모가 작지만 꾸준히 성장하고 있는 싱가포르, 인도, 멕시코, 튀르키예 등으로의 수출 다변화가 요구된다”며 “소재·부품·장비 등 부가가치가 높은 기술력의 제고를 통해 기술적 우위를 공고히 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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