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팔경의 뛰어난 자연 경관·처연하게 그려낸 분단의 아픔· 귀향하지 못한 세월호 아이들…

경기도미술관은 오는 5일부터 11월 15일까지 기획전시실과 프로젝트 갤러리에서 특별기획전 ‘경기 팔경과 구곡: 산·강·사람’을 개최한다.

1층 프로젝트갤러리에는 ‘경기 팔경과 구경’이라는 주제로 경기 지역의 관광명소나 문화유적 등을 짧은 해설과 함께 사진으로 보여준다. 55인치 LED-TV 5대를 탑처럼 쌓아올린 구조물에서는 폭포의 물줄기가 쉼 없이 떨어진다. 미디어아티스트 이이남의 대표작 ‘박연폭포’다.

2층 기획전시실에서는 ‘경기 팔경 구곡과 이름난 곳’이라는 주제로 동아시아의 오랜 전통인 ‘소상팔경’과 ‘무이구곡’을 간단하게 짚어보고, 경기도의 대표적 명승인 수원팔경·부계팔경·벽계구곡을 그린 여러 작가의 그림들을 보여준다.

양주 회암사, 화성 용주사, 오산 독산성·세마대를 그린 이호신의 그림이나 조선후기 정조의 화성행차 그림인 박진명의 ‘화성능행도’를 보면 시대를 넘어 경기도의 풍경을 사실적으로 그려낸 화가들의 예리한 관찰력과 시선을 느낄 수 있다.

이번 전시의 특징은 경기도의 이름난 명승(名勝)과 실경(實景)을 그린 조선시대 그림부터 근·현대 풍경화에 이르기까지 시대를 총망라한 작품들이 전시된다는 점이다.

단원 김홍도·겸재 정선·지우재 정수영이 옛 경기도의 산과 강을 그린 실경산수화부터 원로작가 오승우·김병기와 이이남의 미디어아트 ‘박연폭포’에 이르기까지 시대와 장소를 넘나드는 작품들이 관람객들을 기다린다.

사람과 마을, 도시의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다는 점도 특징이다.

자신이 살고 있는 양평의 한적한 농촌을 그린 이윤호, 평택 대추리 마을의 마지막 모습을 그린 김억, 세월호 참사로 돌아오지 못한 학생들을 그린 최호철의 작품 속에서 아련한 고향의 풍경부터 도시화 되어가는 주변의 일상적인 모습을 보면서 동시대의 괴로움과 아픈 이야기를 공감할 수 있다.

분단의 현실을 담은 풍경화가 다수 출품됐다는 점도 주목된다. 홍선웅은 ‘천안함 사건’과 ‘연평해전’을 목판으로 새겼고, 박영균이 그린 ‘설날의 임진각 풍경’은 실향민이 아닌 사람이 봐도 눈물겹다. 문의 : (031)481-7036

/황성규기자 homerun@kyeongin.com · 사진/경기도미술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