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덕원~동탄 복선전철 공사현장
용인 장비 쓰러져… 이틀만에 철거
156명 대피·2명 병원 치료 받기도

현충일 연휴를 앞두고 용인의 한 아파트에 전철 공사 장비가 쓰러지며 큰 소동을 빚었다. 쓰러진 중장비를 철거하는 이틀 동안 주민들은 혹시나 모를 추가 사고를 걱정하며 연휴를 보내야 했다.
지난 5일 오후 10시 13분께 기흥구 서천동 인덕원∼동탄 복선전철 공사 현장에서 항타기가 15층 높이 아파트로 넘어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항타기란 지반을 뚫는 건설 중장비를 말한다. 해당 항타기는 무게가 70t에 길이는 44m에 달했다.
항타기가 아파트로 넘어지며 꼭대기층인 15층의 경우 충격에 외부 일부와 베란다 창문 등이 파손됐다. 이곳 주민인 김모씨는 “야밤에 갑자기 ‘쾅’하며 마치 천둥번개가 치는 소리가 나서 정말 깜짝 놀랐다”며 “크레인이 충돌한 동과 거주하는 동이 조금 떨어져 있는데도 이 정도로 큰 소리가 났다”고 사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사고 직후 해당 아파트 관리사무소는 “인근 지하철 공사장 장비가 무너져 큰 피해 상황이 예상되니, 해당 동 주민들은 신속히 대피해달라”고 안내 방송을 했고 아파트 주민 총 60세대 156명은 전원 대피해 친척 집과 용인시가 인근에 마련한 임시거처로 대피했다.
항타기는 사고 이틀 만인 지난 7일 오전 7시께 철거가 완료됐다. 철거 작업은 국가철도공단과 DL건설, 경기도소방재난본부, 용인시 등이 크레인 3대와 조명기능을 갖춘 조연차, 고공작업이 가능한 굴절차 등 각종 장비를 동원해 진행했다.
사고 이후 경기도는 현장 안전점검을 했고 지난 6일 현장을 찾은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사고를 낸 시공사 측에는 대피한 주민들의 심정으로 주민들의 요구사항과 애로사항에 대해 대처방안을 만들도록 당부 말씀을 드렸다”고 전했다. 도는 이번 사고와 같은 건설기계의 비작업 상황 안전관리에 대한 규정을 점검하고 필요한 지침을 수립·보완할 예정이다.
다행히 이 사고로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150여명의 주민들이 거주지를 떠나 대피해야만 하는 불편을 겪었고 이 중 2명은 사고 당시 발생한 큰 소리에 놀라 병원에서 치료를 받기도 했다.
해당 공사 현장은 인덕원∼동탄 복선전철 제10공구 노반신설 기타공사가 진행 중이며 시공사는 DL건설, 발주처는 국가철도공단이다. 공사 기간은 2023년 12월부터 2028년 11월까지다.
/고건기자 gogosing@kyeongin.com