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7일 낮 인천 송도국제도시 세계도시축전행사장에서 연줄에 걸린 경비행기가 추락하기전 비행을 하고 있다(남동구 만수동 서만석씨 제공).
[경인일보=김명래·이현준기자]27일 낮 12시55분께 초경량비행기(S2176)가 인천세계도시축전 주행사장에 전시중이던 2층 영국버스에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비행기 부조종사 온모(46·경기도 안산시)씨가 숨지고 조종사 김모(43·경기도 파주시)씨가 크게 다쳤다.

사고 현장에 있던 관람객 11명은 유리파편에 맞아 응급치료를 받고 귀가했다. 부상자의 절반 이상이 12세 미만 어린이였다.

목격자들과 도시축전조직위에 따르면 초경량비행기는 주행사장에서 100개 가오리연을 한줄로 묶어 날린 연줄(70m)에 날개가 걸리면서 추락했다. 비행기 운행 사실을 미리 알고도 위험요인을 제거하지 못해 발생한 인재(人災)였다.

▲ 세계도시축전 주행사장내 전시용 2층버스에 경비행기가 충돌, 형태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부서져 있다. /김용진기자 yjkim@kyeongin.com

▲사건발생 경위

"처음에는 비행기쇼가 열리는 줄 알았다"고 목격자들이 사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편대로 운항하던 초경량비행기 3대 중 1대의 날개가 가오리연줄(70m)에 걸려 사고가 났다.

서울에서 자전거동호인들과 함께 온 김모(53)씨는 "비행기 왼쪽 날개가 연줄 중간쯤에 걸려 (시계 반대방향으로) 100m가량 돌았다"며 "우우웅 소리가 크게 나더니 전시중인 버스로 쿵 소리를 내며 추락했다"고 설명했다.

이 비행기는 2층 영국버스 왼쪽 측면 한가운데를 들이받았다. 조종석이 버스를 뚫고 들어갔고, 충격과 동시에 검은 연기와 함께 불이 났다.

버스 바로 옆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양영식(55·경기도 일산)씨가 가게에 있는 수동식분말 소화기(3.3㎏) 2대로 불을 껐다.

양씨는 "버스 내부에 시커먼 연기가 가득 차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며 "불을 끄는데 3분 정도 걸렸다"고 했다.

▲ 왜 추락했나?

이날 비행은 영종도에서 열리는 '인천하늘축제'의 부대행사로 이뤄졌다.

하늘축제 주최측인 인천시와 인천공항공사가 초경량비행기 3대와 모터 패러글라이더 5대를 도시축전주행사장에 띄우도록 했다.

축제 분위기를 고조시키는 게 주된 목적이었다.

연줄이 70m나 되는 가오리연이 상공에 띄워져 있는 상태에서 저공비행을 할 경우 사고위험이 도사리고 있었지만 비행을 요청, 이날 사고를 불렀다는 지적이다.

가오리연 행사 주관사 관계자는 "어제는 비행기가 난다는 통보를 받고 오후 1시~4시30분에 연을 내렸지만, 오늘은 통보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도시축전조직위 관계자는 "통보 여부는 잘 모르겠다"며 "어제와 오늘 초경량비행을 주관한 대한민국항공회에 연날리기 행사와 바람을 조심하라고 구두로 통보했다"고 해명했다.

연수경찰서는 이날 오후까지 현장감식을 벌였으며 연날리기와 대한민국항공회 관계자들을 불러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