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일보=민정주기자]일제고사 거부와 징계 등을 놓고 교육계가 시끄러운 가운데 평가에는 참여했지만 답안지에 '일제고사 반대'라는 낙서를 하고 평가를 거부한 학생들이 속출, 일선 학교들이 고민에 빠졌다.

수원의 한 고등학교 A양은 지난 13일 등교해 시험에 응시했지만 주관식 답안지에 '일제고사 거부' 라고 쓰고 시험시간 내내 잠을 잤다.

객관식 답안지는 일명 '기둥세우기'를 했다. 모든 객관식 답을 3번으로 찍은 것.

1교시 시험이 끝난 후 답안지를 확인한 담임교사는 당황해 A양을 불러 주의를 줬지만 A양은 그날 시험을 모두 포기했다.

A양은 "시험이 끝나고 학년주임, 학생주임, 상담교사에 교감·교장선생님까지 만나고 나서야 집에 갈 수 있었다"며 "일제고사에 반대하는 아이들 대부분이 등교는 했어도 이런 식으로 시험을 쳤을 것"이라고 말했다.

청소년 인권단체 회원으로 활동중인 중학생 B군도 얼마전 인권단체에서 벌인 일제고사 반대 캠페인 구호인 'no test no loser'라는 문구를 OMR카드에 크게 적었다.

B군은 "서술형 답안지에 학생들이 일제고사를 반대하는 이유에 대해 적었다"며 "등교 거부외에도 시험을 거부하는 방법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학교 관계자는 "시험 거부를 이유로 등교하지 않은 학생들과의 형평성 문제 등을 고려해 대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전했다.

경기도교육청 관계자는 "아직 취합한 답안지를 개봉하지 않아 얼마나 많은 학생이 답안 작성을 거부했는지는 알 수 없다"며 "이런 학생들에 대해서는 교육과학기술부 의견을 듣고 교육청내 협의를 거쳐 처리 방침을 결정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