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치소측이 꽃으로 재소자들의 병든 마음을 치료하자는 뜻에서 형형색색의 꽃과 나무를 심었기 때문이다.
최근 화려한 색과 향을 지닌 꽃으로 질병을 예방하거나 스트레스 등을 극복하는 '플라워 테라피'가 일반인들에게도 각광을 받고 있다.
이런 시대적 흐름에 걸맞게 구치소가 꽃으로 재소자들의 심성순화에 나선 것이다.
구치소 복도에는 밤에만 꽃이 피는 야래향과 은은한 향기로 사람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허브, 후크시아, 퍼프데아 등 2천여점의 각종 꽃과 화분들이 즐비했다.
사동 안에도 3~4개의 화분들이 자리 잡았다. '행복 화초 가꾸기 운동'을 펼치고 있는 구치소는 사동에 있는 화분을 죽이지 않고 잘 키워 꽃을 피우게 하는 재소자에게는 푸짐한 상품까지 내걸었다. 현재 구치소에는 1천500여명이 수용돼 있으며, 각자의 화분이 하나씩 있는 셈이다.
이 때문인지 복도에서 마주친 재소자들의 얼굴은 과거의 흔적을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무척 밝아 보였다. 재소자들은 눈으로는 아름다움을, 코로는 향기를 느끼며, 생명의 소중함을 일깨우고 있는 것이다. 구치소에서 마주친 재소자 K(39)씨는 "처음 구속돼 철창에 수감됐을 때에는 화초가 눈에 들어오지도 않았지만, 구치소에 가득한 꽃과 화분들을 보면서 점차 마음이 편해졌다"고 했다.
재소자 L씨도 " 구치소내 꽃과 나무 등 자연의 섭리를 지켜보면서 사회에 나가면 어떻게 살아야할지 고민하고 있다"며 "꽃을 이용한 심성순화 프로그램은 그 어떤 프로그램보다 효과가 크다"고 전했다. 구치소를 여유롭고 아름답게 변화시키고 있는 꽃과 화분들은 구치소 재소자들로 구성된 원예반에서 키워 공급하고 있다.
원예반에는 재소자 7명이 50여종의 관엽식물과 허브화 등을 가꾸고 있다. 사기 혐의로 지난해 9월 구속돼 이달말 출소를 기다리고 있는 A(42)씨는 "원예반에서 키워 공급한 각종 꽃들을 보고 동료들이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면서 보람을 느낀다"며 "출소후 집에 돌아가면 아이들에게도 꽃을 가꾸는 방법을 가르쳐 줄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재부 구치소장은 "콘크리트 벽으로 둘러싸인 구치소 내부를 어떻게하면 재소자 심성순화에 도움을 줄 수 있을까 고민하다 행복 화초가꾸기 운동을 전개하게 됐다"며 "재소자들에게 생명의 소중함을 일깨워 주고 공기정화를 통해 쾌적한 실내환경을 꾸며주고 싶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